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연금 200조 돌파… 연금 고객 모시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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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퇴직연금 200조 돌파… 연금 고객 모시기 열풍
  • 정지원 기자
  • 승인 2024.04.1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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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기준 국내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200조 돌파
디폴트 옵션 및 국내은행 퇴직연금 영업 강화 영향
퇴직연금 수수료 부과 개편 영향으로 퇴직연금 규모 확대 전망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디폴트 옵션의 도입과 퇴직연금 영업 강화로 은행권의 퇴직연금 규모가 200조를 돌파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사업자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12개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2조3522억원이다. 이는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 규모 중 사상 최대 금액이다.

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에는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도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 옵션은 퇴직연금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정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금융회사가 알아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제도다.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을 개선하고자 2022년 7월 도입됐다.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폴트 옵션 도입 이후 퇴직연금이 빠르게 증가했다”고 전했다. 

실제 신한은행은 디폴트 옵션을 적극 활용해 퇴직연금 적립금을 높였다. 고용노동부가 공시한 2023년 2분기 디폴트 옵션 판매∙운용 실적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3333억원의 적립금으로 퇴직연금사업자 중 적립금 1위를 달성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41조1861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적립금을 확보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폴트 옵션의 조기 정착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적극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은행이 퇴직연금 영업을 강화한 효과도 있다. 퇴직연금 적립을 통해 은행이 얻는 장점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장점은 고객 확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은 이용 기간이 길기 때문에 장기적인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퇴직금 운용에 따른 수수료도 챙길 수 있다. 홍콩 ELS 사태로 대부분의 은행이 ELS 판매 중단으로 수수료 이익에 제한이 걸린 상황에 퇴직연금 수수료는 비이자이익의 대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퇴직연금 고객 확보 경쟁은 치열하다. 최근 하나은행은 ‘2024 퇴직연금 손님 세미나’를 개최하고 퇴직연금 기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효과적인 퇴직연금 운용에 대한 자산관리 방법을 제공했다. 다른 주요 은행도 퇴직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경품 이벤트와 퇴직연금 수수료 무료 혜택을 실시하는 등 고객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정부 주도로 ‘퇴직연금 수수료 부과 개편’이 시행되면서 은행권 퇴직연금 적립 금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개편안은 시장 점유율 확대에 치중한 퇴직연금 시장의 영업 형태 대신 기업과 근로자에 실질적인 혜택을 마련한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이번 개편을 통해 연간 약 300억원 이상의 수수료 감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개편안에 발맞춰 IBK기업은행은 퇴직연금 수수료 감면 제도 확대를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벤처부로부터 ‘중소기업확인서’를 발급받은 중소기업에 수수료 5%를 감면할 예정이다. 은행권 최초로 소상공인과 강소기업 수수료 감면 제도도 신설했다. DGB대구은행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에 대해서도 퇴직연금 수수료 감면을 적용한다.

정지원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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