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농협금융 ‘지난 ESG경영 성적표는 잊어라’···탈석탄금융·적도원칙,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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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농협금융 ‘지난 ESG경영 성적표는 잊어라’···탈석탄금융·적도원칙, 친환경기업으로 거듭나겠다
  • 황인성 기자
  • 승인 2021.04.06 0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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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농협금융 계열사, 지난해 ESG경영 평가 보통···농협금융지주 A등급 체면치레
손병환 회장, “농협의 정체성은 곧 ESG”···친환경 기업 전환 및 ESG경영 전면 선언
농협금융지주(회장 손병환)는 3월 31일, 회장 주관의 그룹 ESG 회의체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 협의회'를 개최했다. [사진= 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회장 손병환)는 3월 31일, 회장 주관의 그룹 ESG 회의체인 '사회가치 및 녹색금융 협의회'를 개최했다. [사진= 농협금융지주]

 

“농업농촌과 함께 성장해온 농협은 태생적으로 ESG에 최적화된 조직이다. 농협이 곧 ESG라는 인식으로 농협금융의 존재가치를 확산시키고 국민과 지역사회, 환경에 기여하는 금융그룹으로 나아가야 한다”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2월 열린 ‘2021 경영 전략 회의’에서 농협의 정체성을 ESG라고 규정했다.

ESG경영 체제로의 완전한 전환을 알림과 동시에 탈석탄금융을 선언을 통해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도약도 다짐한 것이다.

손 회장의 의중을 반영하듯 농협금융지주와 그룹 산하 기관들은 ESG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적극적 행보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농협금융이 받아든 ESG경영 성적표, 보통 수준···계열사 대부분 지배구조 B등급 받아

지난해 농협금융그룹이 받아든 ESG경영에 대한 성적표는 상당히 평이했다. 같은 업계 금융그룹과 비교했을 때도 상대적 우위가 아닌 평균 수준이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서 발표한 ESG 평가등급 자료에 따르면 상장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해 ESG 종합 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세부적으로는 환경(E) B, 사회(S) A+, 지배구조(G)는 B+를 기록했는데 전반적으로 호평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비상장기업의 경우에는 환경(E)·사회(S) 평가항목을 제외한 지배구조(G)만 평가하고 있는데 농협금융지주의 다른 자회사들은 이 부문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농협은행은 54점으로 B등급, NH농협손해보험 B+등급(57점), 농협생명보험 B+등급(53점)으로 평가돼 지배구조가 다소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은 셈이다..

다만, 농협금융지주는 59점을 받아 가까스로 A등급을 유지했다.

[사진= 농협은행]
[사진= 농협은행]

 

탈석탄금융 선언·적도원칙 가입 추진 등 환경 분야 집중

손병환 회장의 선임과 함께 농협금융그룹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가장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환경 분야에 대한 집중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월 ‘ESG 전환 2025’ 비전 선포를 석탄금융 탈출을 전격 선언했다. 환경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석탄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신규 PF대출과 채권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금융그룹들의 탈석탄금융 선언이 갖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산업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는 금융을 통한 투자와 재원의 확보가 중요한데 환경 파괴를 일으킬 수 있는 석탄산업에 더 이상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해당 산업은 자연스럽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또한, 2025년까지 그린·디지털 뉴딜과 연계한 ‘K뉴딜’ 투자를 15조 6,000억원 집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난해 9월 처음 발표했을 때보다 1조8,000억원 늘어난 규모로 ESG경영에 적극적인 행보로 해석된다.

농협금융 산하 NH농협은행은 환경보호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적도원칙’ 가입을 추진 중이다. ‘적도원칙’은 환경파괴를 일으키거나 지역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1000만 달러 이상의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자금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금융회사들의 자발적인 협약으로 전 세계 37개국 116개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참여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월 16일 국내 금융투자회사 중에서는 최초로 원화 ESG채권을 발행했다. ESG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될 수 없다. NH투자증권은 해당 채권으로 마련된 재원을 녹색사업 및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 분야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수익은 농업·농촌·지역사회로”···농협 특성 반영한 사회적 공헌 주목

농협금융그룹의 사회적 공헌 활동은 주로 농업·농촌,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농협중앙회가 단일 주주라는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다른 귬융지주와 극명하게 갈리는 특징이기도 하다.

수익을 주주의 이익이 아닌 고객, 지역사회와 나눈다는 기본적 관점을 갖고 있으며, 전개하는 사회 공헌 활동들도 농업·농촌, 지역사회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주요 사회 공헌활동은 △농업·농촌지원 △지역사회 환원 △교육기부 및 인재육성 △건강·의료 서비스지원 △실버층지원 △스포츠지원 등이다.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은행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농촌지역을 찾아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모습. [사진= 농협은행]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농협은행장 재직 시절인 지난해 농촌지역을 찾아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모습. [사진= 농협은행]

 

NH농협은행은 지난해 ‘초록사다리 캠프’를 개최했다. 도·농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목적으로 교육청을 통해 읍·면·리 농촌지역 초등학교 9개(초등학생 228명)를 선정한 후 농촌지역 교육소외계층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기회를 제공했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 구현을 위한 지원활동도 매년 펼치고 있다. 토양오염 또는 산불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영농폐자재 수거를 위해 2019년에는 전국 90개 지자체에 4,265백만원을 지원한 바 있으며, 임직원들이 직접 나서 영농폐비닐 회수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영농폐자재 수거사업을 확대 추진했다.

지역사회를 위한 사회 공헌활동에도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적극적인 재해지원을 통한 지역사회 재건 동참하는 차원의 코로나19 피해지원, 산불, 지진, 태풍 등 자연재해 발행 시 신속한 지원활동 전개 등이 눈에 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극복 위해 15억원 넘는 재정적 지원과 더불어 약 7만2천여 명의 임직원 자원봉사자가 약 6천3백회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금융기업이란 특징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도 주목된다. 청소년·다문화·시니어 등 금융소외계층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행복채움 금융교실’은 지난해에만 893회(8,037시간) 실시했으며, 금융기관 최초로 교육부 주관 「대한민국 교육 기부대상」을 3회 수상하기도 했다.

[사진= 농협은행]
[사진= 농협은행]

 

농협중앙회 단일 주주체계는 지배구조에 양날의 검···전문성 갖춘 女사외이사 선임으로 ESG경영 가속화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그룹의 100%지분을 갖고 있다는 점은 지배구조 평가 측면에서 양날의 검이다.

단일 주주 체제인 만큼 주주의 반발, 배당금 문제 등 이해관계와 관련된 잡음이 적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농협중앙회장이 교체되는 4년 시점마다 계열사 대표가 재신임을 묻기 위해 사표 제출하는 상황들이 반복될 우려가 있어 독립적인 경영과 지배구조에는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내재된 지배구조를 자체적으로 개선하기는 어렵지만, 농협금융그룹은 다양성을 갖춘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올해 손병환 회장 취임과 더불어 다양성을 갖춘 사외이사 선임으로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꽤 긍정적이다.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은 최근 주총을 통해 신임 사외이사들을 선임했는데 ESG경영을 강조한 인사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새롭게 선임된 이미경 농협금융지주 이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전문 공익재단인 환경재단 대표이며, 수소경제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환경·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인 이 이사의 합류로 농협금융의 ESG경영의 환경 부문은 더욱 짜임새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 사외이사로 선임된 옥경영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도 주목되는 인사이다. 옥 이사는 한국금융소비자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소비자보호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와 공헌 활동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명의 사외이사는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그동안 남성 편향적으로 구성되던 이사회에 전문성을 갖춘 여성 인사들이 거듭 등장하면서 인적 다양성과 전문적 깊이도 함께 요할 수 있게 됐다.

황인성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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