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세 청년사업가의 '눈물'겨운 호소문 전문..."대기업 하청사 갑질에...가족들도 다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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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세 청년사업가의 '눈물'겨운 호소문 전문..."대기업 하청사 갑질에...가족들도 다 죽습니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10.2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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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들의 괴로움을 해소시켜주시겠다던 김상조 위원장의 취임 약속은 어디 갔나?"

"언제 결론이 나는지 재촉이라도 자주하게 되면, (공정위) 조사관의 심기를 건들여 괜히 부정적인 인상만 줄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채권자들의 독촉전화들은 빗발치고 하루하루가 지옥입니다"

27세 청년사업가 정현명 (주)다우테코 대표가 보내온 호소문의 한 구절이다. 녹색경제신문은 지난 17일, 정 대표의 사연을 인터뷰 기사 <2대에 걸친 'LG 하청업체 갑질'에도 공정위는 '수수방관'...청년사업가 정현명 다우테코 대표>로 내보낸 바 있다.  

정 대표는 당시 "결혼하기로 한 여자친구와도 이번 일로 헤어져 이제 꿈도 못꿉니다. 3포세대(직장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로서 눈물이 납니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정 대표는 "LG화학의 1차 하청업체이자 중견기업인 (주)디에이테크놀로지로부터 약 20억원 가량의 하도급 대금을 받지못하는 '갑질'을 당해 현재 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을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달라"고 말했다.

특히 정 대표는 "회사 내에 있던 PC들이 전부 압류처리 되는 바람에, 핸드폰으로 한자한자 적습니다. 제 나이 27살에 대금 빚이 15억이다"며 "아버지께서도 20년 가까이 같은 사업을 이어오시다, 대기업 갑질로 부도가 나고, 제 미래를 담보 삼아 군대 전역 직후, 제가 대표이사로서 일을 해왔는데 같은 일이 또 벌어진데 대해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난다"고 간절함을 알렸다.

정 대표는 아버지가 20년간 운영하던 회사가 대기업 갑질로 부도난 데 이어 자신도 하도급 갑질로 도산 위기에 처했다는 것. 아버지와 아들, 2대에 걸친 '기구한 운명'의 갑질 피해인 셈이다. 

이번에 정 대표가 보내온 호소문은 이미 정의당 추혜선 의원에게 보낸 내용이다. 추 의원이 주최한 ‘대기업 갑질피해 증언대회’에서도 일부 밝힌 바 있다.  

27세 청년사업가 정현명 (주)다우테코 대표가 '갑질 피해'에 대한 호소문을 보내왔다. 정 대표는 추혜선 의원이 주최한 '대기업 갑질 피해 증언대회'에도 나선 바 있으나 여전히 사회의 무관심 속에 도산 위기에 처했다.

최근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100만 청원에 나서며 청년들이 분노하는 것은 자신의 처지와 감정이입이 되는 상황이 작용하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 사회가 약자인 청년들의 미래를 어느 곳에서도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한 때문일 수 있다. 

정 대표의 호소문 전문을 싣기로 한다.

 

[전문] 정현명 다우테코 대표의 호소문

다우테코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코스닥 상장사인 ㈜디에이테크놀로지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1년째 분쟁조정 중에 있습니다.

㈜디에이테크놀로지에 대해 저희는, 크게 14차례 있었던 추가 사양과, 설계 변경 등에 대한 하도급 서면 미발급과, 턴키 계약을 가장하여 모든 비용을 수급업자에게 부담시키는 약정, 부당위탁 취소, 계약이행보증보험 청구를 통한 보복행위에 대해 주장하고 입증하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존재하는 계약서상으로도 미지급된 대금과, 사양변경에 의한 추가금액을 합하면 최소 15억 정도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피해금액은 점점 늘어나고 있고, 지금 저희 다우테코는 자금 순환이 막혀 도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다우테코에는 제 지분 23퍼센트가 있습니다. 나머지 77퍼센트는 ㈜디에이테크놀로지 대표 박명관, 박명관 처 황미순, 박명관의 중학교 동창이자, ㈜다우테코 전신인 ㈜글로맥 사장 겸 합병 이후 다우테코 전무로 근무했던 한동운, 디에이테크놀로지 부사장 정영태, 디에이테크놀로지 연구소 전무 김해주, 디에이테크놀로지 사업부 이사 장인성, 디에이테크놀로지 관리팀 박윤석 외 2 명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글로맥은, 디에이테크놀로지의 박명관, 황미순, 정영태 등의 인원이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자회사 개념으로 설립한 회사입니다. 글로맥의 대표로 있던, 디에이테크놀로지 대표 박명관의 초등학교 동창 한동운 사장은 은행 상무 출신으로, 기계설비에 대한 경험 부족에 자본금마저 손실을 입게 된 이 후, 디에이테크놀로지 박명관의 제안으로 자동화기계설비제작에 약 20년의 경력과 기술을 가지고 있던 저희 다우테코와 흡수합병을 진행하게 됩니다.

디에이테크놀로지가 본인들을 소개하길, LG화학 최우수 협력사이며, 2차전지 설비를 제작하는 업체 중, 국내 톱 3 기업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합니다. 2차전지의 밝은 시장성에 넘쳐나는 일감을 나누고, 합병 이후 매출이 올라가면, 상장까지 해서 서로 윈윈해보자는 말은 결국은 감언이설이였던 것일까 지금도 의문입니다. 본인들이 지분까지 소유하고 있는 회사에, 이렇게까지 벼랑 끝으로 내몰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일이 이 지경까지 된 이 후에, 본인 지분을 처분하고 싶다며 지분에 대한 돈을 돌려달라는 디에이테크놀로지 부사장 정영태 메일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합병당시 -400만원의 재무상태와 몇 사무기자재를 합친 인수합병과정 속에서 뭘 돌려달라는 건지 이해가 가질 않았고, 무슨 생각으로 그런 메일을 보냈는지는 모르겠으나, 상황이 이 지경이라 힘들다 답변을 보내니 그 이후로 아무 연락이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희 ㈜다우테코는 자회사, ㈜디에이테크놀로지는 모회사 격인 셈인데, 이런 불공정 하도급 행위에 대해 저는 심히 유감이고, 2017년 9월. 소송에 필요한 돈이 없어 민사소송을 진행하지 못하고, 유일하게 해결을 위한 호소할 수 있었던 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를 해보고자, 산하 기관 공정거래조정원에, 사건 접수를 하게 되었고, 2개월간 조정원에 있던 사건은 디에이테크놀로지의 조정의사 없음으로 결론이 나와, 2017년 11월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첩이 되어 여태까지 해결이 되지 않고,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언론사는 대기업 관련 사건도 아니고, 이런 중견기업 대 중소기업에 대한 일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정말 공정거래위원회 김상조 위원장님뿐만 아니라, 현 정부 정치인들, 그리고 국민들께서 제발 알아주셨으면 하는 것이, 대기업 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어줍지 않게 중견기업이랍시고, 대기업들한테 배워먹은 나쁜 관행들을 하도급 업체에게 고스란히 내리갈굼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 일도 아닙니다.

공정거래조정원도 도대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입니다. 내규에 따르면, 피신고인이 조정의사가 없으면 그냥 불발이 나고, 신고인은 하루가 멀다하고 오늘내일 하고 있는데, 괜한 시간낭비만 되는 기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차라리 그 인력을, 날마다 사건은 쏟아지는데 처리 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배속시키는 것이 어떤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사건이 어떻게 진행이되고있다거나, 언제 결론이 나는지 재촉이라도 자주하게 되면, 조사관의 심기를 건들여 괜히 부정적인 인상만 줄까봐 그러지도 못하고, 채권자들의 독촉전화들은 빗발치고 하루하루가 지옥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결론이 나와도, 조정이라는 처분이 나오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다시 해야하는 비효율적인 소모전을 계속 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저희는 디에이테크놀로지가 과태료처분을 받든, 과징금 처분을 받던 관심이 없고, 저희는 저희가 받아야 될 정당한 대금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정말 그 돈 없으면 저희 가족 다 죽습니다. 저희 가족뿐만이 아니라, 저희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시는 저희 하청업체 분들의 가족들도 다 죽습니다.

저희 같은 피해 받는 사람들만 없어져도, 문재인 정부가 가지고 있는 과업인 일자리 문제는 해결되고도 남았을 것입니다. 왜 사람들이 중소기업 안 가고, 대기업만 찾습니까, 대우가 달라서 입니다. 연봉이나, 복지혜택 등 많이 차이가 납니다. 중소기업도 똑같이 공정하게 대우받고, 서로 동반성장 할 수 있는 뒷받침만 있다면, 일자리 문제 아무 것도 아닐 것입니다.

적폐청산, 갑질근절을 강조하고 있는데, 아직도 이런 행위와 관행들이 반복되고 있으면서 나라 경제와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을 괴롭히고 있고, 을들의 괴로움을 해소시켜주시겠다던 김상조 위원장님의 취임 약속은 각종 언론들 통해 접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런 애로사항들이 먼저 해결이 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애초에 처음부터 제도적인 부분들을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하도급 갑질 뿌리 못 뽑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요. 하지만, 언제까지 삼성, 엘지, 에스케이 같은 대기업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향후에도 얼마든지 기존의 대기업처럼 성장할 수 있는 중소기업, 작은 스타트업들이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그들의 성장 발판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고, 이는 결국 한국 경제의 암담한 미래와도 직결 된다는 점을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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