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의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과 이슬람국가(IS)의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을 지켜보는 상황실 모습.

약 8년반의 시차를 두고 미군의 영화같은 군사작전 2개가 성공한 가운데 각각의 백악관 상황실 장면을 담은 두장의 사진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측은 27일(현지시간) 알바그다디의 사망을 공식 확인한 뒤 특수부대의 군사작전을 지켜보는 백악관 상황실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번 작전에는 정예부대인 델타포스 소속 부대가 중앙정보국(CIA)과 쿠르드족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레인저스가 50~70명 투입됐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중앙의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좌우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이 앉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핵심 참모진들이 다소 경직된 표정으로, 정면의 카메라를 응시한다.

넥타이까지 착용한 정장 또는 군 정복 차림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상황실'의 테이블에 다양한 색상의 인터넷 케이블이 놓여있지만,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연결돼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날 오후 늦게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전날 오후 5시께 상황실에 모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상황실 사진까지 공개한 것은 지난 2011년 5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빈라덴 사살 작전'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전·현직 대통령의 상황실 모습은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크다는 평가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상황실에서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지켜봤고, 관련 사진이 공개됐다.

당시 백악관 전속 사진사 피터 소우자가 촬영한 것으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물론 조 바이든·힐러리 클린턴 등 당시 외교안보팀 주요 인사들의 긴장되고 긴박한 순간을 포착한 사진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가운데 자리를 내어주고 다소 뒤로 떨어진 옆자리에 앉은 장면이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직 대통령이 '최고 군통수권자'지만, 실무적으로 작전을 지휘하는 군 참모진을 앞에 내세운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해 대부분 참모진은 간단한 셔츠 차림으로 팔짱을 끼거나 자연스러운 자세를 취했고, 테이블에는 일회용 커피잔들이 놓였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다소 놀란 듯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기도 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두 장의 사진은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 "그것은 두명의 대통령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두 개의 위험한 군사작전과 백악관의 극적인 순간, 그렇지만 두 장의 사진에서 드러나는 대통령의 스타일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황실 사진까지 공개하면서 우호적인 여론조성에 나섰지만, 정작 오바마 행정부의 '빈라덴 사살작전'을 평가절하했던 과거 발언과 모순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빈라덴을 사살한 것으로 오바마를 축하하지 말라"면서 "네이비실이 빈라덴을 사살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선 '트럼프의 상황실'은 군사작전이 상당 부분 진행된 이후에 촬영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피터 소우자는 트윗을 통해 "보도된 것처럼, 이번 군사작전은 워싱턴 시각으로 오후 3시 30분에 이뤄졌다. 그런데 카메라 IPTC 메타데이터의 사진 촬영 시각은 오후 5시 5분 24초"라고 주장했다. 미군이 작전에 돌입하고 나서 약 1시간30분 이후에 사진이 촬영됐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전날 5시께 상황실에 모였고 그 이후 공격이 시작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