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의 클라우드 경쟁] 국민은행, 금융권 최초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다음은 ‘코어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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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클라우드 경쟁] 국민은행, 금융권 최초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다음은 ‘코어넥스트’”
  • 이영택 기자
  • 승인 2023.02.13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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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원 클라우드로 금융서비스 혁신 추진과 진정한 원펌 경쟁력 갖출 것
클라우드 네이티브한 코어뱅킹 시스템 구현하는 ‘코어 넥스트(가칭)’ 추진
가장 현대화된 시스템 체계로 빠르고 유연한 비즈니스 실현
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 [출처=KB국민은행]<br>
KB국민은행 이재근 행장. [사진=KB국민은행]<br>

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코어뱅킹(계정계)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였으며, 금융권 최초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인 ‘KB 원 클라우드’를 구축했다.

KB 원 클라우드란 호환성과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한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둘 다 사용 가능한 체제다. 국민은행은 통합 추진과정에서 계열사별로 흩어진 클라우드 인프라의 통합과 운영·관리체계를 일원화했다.

더불어 KB 원 클라우드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KB데이타시스템이 통합 MSP(Managed Service Provider) 역할을 수행한다.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서비스 운영과 기술 지원, 보안 관제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지속적으로 클라우드 관련 기술을 내재화하고 운영 노하우를 축적해오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 원 클라우드는 그룹 전체의 애자일(Agile) 비즈니스 지원, 플랫폼 비즈니스 구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KB 원 클라우드를 통해 금융서비스의 혁신을 추진하고, No.1 금융플랫폼으로써 진정한 원펌(One-firm)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펌은 윤종규 회장이 내세운 전략으로, 자회사 간 협업을 통해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여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한다. 예로 들면 각 자회사의 WM·CIB·개인고객·보험부문을 총괄할 조직을 만들어 협업과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국민은행은 금융권 최초로 클라우드 네이티브한 코어뱅킹 시스템을 구현하는 ‘코어 넥스트(가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층 더 빠르고 유연한 비즈니스 실현을 위해 가장 현대화된 시스템 체계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금융권 클라우드 구축사업의 선구자로, 은행권 최초로 클라우드 구축사업을 시작했지만 정작 코어뱅킹 클라우드 이전 작업은 타 금융에 비해 늦게 진행된 편”이라며, “다만 2020년부터 점진적인 클라우드 구축사업을 진행해온 만큼 완성도 높은 클라우드 기술을 가진 은행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개념도. [네이버 제공]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개념도. [사진=네이버]

국민은행의 점진적인 클라우드 구축 작업

2019년 초 전자금융감독규정이 개정되면서 금융 클라우드 허용범위가 전자금융서비스, 레거시 시스템 등의 중요 핵심 업무시스템까지로 확대됐다.

이에 국민은행은 2020년 8월 은행업계 최초로 코어뱅킹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컨설팅 사업자를 선정해 국민은행 클라우드 전환 정책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코어뱅킹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20년간 유지하던 메인프레임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겠다는 국민은행의 결정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 시절 클라우드는 저렴하고 개방적인 환경으로 치부됐기 때문이다.

메인프레임은 대용량의 메모리와 고속 처리 속도를 가진 멀티유저용 대규모 컴퓨터로, 금융권의 1세대 시스템으로 사용됐다.

그럼에도 국민은행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KB브릿지, 리브모바일, 부동산리브온 등의 다양한 서비스와 업무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전환했다. 또한 한 사업자가 아닌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NHN,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 등 4개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환경이 동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안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단점이 존재했다.

이에 국민은행은 2021년 11월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혼용할 수 있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인 ‘KB 원 클라우드’를 구축했다. 내부 개발자들이 외부 서버환경이 아닌 KB 원 클라우드 내에서 개발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조성한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내부 개발자들이 KB 원 클라우드 내에서 서버 사용량을 자유롭게 조절하고 인프라 도입 시간을 감소시킬 수 있어, 신사업 출시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6월 국민은행은 점진적인 클라우드 이전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코어뱅킹 전면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으로, 완료시기는 2~4년으로 예상되고 있다.

9월에는 KB 원 클라우드 이관사업자로 NHN클라우드가 선정됐다. NHN클라우드는 KB 내부 개발자와 함께 개발작업에 참여하며 KB금융 플랫폼 서비스 안정화를 목표로 할 계획이다. 또한 대용량 트래픽 증가 시 클라우드 내 오토 스케일 환경을 설계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일관된 기술지원체계를 확보하고 인프라 운영 및 모니터링 프로세스를 강화하며, KB 원 클라우드 데브옵스 표준 프로세스 적용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11월에는 기존 클라우드를 확장해 실시간 재해복구(DR)가 가능한 시스템 환경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메인 데이터센터와 백업 데이터센터에서 각각 운영 중인 프라이빗 클라우드 용량을 확장해 멀티 어빌리티 존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 백업 센터의 프라이빗 클라우드 용량을 확장하고 자동화 수준을 높일 예정이다.

12월에는 KB 원 클라우드와 분리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해 디지털 신기술에 대한 신속한 검증 및 테스트를 할 수 있는 ‘퍼블릭 샌드박스’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별도의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신속히 개념증명(POC) 및 선도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외부 핀테크 및 스타트업에 빠르고 기민한 개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어 이들과의 협업과정도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금융은 금융권 최초로 클라우드 상에서 클라우드 네이티브한 코어뱅킹 시스템을 구현하는 ‘코어 넥스트(가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란 해당 클라우드에 맞게 애플리케이션을 새롭게 설계하고 구축하며 관리하는 소프트웨어 접근 방식으로, 서비스 제공에 미치는 영향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자주 변경할 수 있다.

더불어 내·외부 시스템과 연동하는 역할의 연계 시스템(컨테이너, MSA, CI/CD, DevOps, API 등)에도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가장 현대화된 시스템 체계를 갖춰 한층 더 빠르고 유연한 비즈니스 실현을 목표로 하겠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Z세대를 위한 금융플랫폼 ‘리브 Next’를 출시했다 [제공=KB국민은행]
국민은행의 금융플랫폼 ‘리브 넥스트’ [사진=국민은행]

국민은행의 KB 원 클라우드 활용

지난해 10월에는 은행업계 최초로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의 새로운 인사시스템을 도입했다. 투명하고 공정하며 개방적이고 분권화된 변화를 위해 도입됐으며, 인사 운영체계 개편, 클라우드 기반 인사시스템 도입 등의 혁신도 선보인다.

국민은행은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클라우드의 표준 인사 프로세스와 기능을 인사정보, 채용, 인사평가, 공모, 승진후보자, 후임자 관리 등의 인사 전반에 도입하게 됐다. 또한 인사 운영체계를 경영철학과 조직 운영방향에 맞는 혁신형으로 개편했다.

같은 시기에 국민은행은 퍼블릭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리브 넥스트’ 앱을 선보였다. 이는 기존 리브 앱의 연장선으로, 디지털 금융에 특화된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국민은행의 포부가 담겨있다.

리브 넥스트가 퍼블릭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구축된 만큼 기존보다 빠르게 연계 작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즉, 추후 다양한 제휴서비스를 발굴해 리브 넥스트에 적용하는데 소모되는 시간을 감소시킬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리브 넥스트 개발과정에 대해 “프로젝트 초기에는 정확한 서비스 규모나 트래픽 규모가 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스펙으로 서버를 구축해야 할지 예측하기 매우 어려웠다”며, “추진 과정이 변화가 많이 발생하는 요건임에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비용이나 리소스 고민 없이 무사 진행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에는 KB금융지주의 모든 고객센터를 클라우드, AI 기술 등이 반영된 'KB미래컨텍센터'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생명보험, 푸르덴셜생명보험,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의 고객센터 인프라를 표준화해 KB금융그룹차원의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KB금융그룹의 8개 계열사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면 먼저 '콜봇'이 고객을 응대한다. 콜봇은 고객이 어느 회사의 어떤 상품에 안내가 필요한지 파악한 후, 고민을 직접 해결해주거나 해당 계열사의 상담사와 원스톱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코어뱅킹 외 분야에서도 KB 원 클라우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또한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 중이며, 이외에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의 머신러닝 학습을 위한 인프라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영택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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