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볼빙 등 대출성 상품 운영 비중 확대로 연체 리스크 가중 전망
고금리 기조로 이자 비용 부담이 확대된 만큼 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국내 전업카드사들의 연체액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신한·KB국민·삼성·우리·하나카드 등 5개 카드사 자산 중 한 달 이상 상환이 밀린 연체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조56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연체액은 5378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6.2% 증가했다.
KB국민카드과 삼성카드는 각각 3220억원, 2763억원으로 52.5%, 53.2%나 급증했다.
우리카드도 2219억원으로, 하나카드는 2063억원으로 각각 64.6%와 164.5%씩 늘었다.
아울러 지난해 10월 말 해도 1% 미만에 불과했던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올 들어 1%대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해당 카드사들의 여신 대비 연체액 비율은 평균 1.33%로 전년 동기 대비 0.53%p나 뛰었다.
연체율이 높은 카드사를 보면 ▲하나은행(1.66%) ▲우리카드(1.36%) ▲신한카드(1.35%) ▲KB국민카드(1.22%) ▲삼성카드(1.06%) 순이었다.
문제는 카드업계 연체율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카드사들은 민간 소비 둔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 요인으로 본업인 신용판매 수익성이 위축되자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출성 상품 운영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가 취급한 총 대출(리볼빙·현금서비스·카드론) 잔액은 49조4529억원으로 직전분기(48조4472억원) 대비 1조57억원 증가했다.
그 중 리볼빙 잔액은 7조502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리볼빙 잔액 중 상당수가 저신용 또는 다중 채무자인 데다, 리볼빙 등 카드 대출 상품 금리가 법정최고 금리인 20%에 육박하고 있어 카드업계의 연체 리스크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조달금리 비용 증가에 충당금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어 카드업계의 연체 지표가 단기간 내 개선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수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