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철강·정유·조선 등 굴뚝산업들, 생존 위해 '수소 경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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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경제] 철강·정유·조선 등 굴뚝산업들, 생존 위해 '수소 경제'로 간다
  • 김국헌 기자
  • 승인 2021.03.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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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에 꽂힌 철강업계, 포스코 2050년 수소사업 매출 30조 목표
정유업계, 화석연료만으로는 힘들다...에너지 전환에 맞춰 수소사업 속속 동참
조선업계, 수소 선박 시장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 '한창'

철강, 조선, 정유 등 굴뚝산업들이 생존을 위해 수소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기존의 사업영역으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이들을 수소사업으로 이끄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전통적인 굴뚝 산업들이 탄소중립 등 에너지 대전환 패러다임으로 인해 기존 사업만으로는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커져가고 있다"며 "탄소 과다배출 산업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함과 영속적인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수소와 기존 사업을 결합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에 꽂힌 철강업계, 포스코 2050년 수소사업 매출 30조 목표
 

자료: 포스코

포스코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수소 사업을 일찌감치 낙점한 상태다. 

포스코는 지난 해 말 수소 사업 확대로 2050년 500만톤의 수소를 생산해 관련 매출 3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이는 현재 포스코 연결기준 연 매출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포스코는 현재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 가스와 LNG를 이용해 연 7000톤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춘 상태다. 하지만 30년 뒤에는 500만톤까지 수소 생산능력을 대폭 키우겠다는 것이다. 

포스코의 수소사업 확대는 '2050 탄소 중립'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조직 개편과 정기 임원 인사에서 CEO 직속으로 ‘산업가스·수소사업부’와 제철 기술 개발 조직인 ‘저탄소공정연구그룹’을 각각 신설하며 수소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포스코는 2050년 ‘탄소 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 20%, 2040년 50% 감축이라는 중·단기 목표와 함께 단계적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1단계로 에너지 효율 향상과 경제적 저탄소 원료로의 대체를 추진한다. 2단계로는 스크랩 활용의 고도화와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3단계에서는 수소 환원 제철 기술을 개발해 궁극적으로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탄소 중립 제철 공정을 구현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수소 환원 제철 개발에 10조원을 투자한다.

포스코는 화석 연료 대신 수소를 활용한 철강 생산 기술인 ‘수소 환원 제철 기술’ 상용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수소 환원 제철 공법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포스코 자체적으로 수소 수요가 370만 톤 가량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는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현대차와 협력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두 그룹은 2월 16일 경북 포항 포스코 청송대에서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운영하는 차량 1500대를 현대차의 수소전기차로 교체하기로 했다. 제철소 안에 수소 충전소도 조성한다. 수소전기차용 차세대 소재 개발과 적용 연구에서도 협업한다. 

현대제철도 현대차그룹의 수소 사업 드라이브에 발맞춰 수소사업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재 연간 3500톤의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는데, 연간 약 4만톤 규모까지 수소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철강업계의 수소사업 진출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산업 트랜드에 따라 기존 철강사업 만으로는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실제 철강재의 가장 큰 수요처인 자동차의 경우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는 추세다. 

전기차에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1/3 수준에 불과하고,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 등 신소재 채용도 많아지면서 차강판 수요의 절대 감소가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철강업계가 수소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이다. 또 철강은 업 특성상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기로 유명하다. 탄소배출 최다기업이란 오명에서 벗어나 영속성 있는 사업을 영위하기 위함도 수소사업 진출 이유다. 

정유업계, 화석연료만으로는 힘들다...에너지 전환에 맞춰 수소사업 속속 동참

수소 충전소 사진.
수소 충전소 사진.

화석연료 산업의 대표군이었던 정유업계 역시 글로벌 에너지 전환에 맞춰 수소사업으로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 신사업 분야는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수소산업 전반의 사업 진출이다. 전국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한 복합 수소충전소 구축은 물론 연료전지나 정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 사업 등 영역은 다양하다.

에쓰오일은 연료전지 기반으로 청정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프씨아이(FCI·Fuel Cell Innovations)와 투자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소 사업에 진출했다. 2027년까지 최대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100MW 이상 규모의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그린수소 사업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인 인천석유화학과 함께 2023년까지 인천시의 ‘바이오·부생 수소 생산 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연계해 부생수소 기반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액화 수소 3만톤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2단계로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를 제거한 청정수소 25만톤을 보령LNG터미널 인근지역에서 추가로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1위의 친환경 수소 기업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손잡고 ‘수소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LPG를 수입해 수소생산설비를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정유업계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로의 패러다임 전환에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국내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 에너지로, 정유업계가 대한민국 수소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는 것은 미래 먹거리 발굴은 물론 화석연료 대표 기업군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조선업계, 수소 선박 시장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 '한창'

자료: 현대중공업그룹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로 수소가 각광을 받자 조선업계도 수소 선박과 관련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만㎥급 세계 최초 액화수소운반선을 개발해 한국선급(KR) 등으로부터 기본인증서(AIP)를 받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글로비스 등과 함께 실선 적용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며 해외 수소 운송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손잡고 ‘수소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사우디 아람코로부터 LPG를 수입해 수소생산설비를 통해 블루수소를 생산, 탈황설비에 활용하거나 차량, 발전용 연료로 판매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연료전지 제조사인 블룸에너지와 협력해 수소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선박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탄화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적 반응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 적용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개발하는 등 수소 추진선 실현에 기술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액화천연가스(LNG)추진선이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배출 규제에 부합해 각광받고 있지만 LNG 역시 탄소배출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2050년 환경 규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다. 결국 수소와 같은 탈탄소 연료 선박이 LNG선을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한국 조선업이 LNG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데에는 기술력으로 시장을 먼저 선점했기 때문이다. 미국·유럽·일본 등 경쟁국에서 수소 선박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수소시장을 먼저 선점하기 위한 조선업계의 도전이 시작된 상태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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