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기후위기, 티핑 포인트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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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기후위기, 티핑 포인트 지났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2.04 17: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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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즉각적 국제 행동 있어야”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평균 온도는 상승하고 북극 해빙과 남극 빙하는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기후변화가 '극적 전환점'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사진=NASA]
이산화탄소 농도와 지구 평균 온도는 상승하고 북극 해빙과 남극 빙하는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기후변화가 '극적 전환점'을 넘어섰다고 진단했다.[사진=NASA]

기후변화는 지금 어느 지점에 와 있는 것일까. 기후는 한순간에 변하지 않는다. 서서히 변하면서 어느 때가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맞는다. 기후변화 관련 과학자들은 현재 지구촌 기후변화는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s, 극적 전환점)’를 가로질렀다고 판단했다. 양동이에 물방울이 하나씩 떨어질 때는 아직 양동이에 물은 넘치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한 방울씩 떨어진 물은 마침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양동이를 가득 채운다. 이어 한 방울의 물이 떨어지면 양동이 물은 넘친다. 21세기 기후변화는 지금 양동이에 물이 가득 찼고 비극적 상황으로 물이 넘치는 상황에 빠져 있다는 진단이다.

최근 영국의 가디언지는 ‘기후 비상, 세계는 티핑 포인트를 지났다’는 기사를 실었다. 기후변화가 멈출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디언지는 기후변화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진단과 해석을 담았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지금 지구는 기후위기 비상 상황에 부닥쳐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지구가 섭씨 5도 정도 가열됐을 때 티핑 포인트가 올 것으로 봤는데 최근 여러 증거는 1~2도 상승하더라도 가능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미 지구는 산업화 이전보다 1도 이상 상승했고 온도는 멈추지 않고 계속 상승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구를 가열시키는 온실가스가 줄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구가 가열되면서 영구 동토층의 메탄 등이 뿜어져 나오면 지구 가열화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기후변화와 관련된 내용을 기고한 연구자들은 “지구는 위기에 처해있다”며 “즉각적 국제적 행동이 요구된다”고 제시했다. 말로만 그칠 게 아니라 직접적 행동에 나서라고 경고했다.

팀 렌튼(Tim Lenton) 엑스터대학 교수는 “기후시스템이 현재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단순히 넘길 게 아니라 위기관리시스템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필 윌리엄슨(Phil Williamson) 이스트앵글리아대학 교수도 “우리는 이미 지구 기후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북극의 해빙(바다 얼음)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고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도 그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지구 가열화가 가져온 결과물이다. 이는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해안에 있는 도시들과 섬들은 조금씩 잠긴다. 자신의 터전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1970년 이후 아마존 열대우림은 그 규모가 17% 줄어든 것으로 진단됐다. 벌목과 개발 등으로 아마존은 최근 대형 산불까지 발생해 큰 피해를 본 바 있다.

북극의 해빙이 줄어들면서 햇빛을 반사하는 얼음보다 흡수하는 바닷물 영역이 증가하는 것도 큰 위험 중 하나이다. 이는 북극 기후변화가 더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햇빛을 더 많이 흡수하면서 북극 해빙은 갈수록 그 규모가 축소되는 ‘악순환’에 빠져들기 때문이다. 북극이 다른 지역보다 지구 가열화가 더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이다.

렌튼 교수는 다시 한번 “기후위기는 이제 더는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며 “미래 세대들에게 그 위기를 물려줄 수는 없고 전 세계가 즉각적 기후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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