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당금'에 발목잡힌 증권사, 4분기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올해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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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에 발목잡힌 증권사, 4분기 줄줄이 부진한 성적표...올해 전망은?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4.02.13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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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규모 손실 원인은 '충당금'
금융당국 압박 거세...부동산PF 건전성 대응
여의도 증권가.

지난해 4분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 대체 투자 부동산 관련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국내 증권사들의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나증권의 경우 지난해 순손실 규모만 2천700억원에 육박하며 상위 10개사 중 가장 큰 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작년 한 해 영업손실 3340억원, 순손실 2673억원으로 동반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CFD 등 충당금 2126억원을 비롯해 지난해 4분기에만 1240억원의 충당금을 쌓아 그룹 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적립했다.

미래에셋증권 또한 지난해 4분기 PF부실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았다. 영업이익 또한 40%가까이 급감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은 -1598억원으로 우려보다 큰 수준의 적자를 나타냈다"면서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1000억원과 투자목적자산 손상차손 3500억원 등 총 4500억원의 비용요인이 반영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중소형사 또한 PF충당금 여파로 적자로 전환하거나 순익이 크게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300억원대의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당기순이익이 전년도 대비 99% 감소했다.

업계에선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감독원의 충당금 적립 강화 기조를 비롯해 해외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말 금융감독원은 본PF 전환이 장기간 되지 않은 브릿지론에 대해 예상 손실에 대해 충당금을 100% 적립하고 신속히 매각·정리를 요구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부실PF 정리 과정에서 업권 전반의 충당금 적립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예상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의 2023년 9월 말 부동산PF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전반적으로 아직 미진하다고 판단된다"며 "브릿지론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질적 구성 측면에서 가장 열위한(높은 중·후순위 및 지방 비중) 중소형 증권사의 충당금 적립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정이하비율은 중소형 증권사에서 가장 높고 상승폭 역시 컸다"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브릿지론의 본PF 전환 및 만기연장에 실패하면서 기한이익상실이 발생한 사업장이 비교적 많다"고 덧붙였다.

또한 "현재 요주의이하비율(23년 12월 말 22.6%p)도 높아 잠재 부실 규모도 큰 상황으로, 요주의자산이 향후 고정이하자산로 전이될 경우 충당금 적립 부담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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