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아래로 봤던 NH농협에 은행·비은행 모두 실적 뒤져…4대 금융지주 위상 유지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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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아래로 봤던 NH농협에 은행·비은행 모두 실적 뒤져…4대 금융지주 위상 유지 전략은?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7.31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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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 당기순익 1.8조원
반면 우리금융 1.5조 그쳐
보험·증권 자회사 부재 영향
은행 순이익 격차 단 1천억
작년 5천억 대비 대폭 좁혀
[출처=각 사]

우리금융그룹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대열에서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지난 상반기 NH농협금융에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뒤처졌을 뿐 아니라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은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26.3% 증가한 당기순이익 1조7058억원을 거뒀다. 농협설립법에 따라 납부한 농업지원사업비 2464억원을 제외한 당기순이익은 1조8774억원이다.

반면 우리금융그룹은 같은 기간 12.7% 감소한 순이익 1조5386억원을 기록했다. NH농협(농지비 제외 전)과의 격차는 3388억원, 22%다.

차이를 가른 변수는 비이자이익이었다. 농협금융의 비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100% 늘어난 1조2501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금융은 동기한 22% 내린 6110억원으로 두 지주사 간 격차는 두 배를 넘었다.

보험 및 증권 자회사의 부재가 뼈아팠다. 농협금융의 전체 당기순이익 중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0.6%다. 이 중 보험(생명·손해보험), 증권사가 각 15.7%, 11%씩의 지분을 갖는다. 두 계열사는 지난 상반기 각 2428억원, 19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출처=NH농협금융지주]

반면 우리금융의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당기순이익 비중은 20%에 그친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자산신탁 9% ▲우리카드 2% ▲우리캐피탈 2%  등이다. 세 회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각 384억원, 819억원, 713억원이다.

주력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존재감도 옅어진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농지비 부담 전)의 당기순이익 격차는 1094억원으로 우리가 앞섰으나, 작년 동기(5185억원) 대비 5분의 1가량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우리은행의 성장세가 꺾인 탓이다. NH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1.5% 증가한 반면 우리은행은 5.2% 줄어들었다

NH농협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상반기 270조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가계가 3.1% 감소했으나 기업대출이 9.5% 늘어났다. 반면 우리은행의 원화대출금은 0.1% 내렸다. 가계와 기업 모두 1.8%, 1%씩 하락세를 나타냈다.

건전성 기준으로도 NH농협은행의 지표가 더 우수했다.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비중을 나타낸 NH농협의 NPL(부실채권)커버리지비율은 286.44%로 우리 284.1%보다 소폭 높았다. 

2022년, 2023년 상반기 NH농협은행(농지비 제외 전), 우리은행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각 사]

위험손실 흡수 여력을 나타내는 총자본비율은 NH농협 18.64%로 우리 16.2%를 웃돌았다. 기본자본비율, 보통주자본비율도 마찬가지로 NH농협이 모두 우위인 모습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도 NH농협이 우세했다. 상반기 농협의 NIM은 전분기 대비 0.02%p 늘어난 1.85%다. 반면 우리은행은 0.06%p 내린 1.59%다. 향후 두 은행 간의 당기순이익 격차가 더 좁혀질 것으로 예측되는 지점이다.

향후 실적 전망도 어두운 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전배승 연구원은 “(우리금융은) 은행뿐 아니라 카드와 캐피탈 역시 1분기 대비 순이익 규모가 20% 내외로 감소하면서 계열사 전반의 실적이 부진했다”며 “건전성 부담이 높게 유지되고 있어 향후에도 이익모멘텀이 크게 강화되긴 어려울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충당금 전입을 평소보다 많이 하면서 단기적 이익이 낮게 나왔다. 다만 3분기부터는 이러한 충당금이 손실 완충작용을 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며 “비이자부문도 계열사 사업 변동성이 가라앉으면서 다음 분기부터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4대 금융지주 대열에서 밀려났다는 지적에 대해 관계자는 “증권이나 보험 자회사가 없다보니 이를 모두 갖춘 지주사와 실적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증권, 보험사 인수를 통해 자회사 간 시너지를 낼 경우 이러한 격차도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현재까진 요건을 충족한 매물이 없는 탓에 구체적인 안을 검토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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