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어디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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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파리기후변화협약은 어디 갔어?”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2.06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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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 2019년 지구 가열화 최악…파리기후변화협약 지켜지지 않아

올해가 지난 10년 동안 예외적으로 지구 가열화가 심화했고 날씨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이 같은 분석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지구 가열화, 빙하 축소, 해수면 상승 등 인간이 만든 온실가스로 지구가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WMO는 5년(2015~2019년), 10년(2010~2019년) 기간의 평균 기온이 기록상 가장 높은 것으로 거의 확실시된다고 설명했다. 2019년은 기록상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로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10월까지의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기간보다 섭씨 1.1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 방어에 실패하면 지구는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경고한 바 있다. 21세기는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벌써 1.1도 상승한 셈이다.

이산화탄소 농도도 증가했다. 2018년 407.8ppm을 통과한 이후 올해도 여전히 상승 중이다. 해수면은 1993년 인공위성이 관측을 시작한 이래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는 그린란드와 남극 빙하가 녹고 있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바닷물의 산성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산업화 시대보다 바닷물 산성화가 약 26%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2019년 9월 북극의 바다 얼음(해빙)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즉각적이고 긴급한 기후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21세기가 끝날 때쯤 지구 평균 기온은 섭씨 3도 이상 상승할 것”이라며 “파리기후변화협약이 서명한 국가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를 줄이자고 세계 지도자들이 약속해 놓고 지키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이다.

올해는 특히 지구 가열화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폭염과 홍수가 세기에 한 번 일어날 만큼 강력했고 갈수록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페테리 탈라스 사무총장은 “기후변화는 점점 악화되면서 우리 식량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남동 아프리카와 남아시아 사이클론, 카리브해 허리케인, 이란 홍수 등으로 전 세계 700만 명 이상이 위험이 노출됐다.

이산화탄소 동도는 2018년 407.8ppm(parts per million)을 기록했다. 메탄(CH4)은 1869ppb(parts per billion), 아산화질소(N2O)는 331ppb를 보였다. 이는 1750년 산업화 이전보다 각각 147%, 259%, 123%씩 증가한 수치이다. 아직 정확한 기록은 나오지 않았는데 2019년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극 해빙이 큰 규모로 줄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점이다. 북극 기온이 높아지면서 얼음이 점점 더 늦게 얼고 일찍 녹고 있다. 21세기가 끝날 때쯤이면 ‘얼음 없는 북극’이 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기후변화는 곧바로 ‘극심한 날씨’로 이어졌다. 중앙아메리카, 북캐나다, 북러시아, 남서 아시아 등에서는 올해 평균 강수량을 넘는 비가 내렸다. 이 때문에 곳곳에서 홍수가 발생해 인명과 재산 피해가 이어졌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렸던 불볕더위도 기후변화 탓이다. 유럽은 6~7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프랑스의 경우 섭씨 46도를 기록하면서 이전 기록을 뛰어넘었다. 독일(42.6도), 네덜란드(40.7도), 벨기에(41.8도), 영국(38.9도)도 비슷했다. 기후변화로 대형 산불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시베리아를 비롯해 미국 알래스카, 최근엔 지구 최대 열대우림인 아마존까지 불에 타 잿더미가 됐다.

WMO 측은 “기후변화를 두고 이제 과학적이지 않다거나 혹은 비현실적 문제라고 치부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비극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지금 당장 기후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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