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빙하의 죽음’…연쇄반응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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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빙하의 죽음’…연쇄반응 일으킨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19.12.12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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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가열화→빙하 감소 →생태계 변화→해수면 상승 →최종적으로 인류에 악영향
2018년 12월 그린란드 일루리샛의 빙산. 점점 내륙으로 후퇴하고 있다. 그만큼 빙하가 줄고 있다는 증거이다.
2018년 12월 그린란드 일루리샛의 빙산. 점점 내륙으로 후퇴하고 있다. 그만큼 빙하가 줄고 있다는 증거이다.[사진=정종오 기자]

빙하가 녹고 있다.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고 있다. 빙하 녹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1일(현지 시각) 남북극과 고산지대 얼음 녹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앞으로 식수와 해수면 상승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지구물리학연맹(AGU),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등이 내놓은 북극 보고서에는 북극 온난화는 다른 지역보다 더 빠르고 바다 얼음(해빙) 녹는 속도가 가속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북극 온난화는 다른 곳보다 2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북극은 산업화 이전 온도보다 섭씨 2도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진단됐다. 북극해 주변은 무려 4도 이상 상승했다. 즉 지구 평균 온도가 섭씨 1.5~2도 높아졌다면 북극은 3~4도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빙하가 녹고 얼음이 줄어들면 이는 곧바로 기후변화에 영향을 끼친다”며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북극권 지역은 지금 심각한 빙권 변화에 직면했고 광범위한 적응과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드브랜드손(Mr. Gudmundur Ingi Gudbrandsson) 아이슬란드 환경천연자원부 장관은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가 우리 농장에서 보이는 네 개의 빙하 이름을 가르쳐 주셨다”며 “지금은 세 개만 남았다”고 말했다. 나머지 세 개도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구드브랜드손 장관은 “최근 아이슬란드는 빙하 변화와 해양 산성화를 모니터링하는데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행동에 나서야 하고 지구 빙권이 녹으면 아이슬란드뿐 아니라 모든 인류에게 치명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이슬란드는 300여 개 빙하 중 2000년대 이후 이미 50개 빙하가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이사회 의장국인 아이슬란드는 최근 이 같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국제 협력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최근 빙하가 줄어드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빙하의 죽음(Death of a glacier)’으로까지 표현하고 있다. 단지 얼음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 때문에 인류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다음 세기 또는 적어도 2세기 만에 지구촌 빙하는 모두 사라질 것이란 경고 메시지도 나왔다.

‘빙하의 죽음’은 곧바로 ‘연쇄적 영향’으로 이어진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해양 생태계가 우선 변한다. 어종의 이동뿐 아니라 북극권이 지금과 완전히 다른 생태계로 전환된다.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메탄가스가 분출된다. 온실가스 일종인 메탄가스 분출로 지구 온도는 더 상승한다. 무엇보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저지대, 해안에 있는 이들은 터전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북극 보고서를 보면 2018년 10월~2019년 8월까지 북위 60도의 평균 지표면 온도는 1900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슬란드뿐 아니라 그린란드 빙상도 매년 2670억 메트릭톤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영향으로 지구촌 해수면은 매년 0.7mm씩 높아지고 있다. 적설량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북미 북극의 2019년 5월 적설량은 53년 기록 사상 다섯 번째로 낮았다.

북극 해빙도 1979년 인공위성이 관련 자료를 분석한 이래 매년 가장 작은 규모를 보이고 있다. 2019년 여름의 북극 해빙은 2007년과 2016년과 같은 규모였는데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낮은 규모였다. 얼음 두께도 점점 얇아지고 있다. 몇 년 동안 녹지 않던 다년빙이 녹고 있음을 말해준다. 2019년 북극 추크치해 8월의 해수면 온도는 1982~2010년 평균 온도보다 1~7도 정도 더 따뜻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남북극뿐 아니라 고산지대 빙하도 빠르게 녹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WMO는 지적했다. 고산지대에는 현재 약 10억 명의 인류가 살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고산지대도 지금 큰 변화에 휩싸이고 있다며 전 세계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WMO는 주문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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