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시중은행 디폴트옵션 성적 따져보니...수익률은 국민銀, 적립금 규모는 신한銀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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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시중은행 디폴트옵션 성적 따져보니...수익률은 국민銀, 적립금 규모는 신한銀이 '1위'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2.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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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디폴트옵션 적립금 8조5366억원
신한은행이 2조5122억원 적립해 1위
수익률은 국민은행이 20.01%로 선두
"초저위험 상품에 대다수 가입자 몰려있어"
디폴트옵션 적립금 순위(출처: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정식으로 도입된 지 6개월이 지난 가운데,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업권의 작년 디폴트옵션 성적이 공개됐다. 

작년 말 기준 적립금 1위를 기록한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드러났다. 수익률만 놓고 봤을 땐 고위험 상품 부문에서 국민은행이 1위를 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3분기에는 고금리 기조와 주식시장 침체가 겹치면서 수익률이 저조했다"며 "다만 4분기에 반등하면서 1년 기준 수익률이 당초 금융권 목표를 상회했다"고 말했다. 

1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금은 8조53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 말 3조7302억원 대비 128.8%(4조8064억원) 증가한 수치다. 

디폴트옵션은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7월 공식적으로 도입한 제도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에 대해 별도로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가 사전에 결정된 방법으로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운용한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IRP)으로 구성돼 있다.

적립금 부문에서는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지위를 공고히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작년 말 기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적립액은 2조5122억원으로 집계돼 전분기 1조1710억원 대비 114.5%(1조3412억원) 늘었다. 이어 국민은행이 2조4064억원을 적립해 같은 기간 1조143억원보다 137.2%(1조3921억원) 증가했다. 

3위 경쟁을 하는 곳은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다. 농협은행이 작년 말 1조4410억원의 디폴트옵션 적립액을 보유해 전분기 6951억원과 견줘 107.3%(7459억원) 늘었다. 하나은행은 1조3704억원으로 같은 기간 5776억원 대비 137.2%(7928억원)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중 적립액이 가장 적었으나 적립액 증가 속도는 가장 가팔랐다. 우리은행의 작년 말 기준 디폴트옵션 적립액은 8066억원으로 집계돼 전분기 2722억원보다 196.4%(5344억원) 불어났다. 

수익률 순위(출처: 고용노동부, 금융감독원)

 

수익률 면에서는 국민은행이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이 보유한 '고위험 포트폴리오1' 상품의 1년 기준 수익률은 20.01%로 집계돼 모든 금융권 상품 296개 중 가장 높았다. 하나은행의 경우 고위험 포트폴리오 1 상품에서 15.16% 수익률을 보여 뒤를 이었으며, 신한은행 또한 고위험 포트폴리오 1 상품에서 14.8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고위험 포트폴리오 2 수익률은 13.56%로 집계됐다. 

국민은행의 원금 비보장 상품인 고위험 포트폴리오1은 다른 상품과 달리 환노출 펀드를 기반으로 한다. 글로벌 증시가 하락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국민은행은 수익률 1위 타이틀을 바탕으로 적립금 부문에서도 신한은행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적립금 차이는 1566억원이었으나 작년 말 기준으로 봤을 땐 1058억원으로 줄었다. 

퇴직연금 상품의 만기가 통상 1년인 만큼, 퇴직연금 고객들이 연말과 연초에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은행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국민은행이 적립금 부문에서도 선두를 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대부분의 가입자가 초저위험 상품에 몰려있어 국민은행의 1위 '싹쓸이' 가능성에 회의적인 분석도 존재한다. 작년 말 은행을 포함한 모든 금융사의 디폴트옵션 적립액은 12조552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초저위험 상품에만 11조2879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는 89.9%에 해당하는 수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다수 고객들이 초저위험 상품에 몰려있는 게 현실"이라며 "국민은행이 적립금 부문에서도 완전히 1위 자리를 굳히려면 중위험, 저위험, 초저위험 상품의 수익률 또한 더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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