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파운드리 최호조 속 불꽃 튀는 경쟁...관건은 “8인치 설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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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파운드리 최호조 속 불꽃 튀는 경쟁...관건은 “8인치 설비 확보”
  • 고명훈 기자
  • 승인 2021.07.08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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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IT기기 수요 늘면서 다품종 소량 생산 능력·가성비 좋은 8인치 파운드리 인기 급물살
-SK하이닉스·DB하이텍 등 국내 반도체 제조업,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 확대 경쟁적 추진
-SK, 키파운드리 완전 인수 추진 및 중국 시장 공략...DB는 생산 장비 교체 및 라인업 확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글로벌 시장의 초호황기를 맞아 국내 파운드리 업계 가동률이 1년가까이 기다려야될 정도로 이른바 '초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8인치 설비 확보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가장 이익률을 높이면서도 수요가 가장 탄탄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 국내 유수의 파운드리 기업들이 8인치 설비투자 경쟁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고성능 IT기기의 수요가 늘면서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하고 비용도 적게 드는 8인치 파운드리의 장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라며, “국내 파운드리 업체 역시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전략을 짜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이후 12인치 파운드리가 등장하면서 더는 설 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8인치 파운드리 업체가 최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8인치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되는 반도체는 스마트폰 카페라 모듈에 들어가는 이미지센서(CIS)나 지문인식 센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인데, 이들은 메모리반도체처럼 대량의 칩이 필요하지 않고 대신 첨단공정 기반의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고성능 기반의 IT 기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품종 소량 생산에 적합한 8인치 파운드리가 있는데, 굳이 비용을 많이 들이면서까지 대량 생산 능력에 맞춰진 12인치 파운드리를 취급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업계에서 내린 판단이다.

8인치 파운드리 반도체 자체의 가격이 크게 뛰었다. 12인치 파운드리가 들어선 이후 8인치 파운드리 제조 공정에 필요한 핵심 설비들이 단종돼 신규 설비 확보의 여건이 부족해지다 보니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고 있는 탓이다.

8인치 웨이퍼 반도체 시장의 성장 전망까지 아주 밝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자료에 따르면 8인치 웨이퍼 반도체 생산은 2015년 500만 장에서 지속적으로 늘어 2022년 650만 장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DB하이텍, 8인치 파우드리 생산 능력 확대 방안 펼쳐

[사진=(위)SK하이닉스, (아래)DB하이텍]
[사진=(위)SK하이닉스, (아래)DB하이텍]

국내 반도체 제조 업계에서도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정부 역시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며 기업들의 반도체 공급 기반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가운데 국내 대표 기업 SK하이닉스와 DB하이텍 등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8인치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8인치 파운드리 수요 시장이 커지면서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최근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라며, “이에 SK하이닉스는 케파(월별 생산량)를 확대하는 방안과 합병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을 전년 대비 9000장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케파가 잘 나올 수 있도록 생산 라인업을 교체하는 등 노력을 통해 매달 케파를 조금씩 늘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맡은 SK하이닉스의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8인치 파운드리 생산량 확대를 위해 선택한 가장 직관적인 방법은 인수 합병(M&A)이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8인치 파운드리 특화 기업인 키파운드리에 협상 의사를 밝히고 현재 완전 인수 방안을 추진 중이다.

LG반도체가 모체인 키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가 간접 투자로 지분을 갖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 전문 기업이다. 정부의 반도체 육성 전략에 발맞춰 간접 투자한 지 1년 만에 매각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IC 관계자는 “키파운드리 합병은 8인치 파운드리 케파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옵션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방안”이라며, “가장 직관적이고 쉬운 방법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청주에 있던 M8 공장을 중국 우시로 옮기고 있다. 현재 청주에는 설비 장비만 남아있는 상황이며 우시 공장은 작년 12월부터 일부 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0개 이상의 팹리스 기업이 있는 중국 시장에서 8인치 파운드리 반도체의 수요를 적기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경기도 부천과 충청북도 음성 두 곳에 파운드리 제조 공장을 운영 중인 DB하이텍은 ‘생산성 향상 활동’ 방안을 기업 지침으로 내세워 본격적인 8인치 파운드리 생산 능력 확대에 나섰다.

생산성 향상 활동은 보완 투자 방식의 개념으로, 기존 생산 장비 중 월별 생산량이 잘 나오지 않는 장비를 교체하고 생산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라인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한다.

DB하이텍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기업이 운영 중인 두 공장에서 생산한 8인치 파운드리의 생산량은 총 12만 9000장에 이르며, 생산성 향상 활동을 통해 9000장을 늘림으로써 올해 말까지 13만 8000장을 생산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했다.

공장 증설 가능성과 관련한 소문도 돌고 있지만 이에 대해 DB하이텍 관계자는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양사는 8인치 파운드리 인재 영입전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8인치 파운드리 업체에서 5년 이상 근무한 경력직을 대상으로 채용 공고를 냈으며 DB하이텍 역시 파운드리 공정 또는 마케팅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인재를 발굴하는 중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SK그룹은 최근 채용 방식을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꿨다. 파운드리 인력이 필요할 때 즉시 공고를 내서 채용할 수 있으므로 인력 충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DB하이텍 관계자는 “기존 채용 방식과 더불어 최근 인사팀 쪽에서 각 실험실과 연계해 파운드리 인재를 영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고명훈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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