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②] 코로나가 부른 친환경 바람...철강업계의 대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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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②] 코로나가 부른 친환경 바람...철강업계의 대변신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4.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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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19 철강업계 생존능력 시험하다...선택은 '친환경' 사업
- 철강업계 도전 현재진행형...철강업 회복에 신사업 자리잡고 제2의 전성기 노려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경제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쿠팡 100조원 기업가치 돌파가 상징하듯 집콕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급팽창 국면에 돌입했고 자연스럽게 프리미엄TV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뜨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늘었으며 이에따라 조선업도 활황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대장기업들은 포털, 금융,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에 걸쳐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화학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2차, 3차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국경제 대변혁의 시대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 지형도를 시리즈로 정리합니다. [편집자 주]

철강은 코로나19의 여파를 가장 심하게 받은 업종 중 하나다. 자동차, 조선 등 수요산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 철강업종은 코로나 여파로 철강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철강업체들은 감산 등으로 대응에 나섰으나 소용이 없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코스피 및 코스닥 비금융 상장기업 1017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2019년 53조9,000억 원에서 2020년 67조3,000억 원으로 24.9% 증가했다.

코로나 속에서도 반사이익을 누린 반도체나 가전 등 국내 주력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강금속 업종은 예외였다. 지난해 철강금속(-37.8%) 업종의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양대 철강기업의 지난해 성적표도 처참했다. 

포스코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2조403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9% 감소했다. 매출액은 57조7928억원 10.2% 감소했고, 순이익은 1조7882억원으로 9.8% 줄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철강 수요산업 침체와 원료가격 상승의 제품가격 반영 지연에 따른 마진하락이라는 이중고로 창사 이래 첫 유급휴업을 시행하는 등 유례없는 경영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2분기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별도기준 1085억원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2020년 매출이 18조234억원으로 전년보다 12.1%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730억원으로 78% 급감했다. 글로벌 경기는 물론 국내 수요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됐으며, 사업구조 효율화의 결과로 전체 생산량이 줄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주요 해외법인이 상반기에 셧다운된 것도 수익성 악화의 요인이었다.

철강업종은 누가 보더라도 명확한 하향산업이다.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포스코 코로나 시대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철강업체들은 지난해 코로나 19로 사상초유의 위기를 겪으며 비용절감 등 허리띠를 졸라대는 한편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코로나 19 철강업계 생존능력 시험하다...선택은 '친환경' 사업

코로나 19로 인한 극심한 불황은 철강업계의 생존능력을 시험했다. 코로나 19가 언제 잠잠해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영진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극심한 철강수요를 경험한데다 포스코 코로나 시대에서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야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선택은 '친환경' 사업이었다.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와 '수소' 등 2가지 사업에 미래를 건다. 철강산업의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져가는 상황에서 2차전지 소재와 수소라는 대세 산업에 발을 걸침 미래를 도모한 것이다.  

자료: 포스코
자료: 포스코

포스코는 2030년까지 2차전지 소재 부문 글로벌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연 23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2030년까지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현재 4만톤에서 2030년 40만톤으로, 음극재는 현재 4만4000톤에서 26만톤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2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분리막 네 가지 소재로 구성된다. 포스코는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양극재와 음극재, 그리고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제 2의 반도체'라 불릴 정도로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모빌리티 및 전력저장장치 산업의 가파른 성장으로 2차전지 소재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다. 

지난해 광양제철소 인근에 양극재 2공장의 연산 2만5000톤 규모 생산라인을 준공하면서 연산 1만톤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4만톤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11월엔 2차전지 소재에 1조 원 규모의 증자까지 했다. 지난해 1월엔 LG화학과의 1조8500억원에 달하는 양극재 공급계약까지 맺는데 성공한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 이라는 비전 아래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톤 체제 구축 및 수소 사업에서 매출 30조원을 달성해 탈탄소시대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 1월 최정우 회장 직속으로 산업가스·수소사업부를 신설하고 수소 사업모델을 지속 발굴하는 중이다.

2025년까지 부생 수소 생산 능력을 7만톤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블루 수소’를 50만톤까지 생산할 계획이다. 동시에 ‘그린 수소’는 2040년까지 200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등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 체제를 완성할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열린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옆 부지에서 열린 하이넷 당진 수소출하센터 착공식.
지난해 10월 열린 충남 당진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옆 부지에서 열린 하이넷 당진 수소출하센터 착공식.

현대제철도 수소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현대제철은 정부 및 현대차그룹과 수소사업에 대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 연간 3500톤의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는데, 연간 약 4만톤 규모까지 수소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0월 12일 충남 당진제철소 수소공장 인근 부지에서 ‘당진 부생수소 출하센터’ 착공식을 열고 현대차, SPG 등과 ‘수소차용 수소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기존엔 당진제철소 코크스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에서 수소를 생산하지만 앞으론 전로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에서도 수소를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생산된 수소를 활용해 수소충전소 등 유통시설을 구축하고,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까지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생산 중인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 금속분리판 판매비중도 늘려나간다. 지난달엔 수소 관련 연구 및 사업화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소 산하에 수소기술기획팀과 기획 산하에 수소사업기획팀을 각각 신설했다.

철강업계 수소사업의 최종 종착지는 수소를 사용하는 친환경 제철소다. 현대제철은 포스코와 함께 국책연구과제인 '수소환원제철공법'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뽑을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는 공법이다. 수소로 철강을 만들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현대제철은 전기차 시대에도 대비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 움직임에 맞춰 전기차용 부품과 경량화 소재 시장 선점을 위해 개발과 생산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등 미래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완성차 메이커의 공급을 확대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자동차 소재 전문 제철소로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강도 경량화 소재, 전기차 배터리 케이스 개발·생산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에 적용되는 스틸 배터리 케이스 개발도 완료했다. 현대제철은 알루미늄 배터리 케이스와 무게는 비슷하고 원가는 15%가량 낮춘 베터리 케이스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도전 현재진행형...철강업 회복에 신사업 자리잡고 제2의 전성기 노린다

이러한 철강업계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며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포스코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더욱이 코로나 19 위기를 벗어나면서 철강업종의 실적 회복세가 뚜렷하다. 포스코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5조9969억원, 영업이익 1조552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120%나 늘어난 수치다.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올해 매출은 20조246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8387억원으로 1048.9%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철강업 실적 회복이 받쳐준다면 지금 시도하고 있는 신사업들이 자리를 잡을 시간을 벌 수 있다. 포스코의 경우 2차전지 소재와 수소사업의 미래 매출 목표는 각각 23조와 30조원이다. 이를 합치면 무려 53조원이다. 포스코의 현재 철강부문 매출은 약 30조원까지 합치면 매출 100조 기업까지 바라볼 수 있다. 

현대제철 역시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전기차, 수소차 사업의 핵심으로써 자리를 잡게 되면 철강에만 의존하던 과거보다 훨씬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평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19가 철강업계의 위기를 불렀고, 철강업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키웠으며 이는 수소 등 친환경 사업으로 이어졌다"며 "철강업 본원 경쟁력이 유지되면서 수소 등 신사업까지 자리를 잡게 되면 한국 철강업계가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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