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소형 거래소에 손 내밀까
소형 코인거래소들의 약진이 돋보이고 있다. 업비트와 빗썸 등 대형 거래소들이 사법 리스크로 인해 시름하고 있는 틈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소형 거래소들이 실명계좌 발급만 이뤄낸다면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나라 소인 코인거래소들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면서도 "소형 거래소의 성장을 막고 있던 실명계좌 발급이 분위기 반전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가상자산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Virtual asset eXchange Association, 이하 VXA)는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이하 실명계좌)을 제공하고 있는 5개 은행에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실사 요청 공문을 전달했다.
VXA는 에이프로코리아(에이프로빗), 오션스(프로비트), 차일들리(BTX), 포블게이트, 피어테크(지닥), 플랫타이엑스(플랫타익스체인지), 한국디지털거래소(플라이빗), 후오비(하이블록) 등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대표들이 상호협력을 위해 지난 1월 결성한 협의체다.
소형 거래소가 그동안 대형 거래소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이유는 실명계좌다.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 발급을 받지 못해 많은 고객들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형 거래소들이 사법 리스크를 겪고 있는 동안에도 소형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부재로 인해 고객 수를 크게 늘릴 수 없었다.
대형 거래소들이 현재 각종 리스크를 겪고 있어 투자자들이 주 거래소를 옮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형 거래소에도 승산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는 소형 거래소와의 협업을 이뤄내는 데 부담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소형 거래소의 경우 작은 이슈에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 은행에 불똥이 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최근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은행이 소형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내줄 것이라고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들도 있다. 대형 거래소들이 위기를 겪고 있어 대안으로 소형 거래소를 고려할 것이라는 의견도 뒤를 따른다.
한편 검찰은 '위믹스 사기' 논란과 관련해 업비트·빗썸·코인원을 최근 압수수색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거래소는 '상장피'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대형 거래소들이 수사를 받고 있더라도 실명계좌 발급을 유지하는 한 점유율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소형 거래소들이 실명계좌 발급에 해낸다면 거래소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