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의 저력...소비자 불매 악재 극복하고 리테일 점유율 되레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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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의 저력...소비자 불매 악재 극복하고 리테일 점유율 되레 늘려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6.28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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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국내·외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
CFD 사태 일어난 4월 대비 상승
활동 고객계좌 수 10만좌 늘어
주가는 제자리…”수사결과 지켜봐야”
황현순 대표. [출처=키움증권]<br>
황현순 대표. [출처=키움증권]

괜한 우려였던 걸까.

지난 4월 주가조작 사태 의혹으로 불매운동이 일어났던 키움증권의 국내·외 주식 위탁매매 점유율이 되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개인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활동계좌 수도 동기간 10만좌 늘어났다.

일평균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CFD(차액결제거래)발 하한가 충격으로 같은 기간 약 30% 하락했다.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동안 키움은 시장 내 위치를 한층 견고히 다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24일 외국계 증권사 SG(소시에테제네널)증권 창구에서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이 가격제한폭(±30.00%)까지 떨어졌다. 코스피는 2500선을 내줬다.

김익래 당시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나흘전 시간외매매를 통해 다우데이타 140만주, 605억원 어치를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주가조작 사태 핵심 인물로 알려진 라덕연 H투자컨설팅 대표가 한 방송사에서 김 회장을 사건배후로 지목하면서 의혹은 더 커졌다.

김 전 회장이 회장직을 내려놓고 매각대금 사회환원을 약속했으나 투자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개인투자자 카페에선 키움증권 불매를 선언하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고 키움증권 주가는 사태가 일어나기 전 4월 21일 이후 한 달간 9.4%(9900원) 하락했다.

이를 따라 국내 3대 신용평가사(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 평가 과정에서 ‘CFD 관련 사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 효과, 고객 이탈 여부 등 사업 안정성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불매운동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키움증권의 국내·외 주식 위탁매매(리테일) 시장 점유율은 4월 대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평균 약정금액 기준 키움증권의 5월 개인 국내주식 점유율은 30.8%를 기록했다. 4월 대비 3%(0.9%p) 증가한 수치로 지난 1월(30.9%) 이후 최대치다. 동기간 주가조작 충격으로 국내주식 거래대금이 29.6%(8.9조원) 하락한 모습과 대조적이다.

28일 오전 9시 29분 기준 최근 1개월 키움증권 주가 추이. [출처=구글파이낸스]

같은 기간 해외 주식 점유율은 더 큰 폭 상승했다. 전월 대비 7.9%(2.3%p) 증가한 31.1%다. 지난 한 해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던 활동 고객계좌 수(최근 6개월 누적 약정 0원 초과 계좌)는 5월 280만좌로 전월 대비 10만좌 증가했다. 작년 9월 이후 최대치다.

5월 투자자 예탁금은 8.8조원으로 전월 대비 0.2조원(2.2%) 감소했다. 다만 전체 시장 투자자 예탁금이 1.6조원(3%) 빠진 것과 비교해 낙폭은 적은 편이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CFD 관련 미수금 문제도 충당금 설정 등을 통해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 김예일 수석 연구원은 “CFD사태로 인해 고객 미수채권 등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정확한 수치는 반기 재무지표를 통해 확인 가능하나) 충당금 설정에 따른 단기적인 손실 수준은 동사의 연간 이익창출력 내 충분히 흡수 가능한 수준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런 배경에 증권가에선 키움증권에 대한 매수의견이 나온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IB(기업금융)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1분기 키움증권의 IB 부문 영업순이익은 전체 중 5%로 업황 민감도가 낮은 편이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이 동기간 35.6%에 그쳐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내싱) 부담도 적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증권사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75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수탁수수료, 자산관리 부문 수수료는 17.2%, 7.3% 하락하는 데 그쳤다.

NH투자증권 윤유동 연구원은 키움증권을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대형사 중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가장 적어 PF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금융상품 이슈가 지속되고 있으나 PF 리스크보다는 낫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27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가 투자의견 컨센서스는 '강력매수(4.0점)'다. 강력매도, 매도, 중립, 매수, 강력매수 5단계 중 가장 높은 등급이다.

다만 주가는 CFD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다. 27일 종가 기준 회사의 주가는 8만9600원으로 사태가 일어나기 전 4월 21일 10만1400원을 여전히 11.6%(1만1800원) 밑돌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의 수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실적 개선만으로 주가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 “(5월 점유율이 오른 것만으로) 고객 이탈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사건이 아직 진행 중인 만큼 단기적으로 판단하기 이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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