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와 우아한형제들의 합병 플랜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위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배달앱 '요기요'를 매각하는 것을 전제로 합병을 허가하는 조건부 승인을 내놨기 때문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배달앱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DH의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 인수를 조건부 승인한다고 밝혔다. DH가 우아한형제들과 합병하기 위해서는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공정위는 최근 DH 측에 이러한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에 대해 DH의 의견을 제출하면 오는 12월 9일 전원회의를 통해 기업결합 승인의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게 된다.

이와 관련해 피인수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DH측은 공정위의 심사내용을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DH관계자는 "공정위의 제안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의를 제기해 공정위를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요기요 매각 실현가능성, "사실상 어려워"...조건부 해결할 DH의 '해결책'은?

공정위가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 합병 조건으로 배달앱 요기요 매각을 내걸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DH가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공정위의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다만 DH가 우아한형제들을 합병하기 위해서 여러 방책을 고심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업계관계자는 "DH의 최우선과제는 '요기요를 매각하지 않는다'가 아닌, 시장 1위 지위를 가진 '배민'을 인수하는 것이라고 본다"면서 "향후 요기요를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DH의 배민 합병 계획은 철회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는 요기요 브랜드 가치가 몇천억원 이상을 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실구매자가 없을 것이란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요기요는 배달앱 시장에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배민, 요기요 이외에도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여러 배달앱들이 성장을 이어가는 등 시장 내 경쟁주체가 다양해진데다가 요기요의 성장은 한계점이 존재한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높은 몸값이 책정된 요기요를 사들이는 것 보다 훨씬 적은 돈을 투자해 신규 배달앱을 론칭하고 강도 높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앱을 키워가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배달앱들의 성장세가 가파른 데 비해 상대적으로 요기요 주문량은 적은 편이라고 체감된다"면서 "시장 2위를 점하고 있는 요기요의 몸값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요기요를 인수하느니 강력한 할인혜택을 내세워 신규 배달앱을 론칭하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DH가 배민 합병을 위해 어떤 묘안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