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베트남으로 아이패드 생산거점 이전 … “중국 리스크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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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베트남으로 아이패드 생산거점 이전 … “중국 리스크 대응한다”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02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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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급망 다변화·정치 리스크 관리 차원 … “상하이 봉쇄 여파”
- 바이든 美 행정부의 대중 정책과도 연관
- 베트남 현지 업체들보다 기존 업체들 이전 지원하는 방향 검토
- 낙수효과 크지 않겠지만 현지 제조업 고용은 늘어날 듯
중국 현지의 애플스토어 [사진 제공=애플]
중국 현지의 애플스토어 [사진 제공=애플]

애플이 아이패드 생산거점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한다. 정치적 문제와 공급망 이슈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한편 기존 업체들의 이전을 지원하고 협력 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베트남 현지의 낙수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는 현지 시각 2일 애플의 아이패드 생산거점 이전 소식을 보도했다. 매체는 그동안 악화일로의 미중 관계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 대부분의 제품들을 중국에서 생산해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2020년 무선 이어폰인 ‘에어팟’ 라인업을 베트남에서 생산하게 되면서 이같은 흐름에 균열이 생겼다.

현재 아이패드의 부품 공급업체들은 조립생산 공장에 인접한 중국 지역에 집중적으로 입지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패드의 생산기지를 옮기는 것은 애플 입장에서 상당히 과감한 조치로 해석된다. 아이패드는 애플이 생산하는 제품들 중 고가의 제품군에 속하는 데다 최근 가격이 계속해서 인상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 전 세계 태블릿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애플의 대표 상품이기도 하다.

애플이 결단을 내린 데는 정치적 변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Bloomberg) 등 외신들은 보도했다. 미국 상무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제재 대상에 중국 기업들을 추가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고, 미 당국은 중국 측의 제재 위반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사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관계의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양측의 갈등이 심화될 조짐만 보이고 있는 것이다.

상하이발 공급망 문제도 결정적이었다. 상하이 당국은 2개월에 걸친 엄격한 봉쇄를 완화할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인근 제조업체들의 공장이 폐쇄됐던 여파는 한참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기본적인 부품들 역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공급망 이슈가 쉽게 끝나지 않으리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한편 베트남 현지의 ‘낙수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전했다. 중국에서 애플 제품을 생산해왔던 업체들이 가장 큰 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의 비야디(BYD), 대만의 혼하이그룹(폭스콘), 한국의 LG디스플레이, 일본의 무라타 등 기존 공급 업체들 역시 최우선적인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제조업 분야의 고용 창출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트남의 평균 연소득이 2020년 기준 2800달러에 불과한 데 반해 중국 제조업 분야의 노동자들은 연 10400달러(세계은행 추산)를 벌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베트남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는 셈이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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