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 세계가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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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 세계가 조용해졌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4.0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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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동 제한과 자가격리 등으로 소음 급감해
지구가 조용해졌다. 식당이 문을 닫고 여행 금지가 내려진 브뤼셀 거리에 인적이 없다. [사진=네이처/Jonathan Raa/NurPhoto via Getty]
지구가 조용해졌다. 식당이 문을 닫고 여행 금지가 내려진 브뤼셀 거리에 인적이 없다. [사진=네이처/Jonathan Raa/NurPhoto via Getty]

“왜 이렇게 조용하지?”

최근 몇몇 사람들은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예전보다 소음이 훨씬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가 확산하면서 교통량, 이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과학적 데이터도 이런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국제과학 저널 네이처 지는 3월 31일(현지 시각)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병은 전 세계 시민 삶과 경제에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려는 노력은 지구 자체가 조금 덜 움직이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동을 제한하고 여행 금지 등의 봉쇄 조처하면서 ‘지구가 조용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구 과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수치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지구 과학자들은 교통 네트워크 등 인간 활동이 갑작스럽게 중단된 결과로 풀이하고 있다. 지진 소음(지각의 진동에 따라 들리는 ‘윙윙’ 같은 소리)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같은 ‘조용한 지구’는 작은 지진을 탐지하고 화산 활동 등을 감시하는데 예전보다 훨씬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토마스 르코크(Thomas Lecocq) 벨기에 브뤼셀 왕립천문대 지진 학자는  “지진과 같은 자연 현상이 지구의 지각을 움직이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움직이는 차량과 산업 기계로 인한 진동도 마찬가지”라며 “하나하나 작은 소리는 별 영향이 없을 수 있는데 작은 소음이 결합해 함께 발생하면 같은 주파수에서 일어나는 지진 등 자연 현상에 대한 다른 신호를 감지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는 실제 브뤼셀에서 관련 데이터로도 확인됐다. 관측소 지진계 데이터를 보면 브뤼셀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는 조치로 이동 제한 등이 내려지면서 인간이 발생시키는 지진 소음이 약 3분의 1 정도 감소했다고 르코크 박사는 분석했다. 지난 3월 14일부터 브뤼셀에서는 학교, 식당과 기타 공공장소를 폐쇄했다. 3월 18일부터 모든 비필수 여행을 금지하는 조처가 내려졌다. 이때 소음이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인위적 소음이 감소하면서 관측소 장비의 감도가 향상됐다. 소음과 같은 고주파수 범위에서 파도를 감지하는 기능이 높아졌다. 르코크 박사는 “지진계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현재 벨기에는 정말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워싱턴 DC에 있는 IRIS(Incorporated Research Institutions of Seismology) 앤디 프라세토(Andy Frassetto) 지진 학자는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도시 봉쇄와 이동 제한이 계속되면 앞으로 전 세계 도시 기반 탐지기 감지 능력이 평소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세토 박사는 “인간 활동에 따른 소음이 줄어들면서 보통 때는 감지하지 못했던 작은 신호까지 감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소음 감소는 지진 학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르코크 박사는 “사람이 발생시키는 소음이 감소하면 비슷한 주파수에서 자연파에 대한 검출기의 감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현상은 브뤼셀에서만 관찰되는 것은 아니었다.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 (Californ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셀레스트 라베즈(Celeste Labedz) 지구물리학 대학원생도 로스앤젤레스 한 관측소에서 비슷한 소음 감소를 발견했다며 자신의 사회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전 세계 시민들이 어두운 침묵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전 세계 시민들에게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벨기에 왕립천문대에서 확인된 소음 감소. 학교가 문을 닫고 이동 제한이 내려진 시기에 소음이 급감했다. [자료=Royal Observatory of Belgium]
벨기에 왕립천문대에서 확인된 소음 감소. 학교가 문을 닫고 이동 제한이 내려진 시기에 소음이 급감했다. [자료=Royal Observatory of Belgium]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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