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의약품’, 미운 오리에서 황금알 낳는 블루오션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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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의약품’, 미운 오리에서 황금알 낳는 블루오션으로 부상
  • 강성기 기자
  • 승인 2023.10.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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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 중심으로 희귀질환 파이프라인 강화
한미약품, 자체 개발 플랫폼 랩스커버리 활용 ‘HM15912’ 등 2건 글로벌 임상 2상
대웅제약, 세계 최초 혁신신약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 개발
종근당 ‘CKD-510’ · 유한양행 ‘YH35995A’ · 보령 ‘BR101801’ 후보물질 R&D 강화
대웅제약 홈페이지 캡쳐
대웅제약 홈페이지 캡쳐

치료제 개발에서 변방이었던 희귀의약품 시장이 근래에 들어 주목을 받으면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희귀의약품은 환자 규모가 제한적이고 임상시험이 어렵다는 이유로 그다지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러나 제네릭 시장 포화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희귀의약품이 한 번 개발에 성공하면 황금알을 낳는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면서 대형 제약사들이 시장 개척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 희귀의약품은 국내 환자 수가 2만 명 이하인 질환에 사용되는 의약품 또는 적절한 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에 사용하거나 기존 대체의약품보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개선된 의약품을 뜻한다.

최근 국가임상지원재단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1,730억 달러(약 225조 원)에서 연평균 11.6%p 증가하면서 2028년에는 약 3,000억 달러(35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녹색경제신문의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GC녹십자와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보령 등 대형 제약사들이 희귀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희귀의약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GC녹십자는 가장 많은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이 분야 선두주자이다. 자체 개발 중인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TTP) 치료제 후보물질 'GC1126A'가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TTP는 단백질 분해 효소인 'ADAMTS13'의 결핍이나 자가 항체로 인한 기능 저하로 인해 전신에 작은 혈전이 형성돼 뇌, 심장 등 주요 기관으로 혈액 흐름이 차단되는 희소 질환이다. 

GC녹십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중심으로 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헌터증후군은 남아 10만~15만 명 중 1명 비율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 예측하기 힘든 각종 증상이 발현되다가 심해지면 15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은 희귀의약품 지정 건수 ‘국내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단장증후군 신약후보 물질 ‘HM15912’, 선천성 고인슐린증 신약후보 물질 ‘HM15136’ 모두 글로벌 임상 2상 시험단계에 있다. 미국과 유럽, 한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은 건수는 20건에 달한다. 희귀의약품 개발 바탕을 이루는 것은 자체 개발한 플랫폼 랩스커버리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의약품의 반감기를 늘려주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통해 의약품 투여횟수와 투여량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 후보물질인 ‘베르시포로신’을 개발하고 있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자체적으로 개발중인 세계 최초 혁신 신약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로써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진단 후, 2~3년 내 절반 이상의 환자가 사망하는 중요 희귀질환이다. 연초에 영국 씨에스파마슈티컬스와 베르시포로신의 중화권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이밖에 종근당은 샤르코마리투스병 신약 ‘CKD-510’, 유한양행은 고셔병 ‘YH35995A’, 보령은 희귀암인 PTCL(말초 T세포 림프종) 신약 후보물질 ‘BR101801’ 연구개발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온몸의 팔과 다리 근육이 악화되면서 변형이 생기는 질환이며 고셔병은 효소의 결핍에 의해 일어나는 유전질환이다. 

업계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보조금 지원, 시장독점권 부여, 조건부 판매 허가 등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면서 “특히 신속 심사 대상으로 임상1·2상 결과만으로도 품목 허가와 출시를 할 수 있어서 당분간 희귀의약품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성기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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