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오픈뱅킹 1라운드에서 핀테크에 '판정패'…"반격의 서막 올릴까"
상태바
은행권, 오픈뱅킹 1라운드에서 핀테크에 '판정패'…"반격의 서막 올릴까"
  • 김호연 기자
  • 승인 2021.05.07 11: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권 “앱이 무겁다” vs “기술 투자 미흡”
- 7월 오픈뱅킹 전 금융권 확대…은행권 반격의 여지 충분

#경기도 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28)는 최근 월급 통장이 있는 은행의 앱을 업데이트 받았다. 하지만 평소 즐겨 사용하던 다계좌이체 항목의 ‘자주쓰는 계좌 불러오기’ 기능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모든 계좌이체를 일일이 진행해야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업데이트 후 앱의 기능이 개선되기는커녕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A씨는 “앱이 업데이트 되면서 달라진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며 “하지만 몇 번을 반복해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 계좌를 통째로 외우거나 이체를 하나씩 진행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사례가 늘면서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빠르고 간편한 핀테크 앱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사용하기 불편한 은행권 앱 대신 핀테크로 발길을 돌리는 금융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오픈뱅킹 부문에서 핀테크가 가입자 수에서 은행권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실이 금융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말 기준 핀테크 62곳의 오픈뱅킹 가입자는 2345만2471명(중복인원 제외)으로 집계됐다.

주요 은행 10곳(KB국민·신한·우리·하나·IBK기업·NH농협·SC제일·한국씨티·카카오뱅크·케이뱅크)의 가입자는 1560만6342명으로, 핀테크가 784만6129명 많게 나타났다.

오는 7월로 예고된 전 금융권 오픈뱅킹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이 '판정패'를 당한 셈이다. 


은행권 “앱이 무겁다” vs “기술 투자 미흡”


은행권은 핀테크에 밀려난 원인으로 복잡하고 무거운 앱에 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제대로 된 기술 투자에서 핀테크에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에서 워낙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필요한 기능 이외의 서비스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정작 필요한 기능을 찾지 못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며 “여기에 보안을 위해 백신 앱까지 연동해 사용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앱이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KB스타뱅킹.(사진=KB국민은행)
KB스타뱅킹.(사진=KB국민은행)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다양한 앱을 내놓고 있다. 크게 ‘KB스타뱅킹’과 ‘리브’가 있지만 사용 목적에 따라 ▲KB스타뱅킹미니 ▲리브똑똑 ▲KB스마트원통합인증 ▲KB스타알림 등 파생 앱들을 사용케 하고 있다.

이에 앱이 너무 많아 이용하기 복잡하고, 거듭 오류가 발생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 핀테크 전문가는 은행권의 ‘어쩔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기술투자가 여전히 미흡하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감각이 부족해 일어나는 일”이라며 “핀테크에 비해 기술력이 크게 뒤져 있어 앱을 통합하지 못 하고 기능별로 수많은 앱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7월 오픈뱅킹 전 금융권 확대…은행권, 반격에 성공할까


은행권은 오는 7월 핀테크 업권이 오픈뱅킹에 뛰어들면 오히려 핀테크를 향한 역공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핀테크 업권이 오픈뱅킹 공동업무 참여가 마무리되면 그동안 핀테크 플랫폼에서만 확인 가능했던 예치금을 은행 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과 증권사 계좌 등도 은행 앱으로 확인할 수 있어 어디서 어떤 변수가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로 무장한다면 금융권에서 다양한 변수를 활용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