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물질 불안감…‘표준 측정법’으로 없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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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물질 불안감…‘표준 측정법’으로 없앤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3.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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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연 ’안전측정기술‘, 국제표준으로 승인
KRISS 나노 안전성 기술지원센터 연구팀. 김재석 선임연구원, 허민범 선임연구원, 곽민정 선임기술원, 이태걸 센터장(왼쪽부터). [사진=KRISS]
KRISS 나노 안전성 기술지원센터 연구팀. 김재석 선임연구원, 허민범 선임연구원, 곽민정 선임기술원, 이태걸 센터장(왼쪽부터). [사진=KRISS]

최근 나노물질을 포함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안전성에 있다.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 제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박현민)이 일상생활에 밀접한 나노물질들의 안전측정기술을 제안, 국제표준으로 승인됐다. KRISS 나노 안전성 기술지원센터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공동 제안한 ‘나노물질의 광촉매활성 측정법’이 나노기술 국제표준(ISO/TC 229)에 채택됐다. 정확한 사용법을 알아야 안전성이 보장되는 나노물질의 잠재적 불안요소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산화아연, 이산화티타늄, 탄소나노튜브 등 광촉매 활성을 가지는 나노물질은 자외선과 반응하면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를 형성한다. 활성산소는 산소 원자를 포함하고 화학적 반응성을 띠는데 사람을 비롯한 생물체 내에 생성돼 강한 산화력으로 생체조직을 공격하고 세포를 손상시킨다.

산화아연, 이산화티타늄 등은 산업현장은 물론 자외선차단제 등 화장품의 필수 원료로도 널리 사용되는 나노물질이다. 범용성이 점점 커지는 나노물질을 안심하고 사용하려면 믿을만한 측정을 바탕으로 품질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광촉매 활성과 관련된 기존의 표준문서(ISO 10676, 10678)의 경우, 코팅 표면에서의 광촉매 활성을 측정할 뿐 나노물질에는 직접적 적용이 불가능하다는 명확한 한계점이 존재했다.

KRISS와 NIST 공동연구팀이 제안해 국제표준으로 승인된 ISO 20814 문서는 나노물질이 물에 분산된 상태에서 광촉매 활성 정도를 측정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분석 방법을 제공한다. 이번 기술은 사람의 체내에도 존재하는 NADH(신호를 전달하거나 에너지를 만드는 기본물질)가 산화되는 정도를 통해 광촉매 활성을 확인한다. NADH는 생체적합성이 높아 활용범위가 다양하며, 기존의 시험법과 달리 적은 양의 표본으로 짧은 시간 내에 시험이 가능하다.

나노물질 또는 제품에 대한 불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나노입자들이 정말 안전한지 평가할 수 있는 표준이 없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표준은 국제적으로 합의를 이룬 기술이 담보될 때만 가능하다. 이번 기술을 통해 새롭게 제정된 국제표준안은 KRISS의 기술을 중심으로 나노 안전성의 표준을 선도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나노 안전성 기술지원센터에서는 이번 성과에 이어 나노물질의 광촉매 활성으로 인한 세포 내 독성 측정법, 액체 내 나노입자 크기와 측정기술 표준화 등 생활과 더욱 밀접한 후속 연구를 수행함으로써 나노 안전성 분야의 글로벌 표준 연구를 본격 주도할 계획이다.

KRISS 이태걸 부원장은 “나노 안전성 평가에 필요한 표준측정기술과 광범위한 국제협력을 통해 얻은 뜻깊은 결과”라며 “나노물질은 각종 산업과 사회 곳곳에 필요한데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만큼, 모두가 안심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 나노 안전망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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