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에너지 이슈] 수소 난방 채비하라, 英 보일러 연료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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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에너지 이슈] 수소 난방 채비하라, 英 보일러 연료 논쟁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3.02.2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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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절기 도시가스→수소 난방 체제 둘렀나 효율성 의문
- 청정 수소, 대중화엔 아직 너무 비싸
Photo: Sies Kranen=Unsplash
Photo: Sies Kranen=Unsplash

2022년 연말부터 영국 정부가 각 가정에 이른바 ‚수소 연료(hydrogen ready) 난방 시스템을 권유하기 시작한 이래 영국은 미래 에너지 정책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으로 진통을 앓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13일, 영국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모든 가정에 새로 설치될 모든 난방 및 온수 보일러를 수소 연료형 보일러로 교체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추진 당국인 英 사업・에너지・산업 전략부(The Department for Business, Energy and Industrial Strategy, 이하 BEIS)는  영국 국민들의 가정 난방용 연료로써 이전처럼 천연가스 공급이 계속될 것이나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수소 연료 공급식 난방 보일러로 점진적으로 교체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이는 2026년 이후부터 가정 난방용 천연가스보일러의 판매 및 설치가 일체 금지될 수 있음을 뜻한다.

각 가정에서 난방 및 취사 용 천연가스 소비에 따른 지구 이산화탄소 배출 요인의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자료: 국제에너지기구(IEA)). 

최근 유럽을 비롯한 산업 선진국들이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0%을 겨냥한 EU의 장기적 환경 전략 ‚넷제로(Net Zero Emission by 2050) 환경 시나리오‘ 준수 의무에 따른 대기 중 이산화타소 포함 온실가스 배출 감축 실천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가운데 특히 영국 정부가 소비자 에너지 정책 차원에서 공개한 정책이어서 주목된다.

수소, 가정용 난방 연료로 적합한가? 정계와 언론에서 찬반 논쟁 뜨거워

이 발표는 보리전 존슨 전 영국 총리 시절 2021년부터 존슨 총리가 일관적으로 탈탄소 미래를 겨냥해 구상해 오던 신재생 에너지 정책 중 하나다.

존슨 前 영국 총리는 재임 당시 수소 연료를 차세대 친환경 원료로 권장하며 시험 응용을 장려하고 오는 2026년까지 영국의 도시 가스 공급 체제를 수소 연료 체제로 전향할 의사를 시사해 온 바 있다(자료:파이낸셜타임스, 2022년 12월 13일 자 기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대란과 가스 및 전기 요금 급상승 추세가 해소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정치계 및 일간지 ‚더 타임스’와 ‚텔레그라프‘ 등 유력 언론을 위시로 향후 두어 해 안으로 가정용 난방 연료를 수소로 전환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수소 연료화 정책 찬반 입장이 팽팽이 맞서고 있다.

다행히도 유럽의 올 2022~2023년 겨울철은 그다지 혹독하게 춥지 않았다.

지난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천연가스는 유럽의  겨울철 오피스 건물・사무실과 일반 가정의 생활용 난방・온수・취사를 위한 가장 기초적 필수 생활 연료여왔다. 

그런 만큼 예컨대, 제빵업, 식음료품 마트, 레스토랑 등 에너지 의존도 높은 필수 소비 소매업 부문의  생산 및 난방 체제는 저렴한 천연가스와 디젤 연료에 최적화된 천연가스 구동식 표준에 맞춰져 운영돼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및 석유 수입 금지 조치로 인해 일반 유럽 소비자들에게 떠넘겨진 실제 체감 가스 및 전력 사용비는 과거 대비 낮게는 4~5배에서 최대 10배로 뛰었다.

수소 연료+히트펌프 동반 매출 증가 효과 기대

영국은 해상 발전 풍력을 통한 청정 녹색 에너지 발전 부문 인프라 선진국이다. 에너지 테크업계의 중공업 산업계용 안정적 신재생 에너지 공급 확보 어려움을 둘러싼 기술적 논쟁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는 이미 가정용 난방 및 온수 공급을 위한 수소 연료 공급 시험에 돌입한 상태다.

영국 정부는 우선 신규 수소 보일러 설치 희망자를 대상으로 난방 에너지 공급 시스템 교체 서비스와 히트 펌프 설치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기존 천연가스보일러를 수소 난방 시스템으로의 전환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쉽다. 소비자가 에너지 당국에 신청만 하면 기술자가 가정 방문해 기존 가스 공급식 보일러 내 간단 조작 만으로 수소 연료가 공급되도록 전환이 손쉬워 기존 도시가스 그리드 시스템과의 호환성이 우수하다.

가정용 난방 보일러를 수소 연료형으로 대체해 나갈 경우, 수소 발전 업계와 나란히 가정용 히트 펌프의 설치도 동반돼야 해서 히트 펌프 시장도 동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정 난방용 수소 연료 공급 체제가 풀어야 할 문제는 비용이다.

영국 정부의 신 에너지 정책에 따른 수소 연료 보일러로의 교체 방침은 그렇지 않아도 고정 간접비용 지출이 잡혀있는 일반 소비자에게 적잖은 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 

수소 연료 구동식 보일러는 설치 비용은 영국화 500~1,000 파운드(우리 돈 약 80~160만 원) 가량이며 추가로 히트펌프 설치비용은 최대 1만 5,000 파운드(우리 돈 약 2,300만 원)까지 소요된다. 또한 히트펌프는 단열 시공된 실내여야 최적으로 작동하는데 영국의 대다수 건물들은 방열 설비가 돼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현단계 수소 연료 발전 기술로 수소 보일러를 이용한 난방은 „마치 캐비아 철갑상어 알로 개 사료를 만드는 것과 비유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이 비싸고 공급량도 충분치 못하다’고 글로벌 위트니스 비영리 환경단체의 주장을 인용해 파이낸셜타임스 지는 보도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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