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전망 밝은' LG화학 사업군...LG엔솔 독립해도 친환경·바이오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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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전망 밝은' LG화학 사업군...LG엔솔 독립해도 친환경·바이오로 '승부수'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4.2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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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분사 우려 있었지만 주가 굳건...타 사업부에 대한 관심 높아져
석유화학 사업부문 친환경 전환 노력...친환경 소재 인증획득과 제품 개발 활발
첨단사업 소재 부문 핵심은 양극재 등 전기차 소재 사업...투자 강화 중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 이후에도 친환경 소재, 바이오 사업 등으로 승부수를 던진다. 미래 성장세가 기대되는 배터리 사업 부문이 떨어져 나가는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나머지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 등의 포트폴리오가 건실해 향후 전망이 밝다는 평가다. 

LG화학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분사했지만 계속 양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첨단사업 부문에서 지속하고 있다"며 "바이오, 제약 등의 생명과학 사업부문 강화와 석유화학 사업의 친환경화 등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엔솔 분사 우려 있었지만 주가 굳건...타 사업부에 대한 관심 높아져

LG에너지솔루션 본사.

LG그룹은 지난해 12월 LG화학에서 배터리 부문만 분사해 LG에너지솔루션을 설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로 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내 상장을 앞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분사 이후 LG화학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배터리 사업부문이 LG화학의 핵심이자 미래로 평가됐었는데 이 부분만 떨어져 나가자 LG화학의 기업가치가 대폭 떨어질 것이란 우려감이 제기됐다. 

하지만 분사 이후에도 LG화학의 주가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의 22일 오전 주가는 87만9000원 수준이다. 지난해 3월 코로나가 터진 후 30만원 대를 기록한 점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올해 1~2월 90~100만원대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주가가 떨어졌지만 국내 시가총액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에너지솔루션 분사로 인해 그간 배터리사업에 가려졌던 다른 사업 부문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화학은 배터리 부문인 전지 사업부문을 빼면 석유화학, 첨단소재, 생명과학 사업 등 세가지가 남는다.

석유화학부문은 LG화학의 주요 수익원으로써 친환경을 바탕으로 한 체질 개선이 진행 중이고, 제약과 바이오 중심의 생명과학 부분, 배터리 소재 공급이 중심인 첨단소재 사업부는 미래 성장성이 기대되고 있다. 

생명과학 부문, 제약 바이오로 도약 준비

LG화학이 개발한 국내 첫 DPP-4억제제 '제미글로'
LG화학이 개발한 국내 첫 DPP-4억제제 '제미글로'

특히 기대감이 큰 사업부문은 생명과학 부문이다.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부문은 항암, 면역질환, 대사질환 신약개발에 R&D 역량을 집중, 임상단계에 진입한 신약 후보물질 7개를 보유하고 있다. 전임상단계에 들어선 후보물질까지 합하면 15개 이상이다. 

비만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고, 비알콜성 간염(NASH) 치료제도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올해는 통풍치료제 미국 임상 2상이 마무리되고, 퇴행성 관절염과 대사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이 새롭게 임상 1상에 추가 진입할 예정이다. 

LG화학은 2016년 LG생명과학의 흡수합병 이후 꾸준한 인력 충원과 R&D 비용 확대 등으로 도약을 위한 발판을 다져놨다. 손지웅 사장을 필두로 화이자 본사 혁신제약사업부문 아시아 클러스터 대표 출신 이동수 전무, 리제네론 출신 홍성원 상무, 미국 FDA 심사관 이지은 수석연구위원, 고려대 약대 교수 곽영신 수석연구위원 등을 영입했다. 

R&D 투자 규모는 합병 전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외부 파이프라인을 들여오는 오픈이노베이션에도 집중했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2개 이상의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다. 

생명과학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약 6600억원 수준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2% 대에 불과하다. 올해 매출 목표는 7500억원으로 10% 가까이 매출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 신약 최초로 1000억원 매출을 달성한 당뇨 신약 ‘제미글로’의 견조한 판매가 지속되고 있고, 올해 신제품 유폴리오(소아마비 백신)의 유니세프 공급을 개시한다. 아달리무맙 BS MA(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유셉트(엔브렐 바이오시밀러)’도 일본 시장에 출시됐다. 

석유화학 사업부문 친환경 전환 노력...친환경 소재 인증획득과 제품 개발 활발

4월 13일부터 16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중국 '차이나플라스 2021' LG화학 부스 현장.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 부문을 친환경을 변모시키는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석유화학은 탄소배출이 많은 분야인데 전세계적으로 ESG가 화두이고 전통적인 석유화학 사업에서 변화하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친환경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사업부문은 LG화학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석유화학 사업의 매출은 1조 3728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45.6%를 차지했다. 

최근 LG화학은 기저귀, IT·가전제품, 자동차 소재 등에 사용되는 9종의 제품에 대해 국내 최초로 친환경 국제인증을 받았다. LG화학은 SAP(고흡수성수지)와 PO(폴리올레핀), PC(폴리카보네이트) 컴파운드 등 총 9개의 식물성 원료 기반 바이오 제품에 대해 인증을 받았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바이오디젤 기업인 핀란드 '네스테'(Neste)와 전략적 파트너십(MOU)을 체결하고 친환경 제품 생산에 필요한 바이오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회사는 오는 6월부터 여수·익산공장에서 네스테의 바이오 원료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뿐 아니라 폐플라스틱 자원의 선순환을 위한 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재활용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물성을 기존 제품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렸으며, 업계 최초로 하얀색으로 만드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LG화학은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을 재생 플라스틱, 썩는 플라스틱, 바이오 원료 기반 플라스틱 등 친환경 소재와 기술로 공략하고 있다. 

LG화학은 4월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중국 '차이나플라스 2021'에서 △재생 플라스틱인 PCR ABS와 White PCR PC △썩는 플라스틱인 옥수수 성분의 PLA와 생분해성 고분자인 PBAT △옥수수에서 추출한 포도당 등을 활용한 바이오 원료 기반의 Bio-SAP △환경호르몬이 없는 친환경 가소제 등 지속가능한 ESG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첨단사업 소재 부문 핵심은 양극재 등 전기차 소재 사업...투자 강화 중

지난해 9월 LG화학-화유코발트 배터리 양극재 합작사 준공식.

배터리 자체를 생산하는 역할은 LG에너지솔루션에 넘어가게 됐지만 LG화학은 배터리를 만드는 필수 소재인 양극재 등 6가지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도 지속하고 있다. 바로 첨단소재 사업부문 영역이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해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하고 있다.

LG화학이 중국 화유코발트(Huayou Cobalt)와 설립한 연산 4만톤 규모의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은 지난해 10월 말 가동에 들어간 후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양극재 합작 생산법인인 우시 공장은 장수성 우시시에 위치해 있으며 LG화학은 2018년 1561억원을 출자해 51%의 지분을 확보한 바 있다. 

특히, 우시 공장과 함께 장수성에 위치한 전구체 합작 생산법인인 취저우 공장도 연간 4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동시에 가동을 시작했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원료로 코발트, 니켈, 망간 등을 제조해서 만든다. 전구체에 리튬을 결합하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재가 된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취저우 공장(전구체) → 우시 공장(양극재) →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으로 이어지는 배터리 제조 전 과정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LG화학 중국 우시 및 취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는 양극재와 전구체는 전량 LG에너지솔루션 남경 배터리 공장(소형·전기차·ESS) 및 유럽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전기차)에 공급된다. 

현재 LG화학은 지난해 말부터 청주 공장에 3만톤 규모의 신규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청주 공장 증설을 비롯해 올해 말 착공 예정인 연산 6만톤 규모의 구미공장까지 완공되면 LG화학의 양극재 생산능력은 현재 약 4만톤에서 2025년 17만톤 규모로 4배 이상 확대된다. 또한, 현재 25% 수준의 양극재 내재화율은 향후 40% 내외로 증가할 예정이다.

LG화학은 또 ▲양극 분산제 ▲방열접착제 ▲BAS(Battery Assembly Solution) ▲음극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등 배터리 신규 소재 사업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전기차 심장인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들지만 심장을 만드는데 필요한 소재는 LG화학이 계속 생산한다"고 밝혔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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