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철의 탄약고] KF-21, 한국의 첫 독자 전투기 플랫폼...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700여 방산기업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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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철의 탄약고] KF-21, 한국의 첫 독자 전투기 플랫폼...LIG넥스원, 한화시스템 등 700여 방산기업 참여
  • 김의철 기자
  • 승인 2021.04.13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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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G넥스원, KF-21 통합전자전체계 개발..."일정관리에 최선 다할 것"
- 방사청 "KF-21 성능 폄훼하면 안돼...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
- 채우석 회장 "인니 분담금 미납은 핵심 사항 아냐...꼬리가 몸통 흔들면 안돼"
9일 출고식에 선보인 KF-21 시제기의 모습 [사진=KAI]

지난 9일 KF-21 시제 1호기 출고식에는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미국 CNN은 이날(현지시간) '한국이 글로벌 초음속 전투기 제조업체 엘리트 그룹에 합류했다'면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8번째로 4.5세대 초음속 전투기 시제품을 생산한 나라가 됐다. 

KF-21, 독자개발 전투기 플랫폼...내년에 첫 비행, 오는 2026년 개발완료후 실전배치 시작

KF-21은 전투기 플랫폼이다. 체계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안현호)는 비행체를 만든다. 여기에 여러 방산기업들이 만드는 레이다와 무기체계, 전투운용체계 등이 탑재된다. 향후에는 전파흡수도료를 사용해 스텔스 성능을 강화하거나 인공지능(AI)를 적용한 무인기와 복합운용체계를 갖출 수도 있다. KAI에 따르면, 여기에 참가한 방산기업의 숫자는 무려 700여개에 이른다. 그만큼 산업 파급효가가 크다.

현재는 4.5세대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지만, 나중에는 5세대, 6세대로 진화할 수 있다고 방사청이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속적인 성능개량을 통해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투자, 생산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청에 따르면, KF-21은 내년에 첫 시험비행을 하고 오는 개발을 마친 후, 2026년 40대,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실천배치하게 된다. 이로써 1950년대 개발돼 1960년대 첫 실전배치된 F-4, F5등 3세대 노후 전투기종을 대체할 수 있게 된다. 공군에 따르면, F-16은 그때까지 공군의 주력기종으로 사용되고 성능개량을 통해 향후 2060년까지 운용된다. 

KF-21은 최초의 우리나라 독자 전투기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방산전문가들의 평가다. 

채우석 방위산업학회 회장은 "독자 전투기 플랫폼이 있으면, 우리가 직접 레이다, 미사일, 항전장비 등을 만들고 개발해 얼마든지 우리가 쓸 수 있다"며 "그만큼 기술개발 유인 효과가 크고, 수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등 파급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내방위사업학 박사 1호로 잘 알려진 최기일 상지대 교수는 "전투기에는 수많은 장비와 부품이 들어간다. 여기에는 고도의 과학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되기 때문에 독자적인 전투기를 만든다는 것은 그만큼 그나라의 방산기술은 물론, 과학기술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기일 교수는 "전 세계 전투기 베스트셀러인 F-35의 조종간을 만드는 회사는 한국의 성진테크윈이라는 기업이다. 이같은 강소기업들이 더욱 많이 생겨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을 의미하며, 전 세계에서 8개 밖에 안 되는 4.5세대 초음속 전투기 생산국의 위상은 다른 방산제품 수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난 2015년에 시작돼 불과 6년만에 시제기를 만들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라며 "당장의 결과물도 중요하지만, 이 플랫폼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파생형과 장비, 부품들이 개발되고 성능이 개량될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언론에서 몇가지 성능부족을 지적하며 빈껍데기라고 비하한데 대해 대해 방사청이 12일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하며 민감하게 반박에 나선 이유도 거기에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이날 "KF-21은 진화적 개발방식을 적용해 2026년까지 공대공 무장의 운용능력을 갖추고(Block-Ⅰ) 이후 2028년까지 공대지 무장의 운용능력을 갖출 계획(Block-Ⅱ)"이라며 "현재는 기존에 계획되어있는 대로 KF-21의 체계개발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며, 체계개발 이후 성능개량을 통해 무장 운용능력 등을 지속 확보해 나간다면, 국내 항공전력으로의 활용뿐 아니라 수출에 있어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F-21에 탑재되는 통합전자전체계 [사진=LIG넥스원]

▲LIG넥스원, KF-21 통합전자전체계 시제품 제작 납품...한화시스템, 지난해 에이사 레이다 시제품 개발완료

플랫폼 전투기가 있으면 여기에 들어가는 부품과 장비를 개발하는 기업들이 생겨난다. 

이날 국내 대표 방산기업인 LIG넥스원 관계자는 녹색경제와의 통화에서 "국내 최초의 전투기 내장형 '통합전자전체계(EW Suite)’의 시제품을 지난해 성공적으로 제작 납품했다"며 "새롭게 선보인 통합전자전체계는 KF-21 개발일정에 맞춰 성능검증을 위한 시험평가 및 규격화 등을 거친 후 양산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LIG넥스원이 개발 중인 통합전자전체계는 레이다, 미사일 탐색기의 신호를 탐지·분석하고, 방해·교란 전자파를 송신하거나, 채프·플레어 등의 전자전탄 살포를 통해 적의 위협을 교란 또는 기만하며 전투기의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최첨단 장비다.

이 관계자는 "특히 KF-21에는 전투기 내장 탑재형 전자전체계로는 국내 처음으로 구성장비의 통합운용 및 위협신호의 탐지 및 식별을 위한 ‘EWC-RWR 제어기’, 고출력의 전자방해 전파를 송신하는 ‘RF Jammer’, 채프 및 플레어탄 등을 살포하는 ‘CMDS’를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연동하는 기술을 적용해, 전자전 효율성과 시너지를 극대화했으며, 소형·경량화를 통해 내장형 장비의 설계 제작에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공군을 비롯한 산·학·연 종사자들의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KF-21 통합전자전체계는 해외 선진국의 장비와 비교해도 우수한 성능의 최첨단 무기체계”라며 “범국가적 과제인 KF-21의 성공적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시험평가를 비롯한 향후 일정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투기의 눈이라 불리는 에이사(AESA) 레이다는 한화시스템(대표이사 김연철)이 이미 지난해 시제품을 출시해 KAI에 납품한 바 있다. 그 외에도 많은 방산기업들이 KF-21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맨 앞줄 오른쪽 부터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니 국방장관, 문 대통령, 서욱 국방장관 [사진= KAI]

채우석 회장 "인니의 개발분담금은 핵심사항 아냐...독자개발을 해야 한다면 그것대로 유익"

이같은 환호성 속에는 우려도 섞여있다. 그간 여러 방산관계자들과 언론이 우려했던 것 중 하나는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미납이다. 

KF-21은 개발비 약 8조원, 양산까지 총 18조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는 건국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사업이다.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재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가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인도네시아는 당초 개발비의 20%, 즉 1조7338억원을 분담하기로 했지만 지난 2월까지 내야하는 8316억원 중 2272억원만 납부해 현재 약 6000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는 20% 분담금을 10%로 낮춰달라거나 시기를 늦춰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추측성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사청은 12일 유감을 나타내고 "인니(인도네시아)는 KF-21 공동개발지속 참여를 약속했고, 분담금 관련 문제는 양국이 협의를 통해 조속히 마무리 할 계획"이라고 일축했다. 

채우석 방산학회 회장은 "KF-21 개발에 따른 이익은 한두가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만일 독자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그것대로 유익한 점이 있을 것"이라며 "인도네시아와 협력이 잘 되면 좋겠지만, 안 되더라도 정부와 방사청을 믿고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공동개발 참여는 핵심적인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김의철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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