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통합간편결제’, 빅테크 따라잡을까…서비스 차별화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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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통합간편결제’, 빅테크 따라잡을까…서비스 차별화 숙제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1.05.1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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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금융지주 “네이버·카카오, 통합결제로 한판 붙자…서비스 차별화 할 것”
- 구체적 차별화 아직…“시간차 뒤집을 혁신성 있어야”
(사진=픽사베이)

금융권이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에 ‘통합간편결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르면 올해 말 경쟁사의 카드를 각 금융사 간편결제시스템에서 등록·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형식상 네이버, 카카오 등의 간편결제시스템과 엇비슷하다. 

하지만 통합결제시스템의 후발주자인 금융권이 막대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보유한 빅테크 기업을 추월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전망이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려면 전에 없던 서비스 혁신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5대 금융지주 “네이버·카카오, 통합결제로 한판 붙자…서비스 차별화 할 것”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사 및 카드사는 올해 말까지 모든 금융사가 연동해 사용 가능한 통합간편결제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기존의 금융사 앱은 동일 계열사 내 결제·이체 서비스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금융사간 불필요한 경쟁을 유발하고, 모든 서비스를 사용 가능한 빅테크 기업의 플랫폼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부작용이 있었다.

이에 5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권 ‘대연합’이 결성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는 자사 카드를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지주사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빅테크기업의 간편결제 시스템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쟁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카드 앱을 ‘원큐페이’ 단일 앱으로 통합하고, 아이폰 유저를 포괄하기 위해 QR결제 가맹점을 늘리는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출시 시점은 올해 11월로 예상된다 .

NH농협금융지주는 오는 8월 가칭 NH페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페이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각각 KB페이와 신한페이를 출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드업계도 지난 3월 이르면 연내 특정 카드사 모바일 앱에 신용·체크카드를 등록해 쓸 수 있게 된다. 경쟁사 카드를 자사 앱에 연동해 쓸 수 있는 기술규격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BC·롯데·하나·NH농협카드 등 8개 카드사가 참여하는 카드사 모바일협의체는 각사 간편결제시스템을 개방해 다른 금융기관 결제 수단을 추가하자는 데 합의했다.


구체적 차별화 아직…“시간차 뒤집을 혁신성 있어야”


하지만 구체적인 서비스 차별화 전략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사의 간편결제 이용 비중이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업자의 이용 비중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이용액은 하루 평균 4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41.6% 증가했다. 2016년(이용 건수 210만건, 금액 645억원)과 비교하면 4년 만에 건수와 금액 모두 일곱 배가량 불어났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파이낸셜 등 전자금융업자의 이용액 비중이 45.7%로, 금융사 서비스(30.4%)를 압도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은 방대한 데이터와 이를 가공하는 자체 기술력을 확보해 독보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에 비해 금융권의 대응은 크게 뒤져있다.

올해 8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가 본격화한다. 이에 금융권도 통합간편결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획기적인 차별화 전략이 나오지 않는다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따라잡기만 해서는 빅테크 기업의 꽁무늬만 봐야 할 것”이라며 “미래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선 벌어진 격차를 메울 만큼 획기적인 전략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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