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의 대변혁, 리니지 리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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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의 대변혁, 리니지 리마스터
  •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 승인 2019.05.2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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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후반부터 PC방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던 리니지. PC방이 생기고, 스타크래프트가 대한민국을 사로잡을 당시 PC방 한 켠에서 인기를 얻고 있던 국산 온라인 게임이 바로 리니지다. 당시 많은 형님들은 리니지를 통해 MMORPG의 재미에 푹 빠졌고, 다들 그렇게 린저씨가 되어 갔다. 그리고 대한민국 게임에 전설이 된 리니지는 어느덧 탄생한지 20년이 지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2번이나 강산이 변할 동안에도 한결 같았던 리니지. 아니.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컴퓨터 기술을 생각할 때 20년이라는 세월은 PC가 10번은 바뀔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리니지는 꿋꿋하게 세월을 이기고, 지금까지 생명력을 유지해 왔다. 이 게임은 당시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의 대학생들에게는 청춘을 바친, 한마디로 인생의 절정기를 함께 한 게임이었다. 얼마나 많은 린저씨들이 웃고 울고, 환호하고 분노했던가!
 
하지만 리니지도 20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조금씩 하향 곡선을 그렸다. 그 결과 엔씨소프트는 환골탈태한 리니지 리마스터를 제작, 서비스하기에 이르렀다. 20여년 전 리니지가 첫 등장했을 당시만 해도 괜찮은 수준의 그래픽이었지만 지금 보면 낮은 해상도와 올드한 그래픽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당시 800*600은 고해상도였지만 이제는 최소 1920*1080은 되어야 하는 수준이 됐고, 더군다나 과거에는 와이드 모드도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엔씨소프트 입장에서는 오래된 리니지를 뜯어 고치느니 대규모로 리마스터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해상도, 그래픽만 강화해서는 안될 것이다. 게임 플레이 자체도 편의성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리니지 리마스터는 게임 자체는 우리가 잘 아는 리니지이지만 자동 사냥, 그리고 스트리밍 서비스도 지원한다. 일단 자동 사냥은 PSS(Play Support System)으로 불리며, 사냥은 물론이고 아이템 구매, 귀환 같은 플레이 상황을 유저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전체, 보조, 주변이라는 3가지 모드와 클래스, 레벨에 따른 추천 세팅을 통해 훨씬 간편하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또한 최근 몇 년 사이, 게임 업계에 화두로 떠오르는 스트리밍 서비스도 가능하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예티는 PC 게임을 모바일에서 원격 플레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 덕분에 몇 가지 문제점들도 보인다. 일단 그래픽은 좋아졌지만 자동 사냥 기능 때문에 굳이 발전한 그래픽을 계속해서 볼 필요가 없다. 이제는 자동 사냥이 기본이 됐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의 자동 플레이 같은 느낌이 된 것이다. 이 기능 덕분에 1세대 MMORPG의 낡은 느낌과 반복되는 사냥이라는 지루함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PSS 기능 덕분에 새로운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과거 리니지는 수동으로 몇 시간 플레이하고 게임을 종료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바일 게임처럼 계속해서 자동 플레이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장시간 자동 사냥을 돌리는 것도 가능해진 것이다. 그 결과 게임을 계속해서 돌려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사로 잡힐 수도 있는 것이다. 자동 사냥은 모바일 게임에서 유행하고 있지만 이를 굳이 PC용 리니지에 기본 적용한다는 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신규 유저 유입이 필요한 만큼 뉴비 유저들에게는 환영을 받을 만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모바일로 스트리밍해 주는 예티 기능을 사용하면 굳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리니지 리마스터를 플레이할 수 있다. 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PC를 켜놓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휴대폰에서 플레이할 수 있으니 세상 좋아진 것이다. 또한 직접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더라도 푸시로 게임 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잘 활용한다면 보다 빠르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다.
 
레벨 55까지는 자동 전투 기능으로 편안하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지만 그 이후는 캐릭터의 빠른 육성을 위해 아인하사드의 가호 아이템이 필요하다. 다만 이 아이템은 유료이기 때문에 고레벨로 접어들면 조금씩 과금을 유도하는 느낌이 있다. 물론 월정액제를 버리고 부분 유료화 게임이 됐기 때문에 엔씨소프트로서도 안정적인 수익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무튼 리니지 리마스터와 함께 새로운 사냥터와 아이템 등이 등장하는 등 새롭고,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리니지 리마스터 덕분에 PC방 순위도 상승했고, 신규 유저들의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리니지에게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부분 유료화 게임이 되었기 때문에 향후 지속적인 컨텐츠 관리와 유저의 의견을 잘 반영한 운영만 해 준다면 리니지 리마스터는 다시 새로운 전성기를 누리게 될지도 모른다. 
 
리니지 리마스터 덕분에 PC방의 커다란 모니터에 창 모드로 즐길 필요도 없어졌고, 그래픽의 상승과 새로운 시스템의 추가, 그리고 부분 유료화로 유저의 진입 장벽도 낮아졌다. 환골탈태한 리니지 리마스터가 기존 유저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유저들에게 어떠한 반응을 이끌어 낼지 궁금하다.

이준혁 게임전문기자  gamey@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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