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협력·ICT로 ESG 경영 가속화 나선 SKT…계열사 부당지원 논란 "적극 해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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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 협력·ICT로 ESG 경영 가속화 나선 SKT…계열사 부당지원 논란 "적극 해결할 것"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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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 경영에서 최근 몇년 간 A~A+ 등급 유지하는 등 좋은 성적 거둬온 SKT
- 카카오와 ESG 공동 펀드 조성, 175개 협력사 ESG 교육 지원 등 협업 강조…ICT 기술 활용한 다양한 친환경·사회공헌 활동도
- 본업인 통신 사업에서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ESG 평가 등급 하향…SKT "원상복귀 위해 최선 다할 것"

SK텔레콤은 ESG 경영에서 항상 선두권을 달려온 기업이다. 지난 2007년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천을 추구하는 국제 협약 유엔 글로벌 콤팩트(UNGC) 가입사로 활동해왔으며,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서 아시아 통신기업 최초 11년 연속 월드 지수에 편입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한국지배구조원(KCGS)의 평가에서는 최근 3년까지 준수한 성적을 보여왔다. 통합등급을 기준으로 2018년 A+, 2019년 A를 거쳐 지난해에는 다시 A+를 기록했다. 2019년 B+로 비교적 미흡했던 환경 부문이 지난해 A+로 크게 성장한 효과다.

이처럼 SKT가 ESG 경영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배경에는 '초협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SK그룹 계열사들과 친환경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는 것은 물론 ICT 사업 혁신을 위해 손을 잡은 카카오와도 ESG 경영 강화에 상호 협력한다. 지난달에는 175개 협력사에 ESG 교육을 지원하기로 했다. 

내부적으로는 ESG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기존 SV이노베이션센터를 코퍼레이션1센터 산하 'ESG혁신그룹'으로 개편해 ESG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본업인 통신 사업에서는 ESG 경영에 다소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KCGS는 최근 SKT의 ESG 평가 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했는데,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에 대한 부당 지원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도 공정위는 SKT가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는 계열사 로엔엔터인먼트를 부당지원했다고 보고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한 SKT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 부당 지원 건은 여전히 법적인 해석이 진행되고 있는데 종합적인 판단이 아닌 과징금 부과만이 반영된 것은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SKT는 항상 ESG 경영에 최선을 다해온 기업으로, 해당 건이 불공정 행위가 아니었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SKT]

협력·ICT 기술로 친환경 캠페인에 앞장서

SKT는 환경 경영에서 ICT 기반의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을 가장 큰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한 추진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선제적 기후변화 대응, 환경경영 시스템 고도화, 친환경 그린 컬쳐 조성이 여기에 포함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가장 대대적인 움직임은 'RE100' 가입이다. SKT는 지난해 SK(주),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SK그룹 계열사들과 함께 국내 최초로 RE100에 가입하는 데 성공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대체하는 친환경 캠페인으로 애플·구글을 비롯해 전세계 20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SKT는 RE100 이행을 위한 첫 걸음으로 지난 2월 한국전력과 '녹색프리미엄' 계약을 체결했다. 녹색프리미엄은 기업이 태양광·풍력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 사용을 인정받기 위해 한국전력에 추가 요금을 지불하고 해당 금액만큼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발급받는 제도다.

SKT는 해당 계약을 통해 연간 44.6GWh의 재생에너지 사용 확인서를 취득했다. 연간 1만6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용량으로, SKT는 확보된 전력을 먼저 자사의 분당·성수 ICT 인프라센터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ICT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경영도 눈에 띈다. 지난해 10월 SKT는 SK렌터카, 전기차 이용자 전용 플랫폼 기업 소프트베리와 전기차 온실가스 감축 효과 관련 실증 사업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SKT는 자사의 혁신적인 ICT 기술을 지원하고 국제표준에 부합하는 감축사업 기획을 맡았다. IoT 전용망을 통해 전기차 운행 정보를 SK렌터카에 전달하고 관련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등의 방식이다.

이외에도 SKT는 지난해 11월 환경부를 포함한 23개 기관·기업과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해빗 에코 얼라이언스는 ICT 기술을 기반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환경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연합체다.

연합체의 첫 작품은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면 이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해피해빗' 앱이다. 실적에 따라 무료 음료 쿠폰 등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스타벅스·달콤·아름다운커피·카페오아시아·카페드림·후니드 등 6곳의 커피 전문점이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3G와 네트워크 장비를 하드웨어 교체 혹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하나의 장비로 통합 운영하는 '싱글랜 기술'을 개발해 전국 78개 시의 기지국과 중계기에 적용을 완료했다. 기존 대비 전력 사용량을 약 53% 절감하는 효과 덕분에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온실가스 저감에 따른 탄소배출권 1117톤을 인정받았고, 올해부터는 매년 약 1만 톤의 탄소배출권을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취약계층, 중소기업 향한 도움의 손길

SKT는 ICT 기술을 활용해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을 가장 주요한 사회적 가치로서 추구해왔다. 이에 따라 ICT 기술을 활용해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청각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요한 택시' 사업, 장애청소년을 위한 코딩 학교 등을 진행했다.

이러한 활동들 덕분에 SKT의 사회적 가치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SKT가 자체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SKT는 지난 2018년 1조7270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2019년에는 1조8709억원으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

지난해 전개한 사회공헌 활동 역시 매우 다양하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초에는 T맵과 T전화를 통해 코로나19 선별진료소 정보를 제공해 시민들이 보다 신속하게 질병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사업에 난항을 겪는 중소상공인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지난해 3월 SKT는 전국 유통망 및 네트워크 협력사에 인센티브·공사 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종합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규모는 총 1130억원에 이른다.

이후 SKT는 해당 프로그램의 규모를 1600억원으로 늘려 협력사의 경영안정을 도모했다. 자사의 빅데이터 기반 문자 마케팅 서비스인 '티딜'을 중소상공인에 무료로 제공해 이들의 마케팅 활동을 돕기도 했다.

[사진=SKT]

특히 독거 어르신의 안전 문제가 사회의 심각한 화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SKT의 AI 스피커인 '누구(NUGU)'를 활용한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는 사회공헌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SKT와 함께 ICT를 활용한 '사회적 가치' 창출 방안을 연구하는 바른ICT연구소가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인 독거 어르신 670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5% 이상이 '누구'를 주 3회 이상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이용 전후로 행복감은 7% 가량 높아진 반면 고독감은 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누구'는 독거 어르신들이 긴급 구조를 요청하면 ICT케어센터의 대응을 거쳐 119를 호출하는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해당 기능을 통해 호흡 곤란, 고혈압 등으로 119 출동이 필요한 23명의 어르신이 긴급구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로 무료급식소 운영이 중단된 상황에 맞춰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배달해주는 '한 끼 나눔 온택트' 프로젝트, 전시 공간이 부족한 예술가를 돕기 위해 사옥을 미디어 아트 갤러리로 전환하는 등의 활동을 개진했다.

수많은 기업들과 ESG 경영 강화 위해 맞손

SKT는 박정호 사장의 주도 하에 AI·탈통신·신사업 등 모든 영역에서의 '초(超)협력'을 강조해왔다. 그 결과 삼성전자·카카오는 물론 해외의 우버·아마존과도 손을 잡고 각 사업에서 점차 성과를 드러내는 중이다.

이러한 기조 하에서 SKT는 ESG 경영 행보에서도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ICT 등 4개 분야에서의 협업을 위해  2019년 10월 전략적 제휴를 맺었던 SKT와 카카오는 지난달 협업의 영역을 AI와 ESG로도 확장시켰다.

양사는 인프라, 데이터, 언어모델 등 전 영역에서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은 물론 ESG 공동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해당 펀드를 통해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ICT 혁신 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돕겠다는 계획이다.

양사의 협업 확대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유영상 SKT MNO사업대표는 “자사와 카카오의 핵심 ICT 자산이 우리 사회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확보하고 그 결과물을 사회 난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SKT는 자사의 우수 비즈니스 파트너사 대표와 임직원 약 400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동반성장 CEO 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 SKT는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기업 '유엔젤', 서비스 품질 검증 기업 '티벨' 등 우수 비즈니스 파트너 175개사와 공정거래협약을 맺었다.

사내 ESG 교육 수요를 가진 비즈니스 파트너사들을 위해서는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로 했다. ESG 교육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액 SKT가 부담하기로 했다.

박정호 SKT 사장. [사진=SKT]

거듭되는 계열사 부당 지원 논란·단통법 위반 사례 등은 '숙제

이처럼 SKT는 ESG 전 분야에 걸쳐 매우 활발한 사업을 진행해왔고, 향후에도 폭넓은 ESG 경영 행보가 기대되는 기업 중 하나이다.

그러나 SKT에게도 '그늘'은 존재한다. 국내 이통3사는 단통법이 제정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단통법을 위반해왔는데, 이 중 SKT는 가장 많은 적발 건수와 가장 큰 과징금 규모를 기록했다. 이통사별로는 SKT와 LGU+가 각각 10건, KT가 8건이다.

단통법 위반으로 인한 이통3사의 과징금 총액은 138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SKT가 706억원으로 51%를 차지했다. LGU+가 369억원(27%), KT가 308억원(22%)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 2월에는 IPTV 상품을 결합 판매하면서 SK브로드밴드가 내야 할 수수료를 대신 부담한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32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SKT는 이동통신, 초고속 인터넷 상품과 IPTV 상품을 결합 판매하는 과정에서 2016년부터 4년간 SK브로드밴드가 대리점에 지급해야 할 판매수수료 199억 9200만원을 대신 지급했다.

이달 KCGS는 위의 사례를 반영해 SKT의 ESG 평가 통합등급을 A+에서 A로 한 단계 낮췄다. KCGS의 평가 단계 중 사실상 최상위에 해당하는 A+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점은 SKT 입장에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SKT를 둘러싼 잡음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달 공정위는 SKT가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을 운영하는 계열사 로엔엔터인먼트(현 카카오M부당지)를 부당지원한 혐의에 관한 심사보고서를 SKT에 보냈다.

공정위는 과거 스마트폰 요금 상품을 멜론 등의 서비스와 결합해 판매했던 SKT가 당시 로엔엔터테인먼트로부터 받는 수수료를 적게 산정하는 방식으로 계열사를 키워줬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위원장 등으로 구성된 전원회의에서 SKT에 대한 제재 수준을 결정할 전망이다. 구체적인 사안이 드러나면 SKT는 또 한번 ESG 평가가 하락하는 수모를 겪을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SKT 관계자는 "부당지원 건은 법적인 해석이 여전히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공정위에서도 과징금 부과 당시 사익편취 자사가 사익편취 의도는 없었다고 발언한 만큼, 불공정행위가 아니었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의 ESG 평가는 이러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기보단 과징금에 대해서만 반영된 것이라 유감스러운 상황"이라며 "ESG 경영에 만전을 기해온 기업으로서 ESG 평가가 원상복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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