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난 보험약관대출에…생보사, 계약해지 늘까 ‘조마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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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난 보험약관대출에…생보사, 계약해지 늘까 ‘조마조마’
  • 김세연 기자
  • 승인 2023.01.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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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보험약관대출 1조원 증가…잔액 50조원
생보사, 부실차주 늘까 우려…"방안 마련 중"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제공=각 사]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제공=각 사]

지난 한 해 보험약관대출이 1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생명보험사가 가슴을 졸이고 있다. 경기침체에 상환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고객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보험약관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49조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1490억원(2.4%) 증가했다.

삼성생명의 보유량이 15조545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한화생명 7조2731억원, 교보생명 6조3450억원, 신한라이프 5조558억원 등이 이를 뒤따랐다.

보험약관대출은 보험료를 담보로 한 대출로 일반 신용대출 대비 금리가 낮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23개 생보사의 금리확정형 대출금리는 4.14~8.54%, 금리연동형 대출금리는 3.85~5.1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신한·우리·NH농협) 신용대출 금리는 6.67~7.30%로 하단 기준 최대 2.82%p 차이가 난다. 11월 기준 7개 전업카드사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 14.84%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크다.

대출 절차도 간편한 편이다. 순수보장성 보험상품을 제외한 대부분 상품 해약환급금의 일정 범위(50~95%) 내에서 대출약관이 가능하며 이 기간에 보험 보장은 유지된다. 대출 심사 절차나 수시 상환 시 중도수수료 부담도 없다.

다만 약관대출은 경기가 어려울수록 수요가 느는 불황형 대출로 보험계약 해지의 전조증상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최근 3고(高) 악재(고환율·고금리·고물가)로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약관대출을 받아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차주가 늘고 있다. 약관대출은 DSR(총부채원리상환비율) 규제 적용을 받지 않는 만큼 대출한도를 넘은 취약차주도 이용 가능하다.

지난해 9월 말 국내 23개 생보사가 보험 해지로 지급한 해약환급금은 누적 23조2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료 미납으로 효력 상실이 발생한 경우 납입 보험료 중 일부를 되돌려 주는 금액인 효력상실환급금은 연초 대비 9배가량 증가한 9384억원으로 불어났다.

이 같은 계약 해지 흐름을 막기 위해 생보사도 자구책을 고민하고 있다. 먼저 대안에 나선 손보사는 한도 조정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일부 보험 상품의 약관대출 한도를 기존 60%에서 50%로 낮췄다. 현대해상의 경우 보험계약 잔여만기(보험만기-대출일)에 따라 대출가능비율을 차등화하기로 했다. 만기가 길수록 대출한도가 더 높아지는 방식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한도 범위를 내리면 가계대출 규모를 줄여 신용리스크를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며 “향후 경기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보험계약 해지가 발생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세연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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