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픽스 폭등 탓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 올라...주담대 잔액 역시 폭주기관차처럼 불어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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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픽스 폭등 탓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또 올라...주담대 잔액 역시 폭주기관차처럼 불어나 '비상'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3.10.17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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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코픽스 3.82% 기록해 전달에 비해 0.16%p 상승
국민은행과 우리은행, 일제히 대출금리 0.16% 높여
다른 은행들도 대출금리 오를 가능성 높아
주담대 잔액 증가폭 역시 매우 큰 상황
"금리부담 있을 순 있지만 위기 상황 아냐"
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

 

지난달 은행권 예금금리와 은행채 금리 등이 오르면서 이를 반영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가 석달 만에 크게 반등했다. 코픽스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기에 대출금리 역시 덩달아 뛰고 있다. 

금리가 오르는 와중에 주담대 잔액 역시 겉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어 가계대출 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에 따라 코픽스, 금융채 등 다양하게 변동금리를 준거로 삼기에 일괄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한 은행이 올리면 다른 은행도 이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감소하던 코픽스가 돌연 상승전환했다.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를 기록해 8월 3.66%보다 0.16%포인트(p) 상승했다. 앞선 6월 코픽스는 3.7%를 기록한 뒤 7월(3.69%)과 8월(3.66%) 잇따라 하락했으나 3개월 만에 크게 상승했다. 

잔액 기준 코픽스 역시 9월 기준 3.88%를 기록해 8월 3.86%보다 0.02%p 높아졌다. 지난 2019년 6월부터 실시된 신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3.29%로 나타나 한 달 사이에 0.02%p 올랐다. 

코픽스가 크게 상승한 데에는 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권에 예치된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앞다투어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며 수신경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될 때 이를 반영한다. 코픽스 산출에 예·적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실제로 은행권 예금 금리는 이미 대부분 4%를 넘어선 상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금리는 4~4.05%를 기록했다. 9월 초 3.7~3.8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하단부가 0.3%p나 오른 수치다. 

문제는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오르면서 덩달아 대출금리가 뛰고 있다는 점이다. 16일 코픽스 인상에 따라 국민은행의 신규코픽스 연동 주담대 금리는 4.44~5.84%에서 4.6~6%로, 우리은행은 4.53~5.73%에서 4.69~5.89%로 상승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금리산출 기준이 달라 코픽스가 오른다고 일괄적으로 금리를 올리진 않지만 금리인상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주요 5대 시중은행.[사진=각사]

 

이미 주담대 변동금리는 상단이 7%를 돌파한 상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17~7.14%에 달했다. 게다가 지난 10일과 13일,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당국 압박에 일제히 주담대 금리(혼합기준)를 0.2% 올린 바 있다. 타 은행도 금리인상을 시사한 시점에서 코픽스 역시 올라 대출 금리가 8%를 향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주담대 잔액 역시 크게 불어나고 있어 가계부채의 뇌관이 곧 터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9월 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은행권 주담대 잔액은 전달에 비해 6조 1000억원이나 늘어났다.

이는 8월 기준 7조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다소 줄었으나 9월 기준으로는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큰 수치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9월 말 기준 517조 8588억 원으로 8월 514조 9997억원에 비해 2조 8591억원 늘었다. 2021년 10월 3조 7989억 원 이후 증가 폭이 가장 큰 수준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잔액의 경우 최근 크게 늘어난 건 맞지만 최근 선제적인 금리인상을 통해 조절에 들어갔기에 문제가 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주담대 금리 역시 8%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대다수의 고객들이 4%대 대출을 받는다는 점에서 부담은 있을 수 있지만 가계부채가 터진다는 건 아직까진 과한 지적"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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