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짐 싸서 떠나는 시중은행 임직원…인력대이동 현상, "인뱅아,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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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짐 싸서 떠나는 시중은행 임직원…인력대이동 현상, "인뱅아, 내가 간다"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1.06.2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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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은행, 희망퇴직 릴레이…올해만 2500명 떠나
-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파격적 근무조건…“은행 떠나는 동료 부러워”

시중은행 임직원이 희망퇴직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핀테크 기업 등으로 이동하는 ‘은행권 인력대이동’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플랫폼 금융 기업의 급여와 복지 등 근무조건이 시중은행보다 우수해 인생 2막을 열기에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 희망퇴직 인원의 주류를 이루던 50대에서 더 나아가 30~40대까지 희망퇴직 연령이 낮아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2020년 말부터 올해 6월 초까지 약 2500명의 시중은행 임직원이 희망퇴직을 선택했다. 시중은행이 디지털 전환에 따라 영업점을 축소하고 비대면 업무를 확대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여기에 조금이라도 젊을 때 디지털 금융 기업에서 새 삶을 시작하려는 이들이 합세하면서 금융권 인력구조 재편을 부추기고 있다.


시중은행, 희망퇴직 릴레이…올해만 2500명 돌파


신한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올해 2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올해 초 희망퇴직을 진행한 뒤 5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금융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희망퇴직 릴레이는 이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6월 초까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자는 총 2495명이다.

지난해 12월 말 하나은행(511명)과 NH농협은행(496명)이 한 발 먼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인력 1000여명을 내보냈다. KB국민은행(800명)과 신한은행(220명), 우리은행(468명)은 지난 1~2월 15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국씨티은행도 소매금융부문 매각을 진행하기 위한 희망퇴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이 희망퇴직 릴레이를 이어가는 가장 큰 이유는 디지털 전환에 따른 인력 효율화에 있다. 비대면 업무가 늘어나고 오프라인 영업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또 최근의 시중은행 희망퇴직은 오히려 30대 임직원이 먼저 나설 정도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과거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이 대부분 사측의 필요성에 의해 추진된 것과 대조적인 양상이다. 보다 경쟁력이 있을 때 일찌감치 새로운 기회를 찾아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는 것이다.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파격적 근무조건…“은행 떠나는 동료 부러워”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사진=토스뱅크)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사진=토스뱅크)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 스스로도 인터넷은행으로 이직하고 싶다. 동료 행원들의 이직 소식을 들으면 부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희망퇴직자들이 인터넷은행 등으로의 이직을 계획하는 이유는 자유로운 조직성과 성장성, 은행권을 능가하는 연봉과 복지 조건 등이 있다.

이르면 9월 출범하는 토스뱅크는 올해 안에 인력은 350명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출범 4년째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인력 규모는 각각 1000명대 초반, 300명대 후반을 목표로 하는 등 인력 규모를 키워나가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3년 근속 시 1개월의 유급휴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토스뱅크는 전 직장의 최대 1.5배 수준 연봉을 제공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는 우리사주제도 등 주식보상제도를 운영한다.

희망퇴직이 아니어도 시중은행에서 인터넷은행 등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2017년 당시 KB국민은행에 재직하던 행원 11명은 2~3년 뒤 복귀하는 조건으로 카카오뱅크로 파견됐다가 모두 잔류를 선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희망퇴직자들은 리스크관리 등 은행업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인터넷은행에 필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며 “희망퇴직자 역시 더 높은 연봉, 자유롭고 진취적인 근무환경 등으로 인해 더 매력적인 직장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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