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8 결산] LG·삼성 AI 재무장, '난공불락' 유럽 가전 브랜드에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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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18 결산] LG·삼성 AI 재무장, '난공불락' 유럽 가전 브랜드에 '선전포고'
  • 이보미 기자
  • 승인 2018.09.0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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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유럽 전통 가전 명가에 재도전
- 절제된 디자인과 스마트해진 기능으로 더 단단해진 유럽 브랜드
- 토종 중소기업들도 특색있는 제품으로 유럽 시장 도전

국내 대표 가전 브랜드 LG전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기술로 재무장한 프리미엄 신제품을 앞세워 '난공불락'인 유럽 전통 빌트인 가전 브랜드 명가에 '선전포고'를 했다.  

그간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빌트인 가전 본고장 유럽시장에서 미미한 점유율로 밀레·보쉬·일렉트로룩스 등 유럽 전통 가전 강자들 사이에서 좀처럼 맥을 못추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 IFA 2018을 계기로 명품 유럽 가구사와 협업한 초프리미엄 제품을 포함, AI(인공지능) 기능으로 더 스마트해진 빌트인 브랜드로 다시 한번 유럽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금 세계는 빌트인 가전 열풍

최근 가전업계는 가구 및 인테리어 공간 안에 배치할 수 있도록 제작된 빌트인(붙박이) 가전에 주목하고 있다. 빌트인 시장은 국내를 포함한 유럽 외 지역에서도 최근 그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 빌트인 가전의 비중은 전체 가전 시장 규모의 약 40% 이상(약 180억 달러)을 차지하며 규모 또한 가장 크다. 

빌트인 가전이 각광받게 된 데에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맞물려 있다. 여가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은 요리·세탁과 같은 가사 활동에 최소한의 시간만을 투자하길 원한다. 따라서 기본적인 기능에 충실한 제품 대신 가격이 조금 높아져도 투입 시간 대비 결과가 좋은 고기능 · 다기능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됐다.

미(美) 역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최근엔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는 것이 하나의 취미로 자리 잡으면서 공간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엔 미니멀리즘 디자인이 주목받으면서 절제되면서도 여백의 미가 살아있는 주방 인테리어가 선호되고 있다.

LG전자, 초프리미엄 라인으로 유럽 시장 공략 본격화

LG전자는 IFA 2018에서 초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선보였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독일, 영국 등 유럽에 공식 런칭될 예정이다. LG전자의 빌트인 브랜드가 밀레(Miele), 가게나우(Gaggenau) 등 유럽 전통 빌트인 업체의 본고장인 독일에서 데뷔 무대를 치른다는 점에서 LG전자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LG전자가 IFA 2018에서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유럽에 본격 론칭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단순히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가전과 가구를 패키징해 주방 공간에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 냉장고와 냉동고, 와인 셀러 등을 소비자 개인 맞춤형으로 구성 가능하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유럽 명품 가구 업체 '아클리니아' '발쿠치네' 등과 협업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만 200여 곳이 넘는 전시장을 갖고 있다.

특히 발쿠치네의 경우 지난 4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밀라노디자인위크'에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디자인을 고려한 가구 라인업을 선보인 바 있다. LG전자는 진입 장벽이 높은 초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앞으로도 유럽 명품 가구사들과 폭넓게 협업할 예정이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가전을 사용하지 않는 평소엔 주방 공간을 숨기는 새로운 디자인도 선보였다. 손동작을 인식하는 센서를 통해 가림막이 움직이는 방식으로 센서 앞에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움직이면 가림막이 걷히며 주방 가구가 드러난다.

스마트 키친을 통한 차별화도 꾀할 방침이다. IoT(사물인터넷)을 통한 원격 제어, AI 플랫폼을 통한 연결성을 높여 기존 빌트인 시장을 뚫겠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폰을 통해 무선인터넷을 탑재하고 있는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원격으로 제어하거나 작동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구글 홈' '아마존 에코' 'LG 클로이 홈봇' 등 다양한 인공지능 허브와도 빌트인 제품을 연동해 사용 가능하다. 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닛' '사이드셰프' 등 레시피 업체들의 조리법을 활용할 수 있으며 고객이 레시피를 선택하기만 하면 그에 맞게 오븐이 조리에 필요한 온도와 시간으로 자동 설정된다.

전시 부스에선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의 라인업을 이용해 미슐랭 스타 쉐프가 직접 요리를 하는 행사도 진행됐다. 좋은 식자재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만나면 더욱 건강하고 맛있는 요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미국과 국내 빌트인 시장에 비해 유럽은 늦게 시작하게 됐다”면서 “빌트인의 종주국에 전통 브랜드들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만큼 경쟁력을 높이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가구 업체들과 협력하면서 AI로 차별화한 만큼 해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빌트인 브랜드...미국에서 유럽으로 확장

삼성전자는 독일 명품 가구 '놀테'와 협업해 최고급 빌트인 가전 전시존을 마련했으며 삼성 스마트 라이프 레시피(Samsung Smart Life Recipe)를 주제로 쿠킹쇼를 개최해 삼성의 주방가전이 선사하는 최첨단 주방의 모습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삼성 스마트 라이프 레시피(Samsung Smart Life Recipe)' 쿠킹쇼 현장 모습.

프리미엄 플랫 디자인이 적용돼 주방 인테리어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유럽형 양문형 냉장고와 '데이코'의 럭셔리 빌트인 라인업도 전시해 빌트인 가전의 최신 트렌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2016년 인수한 '데이코'를 통해 미국 빌트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맥킨지 등에 따르면 북미 가전시장 규모는 280억달러로 빌트인 비중은 15%(약 42억달러)가량이다.

데이코의 경우 럭셔리 라인으로 미국 시장에서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 좁은 주방을 가진 유럽 주거 환경을 고려할 때 데이코의 럭셔리 라인이 유럽 시장에 적합한지 대해서는 삼성전자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삼성전자 소비자가전부문 생활가전사업부는 다음달 17일부터 22일까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밀라노가구전시회에서 991㎡ 규모 전시 공간을 마련해 빌트인 가전을 대거 선보인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셰프컬렉션을 비롯해 다양한 라인업을 내놓을 계획이며 사물인터넷(IoT) 기능도 강조할 예정이다.

기죽지 않는 유럽 전통 빌트인 브랜드

이번 IFA 2018에서 보여진 유럽 초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의 특징은 '절제된 디자인'과 '스마트 연동 기능 강화'다.

유럽 빌트인 시장의 전통 강자인 밀레는 세제를 자동 투입해 주는 ‘오토도스’ 기능이 탑재된 세탁기 및 식기세척기, 최대 6개 냄비를 놓을 수 있는 전면 플렉스존으로 용기를 자유롭게 이동하며 조리할 수 있는 인덕션, 전자기파를 이용해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알맞은 익힘 수준으로 요리해주는 ‘다이얼로그 오븐’ 등을 전시하며 기술에서 혁신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무선 인터넷 연결성을 강화해 최신 트렌드에 부응하고, 아마존 ‘알렉사’와 연동해 레시피를 확인하거나 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스마트 기능을 강화했다.

LG전자, 삼성전자와 다른 점은 밀레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구업체와 협업한 제품을 선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IFA 2018을 통해 현지 명품 가구업체와의 협업이 빌트인 진출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한편, 밀레는 1901년 세계 최초 참나무통 세탁기를 만들며 생활가전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럽 빌트인 시장에서는 가게나우(GAGGENAU)와 함께 전통 강자로 꼽힌다. 4대째 이어온 가족경영을 토대로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한 유럽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토종 중소가전도 유럽 공략 박차

코웨이, 쿠쿠, 에어비타 등 국내 중견·중소 가전업체들이 IFA 2018을 통해 가전의 본고장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 아시아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전기밥솥으로 잘 알려진 쿠쿠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렌탈가전을 총괄하는 쿠쿠홈시스와 밥솥, 전기레인지 등을 판매하는 쿠쿠전자가 2개 부스를 운영했다. 특히 유럽 시장을 겨냥한 ‘멀티쿠커(복합조리기)’ 신제품을 선보였다.

멀티쿠커는 기존 밥솥의 압력방식을 유럽식으로 변형해 스튜나 고기, 찜 요리 등을 즐겨 먹는 유럽인들의 취향에 맞춰 조리가 가능하도록 특별 개발한 제품이다. 압력과 온도제어기술, IH(전자유도)가열, 코팅기술 등 다양한 메뉴별 요리가 가능해 이미 스페인·영국·러시아 등에 진출해 있다.

국내 렌탈가전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코웨이도 7년 만에 다시 IFA에 참가했다. 다만 신제품을 전시하지는 않고 해외시장 조사와 판로 개척을 위한 영업부서 주도로 부스를 운영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끈 ‘4계절 의류청정기’와 ‘시루직수 정수기’ 등을 전시하고 있다.

코웨이의 IFA 참가는 유럽 시장 진출을 가속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웨이는 중국과 태국·말레이시아·미국 등에 현지법인을 갖고 있지만 유럽에는 거점이 없어 주로 제조업자 개발생산(ODM) 형태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공기청정기 ‘에어메가’를 아마존을 통해 활발하게 판매하고 있지만 유럽 시장은 상대적으로 주춤한 상태다.

친환경 음식물처리기 브랜드 스마트카라는 ‘이노베이션’과 ‘플래티넘’ 두 모델을 IFA에서 선보였다. 스마트카라의 음식물처리기는 음폐수 발생 없이 음식물 쓰레기의 부피를 10%로 줄이고 유해 세균을 박멸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노베이션 모델은 처리 용량이 약 5ℓ로, 배출 횟수가 월 1~2회면 충분하다. 스마트카라는 이번 IFA 참가를 통해 유럽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보미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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