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경 갤러리] 2022년 두바이 디자인 위크 트렌드 10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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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경 갤러리] 2022년 두바이 디자인 위크 트렌드 10선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 승인 2022.11.1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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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가능성 + 그린 미학 인지도 높아져
- 수공예서 다시 찾는 럭셔리

[두바이 현지 취재/사진=박진아] 올해로 제8회를 맞은 중동 걸프권 최대 연례 디자인 행사 두바이 디자인 위크(Dubai Design Week)가 올 2022년에는 11월 8일~13일까지 6일 동안 열렸다. 

두바이 디자인 위크는 ‘두바이 컬처(Dubai Culture)’ 두바이 문화예술부의 후원과 ‘두바이 디자인 구역(Dubai Design District, 줄여서 d3)’을 운영하는 국영 TECOM 투자 회사와의 전략적 협력으로 이 지역 고유의 디자인, 건축, 패션, 아트 분야 신진 창조 유망주를 물색하고 비즈니스 활동으로 연결하는 중개 역할을 한다.

산유국으로 급격히 부와 경제적 성장을 경험한 걸프권 아랍국들, 그 가운데서도 특히 두바이가 국제 문화 지도에 명함을 내민지는 고작 지난 50년에 불과하다.

아라비아반도 최대 영토국 사우디아라비아, 이웃 에미리트 토후국 아부다비, 세계 3위 천연가스 보유국 카타르와 달리, 두바이는 석유 매장량 고갈로 일찍이 국제교통 및 물류, 도소매 무역, 금융, 부동산 및 건설, 국제 관광 산업 등으로 경제 다각화를 추진하고 오늘날 아랍 걸프권 무역과 디자인 허브로 자리 잡았다.

두바이의 소비자 심리와 문화 향유욕은 매우 건재하다.
두바이의 소비자 심리와 문화 향유욕은 매우 건재하다.

미국과 유럽 등 서구 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닥친 물가 인상, 에너지 위기, 물류 공급망 차질, 실직 등으로 인한 소비 심리 불안과 경제 전망 경색 분위기로 암울한 4분기를 맞고 있는 사이, 두바이 디자인 위크를 찾은 부유층과 젊은 MZ 세대 관객들은 코로나-19 이후 억눌려있던 왕성한 소비 욕구를 분출하며 창조와 소비가 연계된 혁신적인 문화 향유 경험을 갈망하고 있어 걸프 중동권은 향후 성장을 계속할 유망한 문화 산업 부문 시장임을 재확인 시켰다. 

해외에서 두바이 디자인 위크를 찾아온 디자인계 인사이더, 디자인 업체, 관람객들은 중동권 토착 신진 창조 유망주와 디자인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두바이 디자인 위크 페스티벌의 상업적 파트너 행사인 ‘다운타운 디자인(Downtown Design)’ 박람회를 방문한다.

다운타운 디자인 행사장은 행사 기간 만을 위해 임시로 건설됐다 행사 마감과 동시에 완전히 철거되는 흰색 텐트 건물이다. 박람회장이 너무 커서 전체 조망을 잃기 쉬운 밀라노 가구 페어나 파리 메종오브제와 달리, 하루 동안 부담없이 모든 페어 부스를 방문하고 포럼장 기조 연설과 토론 행사를 관람할 수 있는 친밀한 규모의 페어라는 점도 특징이다.

다운타운 디자인 페어 그라운드 입구

올 2022년 두바이 디자인 위크 행사 동안 d3 디자인 구역에 전시돼 관객들의 인기를 모은 특수 설치물과 다운타운 디자인 박람회 출품작 10점을 살펴보자.

OBMI, 미국
‘옛날의 어떤 숲(Once Upon a Forest)’이라는 제목의 이 대형 목재 설치물은 과거 에미레이트 바다에서 무성하게 자랐던 천연 맹그로브 습지의 풍경을 재해석했다. 실제로 두바이 정부는 현재 토착 생태계 부활과 지속가능한 쳔연 환경 조성 프로젝트로써 두바이 해안에 맹그로브 숲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OBMI, 'Once Upon a Forest'
OBMI, 'Once Upon a Forest'

쿼르츠 아키텍츠(Quartz Architects), 아랍에미리트
지구가 심각한 쓰레기와 폐기된 잔여물 문제를 앓고 있다는 환경적 위기를 실험적 설치물로 해석한 작품. ‘당신이 버린 쓰레기 무게는 얼마나 되나요?’라는 타이틀로 관객에게 대화를 던지며 지붕 모양의 덮개 위에 실제 수집한 각종 쓰레기를 쌓아 구성해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자극한다.

Quartz Architects, '(당신이 버린 쓰레기 무게는 얼마나 되나요? (How Much Does Your Debri Weigh?)' Courtesy: DubaiDesignWeek
Quartz Architects, '(당신이 버린 쓰레기 무게는 얼마나 되나요? (How Much Does Your Debri Weigh?)' Courtesy: DubaiDesignWeek

타시 아키텍츠(Tash Architects), 인도
국가와 문화에 따라 유독 많이 배출되는 쓰레기가 다르다. 최근 이 지역 젊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지속가능한 천연 쓰레기 재활용에 관심이 많다. 인도의 타시 아키텍츠 건축팀은 대추 야자수 부산물을 가공한 재활용 소재를 친환경 건축 자재로 활용한다. 재활용된 대추 야자수 자재는 태양광 막이 그늘 조성, 통풍, 온도 조절에 매우 우수하다.

부메랑 벤치(Boomerang Bench), 헝가리
아나 소니(Anna Szonyi)가 디자인한 이 공공 가구 설치물은 자칫 차갑고 외로운 도회 환경에서 타인과 편안한 공간을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일시적 공동체 공간을 조성해 거리를 지나치는 대중의 큰 인기를 끌었다.

아나 소니 '부메랑 벤치' 도시 신공동체 소통 공간과 가구 디자인
아나 소니 '부메랑 벤치' 도시 신공동체 소통 공간과 가구 디자인

카림 타메르지+엘리아스 엘 하게(Karim Tamerji & Elias El Hage), 레바논
다운타운 디자인 박람회장 입구에 설치된 150개의 핑크색 공모양 설치물은 두바이 사막에서 채취한 모래를 손으로 직접 빚어 제작됐다. 에미리트 특유의 토착 재료인 모래로 자연 풍경을 시적으로 해석한 이 작품은 비영리 예술 후원기관인 하우스 오브 투데이(House of Today)가 후원했다.

카림 타메르지+엘리아스 엘 하게, ''
다운타운 디자인 페어장 입구에 설치된 카림 타메르지+엘리아스 엘 하게의 작품

ARE, 시리아
이번 박람회를 위해 특별 디자인된 ‘시즌 01’ 컬렉션. 시리아 전쟁을 겪으며 급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익숙한 사물도 새롭고 기괴한 사물로 변신한다는 통찰을 디자인으로 해석했다.

ARE, ''
ARE 부스 광경, '시즌 01' 컬렉션. 시리아의 디자인 스튜디오 ARE는 사회정치적 관조와 디자인 창조를 접목시킨다.

바야 디자인(Baaya Design), 인도/이탈리아
올해 다운타운 디자인 박람회에서 두드러졌던 신선한 디자인 현상은 ‘다시 공예로’ 트렌드. 바야 디자인은 오스트리아 디자이너 마리오 갈리아르디(Mario Gagliardi)와 협업하고 AI/현대적 디지털 디자인 프로세스와 과거 전통 장인의 손공예술을 결합한 새로운 럭셔리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다.

인도 전통 고급 수공예와 유럽 디자인의 만남. Bayaa Design X Mario Gagliardi.
인도 전통 고급 수공예와 유럽 디자인의 만남. Bayaa Design X Mario Gagliardi.

쿼터문 스튜디오(Quarter Moon Studios), 아랍에미리트
인테리어 디자이너 겸 재활용 제지 공예가인 주히 찬드(Juhi Chaand)가 창업한 쿼터문 스튜디오는 버려지는 쓰레기를 가공・재활용해 쓸모 있고 아름다운 오브제로 변신시키는 디자인 업체. 이번 다운타운 디자인 페어 출품을 위해 두바이 사막 풍경에서 영감받아 창조한 ‘이리나’ 컬렉션.

쿼터문 스튜디오 '이리나' 컬렉션. Courtesy: Quarter Moon Studios
쿼터문 스튜디오 '이리나' 컬렉션. Courtesy: Quarter Moon Studios

알랭 게르뇽(Alain Gernignon), 프랑스
사막 기후의 두바이도 언젠가 녹색 식물이 번성하는 곳이 될 수 있을까? 그린 디자인 복음자인 알랭 게르뇽은 과학과 테크 지식을 응용해 미래 도시 생활 환경도 얼마든지 녹색 식물로 가득한 환경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추구한다.

알랭 게르뇽, ''
알랭 게르뇽의 녹색 식물 어버니즘(green urbanism)

테우크티(Teúkhō), 이탈리아

올 다운타운 디자인 박람회에 특별 초대 참가한 이탈리아 무역관 부스(A03)에서 전시된 테우크티 컬렉션(Teúkhō  Collection)은 북 이탈리아 곳곳 강 바닥에서 채취한 화석화되기 직전 상태의 고목(규화목, petrified wood)을 원료로 한 가구 디자인을 선보였다. 짧게는 기원전 5천 년에서 8천 년된 규화목은 인공으로 재생 불가능한 독특한 색상과 재질로 기존 목재 가구와는 차별화되는 고급스러움을 발산하고 지속가능한 원료다.

Courtesy: Teúkhō.
'나무가 돌이 되었다'는 그리스 어원에서 유래된 규화목은 수 천년에 걸쳐 나무가 석화화를 거쳤으나 나무 본유의 문양과 부드러운 재질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Courtesy: Teúkhō.

 

이탈리아의 조명 디자인 업체 로데스(Lodes)의 올해 테마는 '
이탈리아의 조명 디자인 업체 로데스(Lodes)의 올해 테마 '지속가능성'

박진아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거주. 녹색경제신문 유럽주재기자. 월간미술 비엔나 통신원. 미술평론가・디자인칼럼니스트. 경제와 테크 분야 최신 소식과 유럽 동향과 문화를 시사와 인문학적 관점을 엮어 관조합니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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