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재생에너지 확대 배경..."선의 아닌 생존 위한 필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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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재생에너지 확대 배경..."선의 아닌 생존 위한 필수 조치"
  • 양현석 기자
  • 승인 2018.08.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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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등 글로벌 환경 장벽 강화... 잘나가는 삼성전자 발목 잡나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발표한 ‘중장기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의 배경이 환경 규제를 피하려는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삼성전자가 지난 6월 내놓은 ‘중장기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의 배경이 ‘환경 친화’ 등의 선의가 아닌, '환경 규제를 피하려는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에너지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협력사에게도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독려하는 등,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이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제품이 아니면 구매하지 않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RE100(Renewable Energy 100)'이라는 재생에너지 사용 독려 캠페인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이 캠페인에 가입한 BMW가 삼성SDI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21년까지 100%로 맞추라는 요구를 하는 등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의 주요 수요처인 애플이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에도 비슷한 요구를 하자, 삼성전자가 이에 발목을 잡히지 않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내놓게 됐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분석이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RE100’은 사업에 사용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고 약속한 기업들의 모임으로, 애플, BMW, GM, HP, 후지쯔 등 약 140여 글로벌 기업들이 소속돼 있으나 국내 기업 중에는 가입된 기업이 없다.

삼성전자가 국내와 베트남 사업장의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목표는 밝히지 않고, 2020년까지 중국, 유럽, 미국 사업장의 전력만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것도 구미권과 중국의 강력한 규제 움직임에 대응한 전략으로 보인다.

국내에는 재생에너지 사용 여부를 특정할 수 있는 제도가 없어 국내 사업장 목표를 비율로 책정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문제도 있지만, 국내를 놔두고 해외 사업장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것은 선후가 뒤바뀐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체 사용 전력의 1%만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수원사업장 내 주차장, 건물 옥상 등에 약 4만2000㎡ 규모의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내년에는 평택사업장, 20년 화성사업장에도 태양광과 지열 포함 약 2만1000㎡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2020년 글로벌 전체로 약 3.1GW급의 태양광 발전설비에서 생산되는 재생전력을 사용하게 된다.

계획 발표 이후 2달여 동안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 내 옥상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일부 완료하고, 주차장과 건물 등에도 설치를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런 삼성전자와는 반대로, 삼성중공업은 수익성 악화로 인해 2017년 해상풍력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등 삼성그룹 내에서도 재생에너지 관련해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삼성그룹의 이런 행보를 두고 진정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런 일부의 지적에 대해 “계획의 배경을 두고 해석은 여러 가지로 나올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삼성전자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친환경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 목표를 밝히지 않은 것은 국내 사업장 규모가 외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고, 국내 재생에너지 현실이 삼성전자 사업장 모두에 공급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또 “삼성이 (애플 등) 글로벌 경쟁사보다 친환경적이지 못하다는 지적 역시 규모와 업종의 형태를 감안해 비교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양현석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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