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첫 LG그룹의 2019년도 임원인사는 당초 예상을 초월해 파격적인 혁신과 세대교체 등이 하나의 큰 흐름으로 평가된다.

이는 LG그룹이 구광모 경영체제 하에 '뉴 LG'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는 의미와 함께 ‘미래 준비’와 ‘성과주의’에 기반한 ‘혁신 인사’ 단행이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LG는 27일과 28일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통해 2019년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2019년 LG의 임원인사는 ①신규 임원 대거 발탁 통한 미래성장을 이끌어 갈 인재 풀 확대 ②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인사 ③외부 인사 적극 영입을 통한 역량 보강이 주요 특징이다. 

즉, 변화와 혁신을 통해 지속 성장을 만들어가기 위한 미래 준비와 성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한 인사, 저성장 기조 지속 및 주요 사업분야에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실용주의적 인사라는 것이다.

LG그룹이 각 계열사별 임원인사를 종합해 평가한 6대 특징을 살펴보자. 

◇신규 임원 상무 134명 대거 발탁해 미래 성장 이끌어 갈 인재 풀 확대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신규 임원인 상무 134명을 대거 발탁했다. 2004년 완료된 GS 등 과의 계열분리 이후 역대 최고 규모의 상무 승진자를 기록한 것.

이는 각 계열사별로 미래 준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탁한 데 따른 것으로 번석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인재를 조기에 발굴 육성함으로써 미래 사업가를 키우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차원이다. 

이를 통해 조직을 역동적으로 탈바꿈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래 준비에 나설 수 있는 효과도 기대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번 인사에서 1977년생으로 구광모 회장(78년생)과 또래 나이의 송인혁 상무가 창사 이래 최연소 임원으로 승진했다.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른 인사 및 10여명의 최고경영진 교체 ‘쇄신 인사’

LG의 이번 임원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에 따라 실시됐다. 성과와 전문성,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신규 상무 승진자를 대거 발탁하는 한편, 총 승진자 185명 중 사장 승진자는 1명이며, 부사장 및 전무 승진자 규모는 50명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LG화학 김종현 부사장(59년생)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 사장은 1984년 입사 후 LG화학 경영전략담당, 소형전지사업부장,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등을 거쳐 2018년부터 전지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자동차 전지 신규 수주를 주도하여 사업 성장 기반을 확대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편, ‘변화와 혁신’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외부 영입을 포함 대표이사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을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함했다. 

신규 CEO 선임은 7명으로 ▲LG화학 신학철 부회장(前 3M 수석부회장)을 비롯 ▲LG이노텍 정철동 사장(現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 ▲팜한농 이유진 전무(現 팜한농 경영혁신담당 상무) ▲LG상사 윤춘성 부사장(現 LG상사 자원부문 부사장) ▲서브원 이동열 사장(現 서브원 MRO사업부장 사장) ▲㈜지투알 정성수 부사장(現 HS애드 전무) ▲LG스포츠 이규홍 사장(現 서브원 사장 등이다. 

또한 신규 사업본부장 선임은 8명으로 ▲LG전자 MC사업본부장 겸 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現 LG전자 HE사업본부장 사장) ▲LG전자 VS사업본부장 김진용 부사장(現 LG전자 스마트사업부장 부사장)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 유지영 부사장(現 LG화학 재료사업부문장 부사장) ▲LG화학 재료사업부문장 홍영준 전무(現 LG화학 디스플레이재료사업부장 전무) 등이다. 

◇외부인재 영입 통한 역량 보강에도 적극 나서

한편 LG는 이번 인사에서 외부인재를 적극 영입했다.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새로운 시각에서 고객가치 달성에 필요한 역량을 채우기 위한 의지다. 

LG화학은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에 글로벌 혁신기업인 3M 신학철(61세) 수석 부회장을 선임했다. 신 부회장은 1984년 3M 한국지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필리핀 지사장, 3M 미국 본사 비즈니스 그룹 부사장을 거쳐 한국인 최초로 3M의 해외사업을 이끌며 수석 부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전문경영인이다. 

LG화학의 사업영역이 전통적인 석유화학 중심에서 소재, 배터리, 생명과학으로 발전하고 있고, 석유화학의 글로벌화와 전지사업의 해외생산과 마케팅이 확대되고 있어 고도화된 글로벌 사업운영 체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신 부회장의 글로벌 사업운영 역량과 경험, 소재·부품사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조직문화와 체질의 변화와 혁신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로 영입한 것. 

특히, 지주회사인 ㈜LG는 베인&컴퍼니 홍범식 대표 (68년생)를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을 담당하는 경영전략팀 사장으로 영입했다. 홍 사장은 베인&컴퍼니에서 다양한 산업분야의 포트폴리오 전략, 성장 전략, 인수합병, 디지털 환경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필요한 기업의 혁신 전략 등에 대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또한 ㈜LG는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인 김형남 부사장(62년생)을 자동차부품 팀장으로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를 거쳐 한국타이어 글로벌 구매부문장과 연구개발본부장을 맡는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LG가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부품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전개하고, 계열사간 자동차부품사업의 시너지를 높이는 지원역할을 하게 된다.

LG전자는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상무(67년생)를 VS사업본부 전무로 영입했다. 은 전무는 17년간 보쉬 독일 본사 및 한국, 일본 지사에서 기술 영업마케팅 업무를 수행했다.

LG경제연구원은 박진원 SBS 논설위원(67년생)을 ICT 산업정책 연구담당 전무로 영입했다.

이베이코리아 김이경 인사부문장(70년생)은 ㈜LG 인사팀 인재육성 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김이경 상무는 글로벌 제약회사인 머크사(MSD)의 미국 및 해외법인에서 약 12년간 근무한 HR 전문가다. LG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고 후계자 육성 풀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신성장 사업 육성 등 미래 준비...R&D 및 엔지니어에 대한 승진 인사 강화

LG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탁월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R&D 엔지니어로 선행 기술 및 제품 개발에 대한 성과가 있는 우수한 인력에 대한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로 엔지니어 등 기술인력을 중용한 결과다. 특히, AI, 빅데이터, 로봇, 5G, 지능형 스마트 공장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를 실시했다.

◇여성임원 7명 신규 선임, LG 내 여성 임원 총 29명

여성 인재에 대한 동기부여와 회사 내 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LG 여성 임원은 지난 2014년 14명에서 29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신규 선임된 여성 임원은 7명으로 ▲LG CNS Learning & Development 담당 김경아 상무 ▲LG전자 임원인사팀장 이은정 상무 ▲LG유플러스 CVM추진담당 전경혜 상무(빅데이터 전문가) ▲LG화학 기초소재연구소 안정헌 수석연구위원(상무)[합성고무 분야 R&D 전문가] ▲LG유플러스 홈/미디어마케팅담당 정혜윤 상무 ▲LG생활건강 M&A / IR부문장 문선화 상무 ▲㈜LG 인재육성담당 김이경 상무(글로벌 기업 HR 전문가) 등이다. 

◇외국인 임원 승진 확대 기조 유지

LG는 글로벌 현장에서 성과를 거둔 현지 핵심 인력을 임원으로 승진시켜 글로벌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도 LG전자 중국동북지역 영업담당인 쑨중쉰(孙忠逊, Zhongxun Sun, 73년생)을 상무로 발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