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막'으로 IPO 수요예측서 역대 경쟁률 갱신한 SKIET…국내 '유일 생산' 타이틀 거머쥔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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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막'으로 IPO 수요예측서 역대 경쟁률 갱신한 SKIET…국내 '유일 생산' 타이틀 거머쥔 배경은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1.04.27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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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 분리막 생산 업체 SKIET, IPO 수요예측서 1883대 1 경쟁률로 역대 최고 기록
- 전기차 시장 호황에 따른 분리막 제조 사업 가치 증대가 주 원인으로 분석…LG·삼성 등은 코팅 사업만 진행
- 분리막 사업 진출 당시 SK, 전기차 배터리 사업 하고 있지 않아 분리막 시장 독점하던 일본 업체 눈치 볼 필요 없어 선제적 투자 가능

SK이노베이션의 소재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하 SKIET)가 상장을 앞두고 IPO 시장에서 수많은 기관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분리막(LiBS) 사업이 향후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작용한 결과다. 현재 국내에서 분리막을 생산하는 업체는 SKIET가 유일하며 LG와 삼성 등 나머지 배터리 업체들은 분리막 코팅 사업만을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SK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보다 분리막 사업을 먼저 진행해 일본 기업들이 독식하던 분리막 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었다"며 "타 업체의 경우 특허 문제를 고려해야 하고, 분리막 코팅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 생산에는 발을 들이지 않는 것"고 설명했다.

27일 금융 및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이달 기관투주자를 대상으로 총 공모주식수 2139만 주의 55%에 해당하는 1176만4500주에 대해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수요예측에는 총 1734개 기관이 참여해 188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IPO 수요예측 역대 최고 수준의 경쟁률이다. 전체 주문규모도 약 2417조원으로 기존 역대 최고액이었던 SK바이오사이언스(약 1047조원) 보다 2배 가량 높았다.

공모가는 10만5000원으로 정해졌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들은 모두 공모 희망가 범위 상단인 10만5000원을 넘어서는 가격을 제출했으며, 일정 기간까지 주식을 보유하겠다는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63.2%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SKIET가 이처럼 수요예측에서부터 역대 최고경쟁률을 경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SKIET가 현재 주력으로 삼고 있는 분리막 제조 사업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리막은 배터리 내부에서 양극과 음극이 서로 물리적으로 접촉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담당하며, 배터리 원가에서 약 15~20%를 차지할 만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핵심적인 부품으로 꼽힌다.

SKIET의 폴란드 LiBS 1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상용화에 성공한 시기는 2004년 8월이다. 당시 분리막 업계는 아사히카세이·도레이 등 일본 기업들이 독식하고 있었다. 이들로부터 분리막을 공급받는 국내 전지·전자 업체는 늘 '을'의 입장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아 일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었던 SK이노베이션은 2005년 충북 청주 공장 가동을 시작으로 분리막 시장에 본격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추가 공장 가동과 증설, 기술 개발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덕분에 SK이노베이션은 사업 시작 근 10년 만인 2014년부터 글로벌 습식 분리막 시장 점유율 2위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프리미엄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현재 SKIET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10.3억m2로, 폴란드·중국 등에 투자 중인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오는 2024년에는 생산능력이 27.3억m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매년 전기차 약 273만대에 공급 가능한 양이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까지 분리막 시장을 독식하던 일본 업체들은 고객사가 분리막을 제조한다는 소문만 돌아도 공급망을 끊어버릴 정도로 철저한 갑의 위치에 있었다"며 "다만 당시 SK는 이들 기업과 사업적으로 관련이 없던 시기라 분리막 시장에 일찍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분리막 제조 사업은 기술적인 장벽이 높고 기존 업체들의 특허 기술을 피해가야 하는 등 여러모로 진출에 난관이 많다"며 "이에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분리막을 제조하는 대신 코팅 과정을 통해 분리막의 안전성을 높이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경윤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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