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뉴리더, '한 자리' 처음...문 대통령과 신년회, 새해 화두 '투자'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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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뉴리더, '한 자리' 처음...문 대통령과 신년회, 새해 화두 '투자' 반응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9.01.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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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수소경제, 자율주행차 등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의 '젊은 총수' 뉴리더들이 2일 새해 벽두부터 한 테이블에 둘러 앉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초청한 신년회에 참석한 것이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각 그룹에서 '세대교체'된 젊은 총수 4인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들 총수는 이날 문 대통령이 기해년(己亥年) 첫 근무일인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신년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여의도에 모였다. 

제일 먼저 도착한 사람은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으로 행사가 시작되기 약 50분 전에 도착했다. 현장에 모여있던 취재진에 특별한 발언 없이 행사장으로 빠르게 입장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아침에 현대차그룹 시무식을 주재한 후 참석했다. 

정의선 이재용 구광모 최태원 순으로 모여...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시무식 불참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그 뒤를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도착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건네며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신년회 참석 관계로 이날 수원사업장 본사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 불참했다. 

이어 구광모 LG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도 간단한 신년 인사와 함께 입장했다. 구 회장은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시무식에 참석 후 이 자리에 모였다. 

이재용·정의선·최태원·구광모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공식적으로 한자리에 모인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이들 총수 4인 가운데 지난해 새롭게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인물이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LG그룹 구광모 회장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9월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2인자이자 사실상 현대차그룹 총괄 역할을 맡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이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지만 재계에서는 사실상 '3세 경영체제' 구축에 나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정몽구 회장 대신 그룹 시무식을 주재했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선친인 고(故) 구본무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한 후 작년 6월 상무에서 회장으로 '직행'한 뒤 LG그룹을 이끌고 있다. 주요 그룹 중 4세 경영체제로는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방북 때 네 사람이 모일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불발됐다. 이재용 부회장·최태원 회장·구광모 회장 등은 남북정상회담 경제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함께 북한을 방문했으나,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자동차 관세문제' 미국 출장 때문에 방북길에 동참하지 못했기 때문.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그룹 총수들과 처음으로 공식행사에서 한자리에 만나 주고받은 핵심 화두는 기업의 '투자 확대'였다.

문 대통령, 4대그룹 총수에 투자 확대 주문...규제 개혁 등 재계 요청엔 응답없어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수소경제, 자율주행차 등 4대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어 투자를 늘리는 신산업 분야에 대해서는 정부가 혁신성장을 위해 예산을 본격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힘쓰겠다. 기업의 혁신과 함께 하겠다"며 "제조업의 혁신을 위해 스마트공장 3만개 보급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스마트 산단과 스마트시티의 모델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신년회는 정부 각 부처 주요장관과 5부요인 등의 고위급 인사를 비롯해 경제단체장, 대기업 총수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국내 4대그룹 총수들과 공식석상에서 만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문 대통령은 삼성전자, 현대차, 한화 등 개별기업 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총수들과 만남을 가져왔다.

4대그룹 총수와 처음으로 동시에 만난 2019년 신년회에서 문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의 핵심은 투자 확대다.

문 대통령은 "경제발전도 일자리도 결국은 기업의 투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앞장서서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으니 4대그룹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들도 그에 맞춰 투자를 늘려달라는 얘기다. 문 대통령은 "기업의 혁신과 함께 하겠다"며 정부의 친(親)기업적 행보를 강조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데이터, 인공지능, 수소경제, 스마트공장, 자율주행차 등 혁신성장을 위한 예산도 본격 투입하겠다"면서 4대그룹이 미래 신산업으로 추진하는 분야도 일일이 언급했다.

4대 그룹 올해 국내외 환경 불확실...투자 감소 불가피 '고민 깊어질 듯'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현대차 등이 모두 새 먹거리로 키우기 위해 인재 채용과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분야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첫 방문기업으로 한화그룹 한화큐셀 공장을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러브콜'에 국내 주요기업들이 즉각 화답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과 신흥국 성장 정체 등의 대내외적 이슈 등으로 '시계 제로' 상태인 대기업 중 아직까지 올해 사업전략도 확정짓지 못한 곳도 있는 상황이다.

'고임금 저효율' 구조적 문제를 안은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기아차가 지난해 3분기 나란히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힘든 2018년을 보냈다. 재계 1위 삼성전자도 반도체 호황 덕에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이 이어졌지만, 세계 1위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추격과 수요 감소로 고민이 깊다.

지난해 단일품목 최초 1000억달러 수출을 기록한 반도체 사업도 2019년 전망이 어둡긴 마찬가지다. 화성캠퍼스 EUV(극자외선) 라인 신축 6조원, 평택캠퍼스 2단지 구축에 30조원 가량의 투자를 단행한 삼성전자도 올해는 투자를 20% 가량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청주 M15, 이천 M16 등에 잇따라 20조원 이상을 쏟아 붓는 SK하이닉스도 올해는 투자계획을 조정하며 사실상 '비상경영' 모드에 돌입했다.

대한상의, 경총, 무역협회, 전경련,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재계는 지난해부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각종 이슈에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지난해 재계를 대표해 경제부총리, 여당 대표 등을 만난 자리에서 수십차례 '규제개혁'을 외쳤으나 "화답이 없어 힘들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문 대통령이 4대그룹 총수와 한자리에 처음 만나 투자확대를 요청했는데 일방적인 소통이 아쉽다"면서 "정부가 기업에 투자를 요청하려면 규제 개혁과 세제 지원 등 재계의 요청도 반영해야 하는데 무시당하고 결국 기업만 힘든 상황으로 몰린다"고 호소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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