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 우리은행 비롯 대출금리 줄줄이 인상...이자 부담에 차주들 발 '동동'
상태바
정부 압박에 우리은행 비롯 대출금리 줄줄이 인상...이자 부담에 차주들 발 '동동'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0.12 1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은행, 13일부터 주담대 금리 0.1~0.2%p 상향
다른 은행들도 금리인상 러시
대출을 조이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
차주들에 이자 압박을 가한다는 지적도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통제하기 위해 주요 시중은행이 대출을 조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을 시작으로 다른 은행들도 대출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작 거리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8%를 향해가는 현 상황에서 자칫 릴레이 인상이 차주들에 이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시중은행이 먼저 금리를 올리면 통상 다른 은행들도 따라간다"며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다른 은행권들도 0.1~0.2%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11일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주요 대출 상품의 금리를 기존보다 최대 0.2%포인트(p) 인상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이날 각 영업점에 주담대 혼합형 금리와 신잔액코픽스 기준 변동금리(6개월 신규)를 각각 0.1%p, 0.2%p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적정 포트폴리오 유지를 위해 금리 운용 기준을 변경한 것"이라며 "이후에도 국민은행의 대출금리가 주요 은행들 가운데 낮은 편으로, 특히 혼합형 금리의 경우 시중은행 중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시중은행들도 대출금리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p 상향 조정하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p 올리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내부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은행권이 줄줄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데는 최근 주담대를 필두로 가계대출 잔액이 불어나 당국이 수요 억제 요청을 해왔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과 5대 은행 부장단은 매주 금요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수요 억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멈출 줄 모르고 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 3294억원으로 8월 말 680조 8120억원보다 1조 5174억원 늘었다. 5개월 연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주담대 잔액이 같은 기간 514조 9997억원에서 517조 8588억원으로 2조 8591억원이나 불어났다. 이 증가폭은 주택시장이 가장 활성화될 때인 2021년 10월 3조 7989억원 이후 가장 컸다.

한편 대출금리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은행권의 선제적인 대출금리 인상이 자칫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17~7.12%를 기록해 약 9개월 만에 상단이 7%를 돌파했다. 

현재 대출금리는 여러요인으로 인해 상승압박을 받고 있다. 은행 대출금리는 미국 국채 금리, 은행채, 예금 금리 등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 국채 금리가 연 4.8%를 넘어 16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채 금리 역시 꿈틀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일 올해들어 최고치인 4.795%를 찍었다.

또한, 시중은행이 작년 하반기에 판매된 고금리 예금 만기를 앞두고 자금을 모으고자 앞다투어 은행채를 발행하고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올해 순상환 기조가 유지되던 은행채는 8월부터 발행 물량이 상환 물량을 앞지르며 순발행 기조로 돌아섰다. 8월에는 3조7794억원이, 9월에는 4조6800억원이 순발행됐다. 5대 은행의 예금금리 역시 6일 기준 4%~4.05%를 기록해 4%를 재돌파하며 대출금리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각종 악재가 쌓인 상황에서 선제적인 대출금리 인상이 차주에 부담을 주진 않을지에 대한 지적에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받는 고객들 대부분이 4%대 금리를 적용받기에 0.1~0.2%를 올리는 것은 크게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은행이 대출 금리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는 상황이고, 이는 불어나는 대출 규모를 관리하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