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얼미, 인도 스마트폰 시장 매서운 상승세 … “삼성전자·샤오미 점유율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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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리얼미, 인도 스마트폰 시장 매서운 상승세 … “삼성전자·샤오미 점유율 흡수”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2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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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리얼미, 저가형 스마트폰 앞세워 인도 스마트폰 시장 잠식
올 1분기 16% 차지하며 삼성·샤오미 뒤이어 … “점유율 흡수하며 추격”
중국-인도 관계 악화에도 인도 현지 생산 통해 규제 피해
“인도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 대중 관계 악화, 내수 기업 양성 정책은 변수”
지난해 인도에서 발표된 리얼미 8S 5G [사진 제공=리얼미]
지난해 인도에서 발표된 리얼미 8S 5G [사진 제공=리얼미]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리얼미(realme)가 저가형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인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올해 16%를 차지하며 인도 시장 3위 업체로 발돋움한 데 이어 현지에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구사한다는 평가다. 삼성과 샤오미의 점유율을 빼앗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인도 정부가 정책을 자주 바꾸는 등 해외 기업에 불안정한 기업 환경을 조성하고 있고, 대중 관계 악화로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점은 악재로 지적된다. 국산 스마트폰 업체를 키우려는 인도 정부의 지원 정책도 변수로 꼽힌다.

블룸버그(Bloomberg)는 현지 시각 20일 중국의 4년차 신생업체인 리얼미가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차지하며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6억 대 규모로 추산된다.

지난해 퀄컴을 비롯한 글로벌 칩 생산기업들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며 스마트폰 역시 공급난을 겪었지만, 리얼미는 상대적으로 무명이라고 할 수 있는 상하이의 신생 제조업체와 계약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이 전략이 적어도 현재까지는 성공적이었다는 평이 나온다.

리얼미는 지난해 인도 현지의 4만여 개 매장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플래그십 제품인 ‘리얼미 8 5G’를 5G 스마트폰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인 13999루피(한화 약 23만원)에 내놓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지난달 29일에는 리얼미가 인도 현지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는 소식이 중국 언론 IT즈자를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리얼미는 2020년 8월 인도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연 이후 최소 300개 이상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플래그십 스토어는 인도뿐 아니라 세계 최초다.

그 결과 올 1분기 리얼미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16%를 차지하며 급성장을 이뤄냈다. 1위인 중국 샤오미가 23%, 2위인 삼성전자가 20%를 기록한 데 이어 3위를 차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리얼미가 삼성과 샤오미의 점유율을 빼앗으며 추격하는 모습”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 두 업체가 침체를 겪는 동안 리얼미가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도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한다.

삼성과 샤오미는 이러한 결과에 대해 언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리얼미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중국 기업들에 대한 인도 정부의 규제 강화 움직임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것으로 생각된다. 지난 2020년 국경 지대에서의 무력 충돌 이후 중국과 인도의 관계는 악화일로였고, 인도 정부는 중국 앱 사용을 금지하고 중국 제조업체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등 공격적으로 맞대응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인도 정부는 중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와 조사를 대폭 강화하며 ‘무역 보복’의 수위를 높여왔다.

이 때문에 샤오미는 ‘자금 세탁’ 혐의로 인도 당국에 700만 달러 규모의 과징금을 납부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정부 영향력이 크다 보니 미국 기업인 애플 역시도 현지 오프라인 매장 개장 등 사업 진출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얼미는 중국 업체이지만 일찌감치 인도에 공장을 세우고 현지 생산 전략을 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하며 “현지에서 고용 창출 등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점은 변수다. 중국과 인도의 관계가 계속 악화되며 인도 정부의 움직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얼미에 대해서도 규제나 조사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한 전문가는 “대중 관계를 차치하더라도, 인도 정부는 과거부터 정책적 일관성이 없다는 기업들의 불평이 많았다”고 지적하며 “정책이 자주 바뀌고 순식간에 기류가 변하는 등 예측이 힘들어 정치적으로 좋은 기업 환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인도 정부가 ‘국산 스마트폰’을 꿈꾸며 내수 기업 육성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지난 2020년 인도 정부는 스마트폰 현지 생산 및 수출 장려를 위한 70억 달러 규모의 금융 인센티브 정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인도 스마트폰 업체인 라바(Lava), 마이크로맥스(Micromax) 등은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인도 정부가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스마트폰 제조업체를 갖고자 하는 꿈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긴 배터리 수명과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으로 꼽히는 리얼미가 인도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가운데, 중국 업체로서 인도 정부의 ‘칼’을 피하며 삼성과 샤오미에 대한 추격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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