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주목할 키워드는 단연 AI다. 이번 행사의 기조 연설은 맡은 LG전자와 화웨이는 각각 ‘인공지능으로 당신은 더 현명해지고, 삶은 더 자유로워집니다(Think Wise. Be Free: Living Freer with AI)’, ‘모바일 AI의 궁극적인 힘(The Ultimate Power of Mobile AI)’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IFA 2018에서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중국 업체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IFA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전시관을 만든 1800여개 업체 중 700개가 중국 업체이며 2017년 세계 최대 생활가전 수출국은 또한 중국이라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인트레피스 소싱 보고서도 작년 전 세계 생활가전 수출시장 중 24%를 중국이 차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에서 호평 받는 LG와 삼성의 AI 기술- 씽큐와 구글의 만남
LG전자는 자사의 AI플랫폼인 ’LG씽큐‘에 소트프웨어의 오픈 파트너십이라는 기조아래서 빅데이터 등 강점이 있는 구글과 아마존 제품을 탑재했다. 가전이 주력인 LG는 IFA에서 하드웨어에 AI를 결합해 다양한 기능을 시전했다. 시그니처 키친 OLED, LG클로이 로봇 등을 선보였고, '진화·접점·개방' 전략에 따라 구글, 아마존 등의 기능도 함께 담았다.
트래벨(여행)-고메(요리)-스타일 3개로 구성된 LG AI 체험존에서는 각각의 컨셉트에 맞춘 시연자가 나와 가전과 IT기기들이 연동하는 일상을 보여줬다. 스타일존에서는 여행을 막 마치고 돌아온 시연자가 가방에서 옷을 꺼낸 후 세탁기에 넣고 AI스피커에 “하이 LG, 옷에 묻은 잔디 자국 좀 없애줘”라고 하자 최적의 세탁코스를 알려줬다. 또 와인을 들고 와인셀러 앞에 서서 “하이 LG, 와인셀러 문 좀 열어줘”라고 하자 자동으로 와인셀러 문이 열렸다. 하루 4번씩 진행되는 이같은 AI 일상 시연에 관람객들은 줄을 서 기다리는 등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럽 소비자가전 전문지 딜러스코프(dealerscope)는 LG 씽큐 체험존에 대해 “LG전자 제품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감동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또 고음질 AI 스피커 ‘엑스붐 AI 씽큐’ 2종(WK7, WK9)을 전시했다. ‘엑스붐 AI 씽큐’는 LG전자의 독자적인 오디오 기술과 영국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메리디안 오디오’(Meridian Audio)의 기술이 만나 최적의 사운드를 구현하는 제품이다. 여기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지원되기 때문에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와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의 가정용 허브 로봇 '클로이 홈'의 경우 사람의 말에 반응해 36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여 단순한 소통을 넘어 감성까지 교류하는 AI 미래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축구장 두배 크기의 단독 전시장에서 빅스비를 활용한 스마트홈과 미래 스마트시티를 구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구글이나 아마존과는 거리를 두며 독자적인 AI 플랫폼 ’빅스비‘를 활용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였다는 점이다.
김현석 소비자가전부문장 사장은 IFA 2018 기자간담회에서 "신기술은 대화하듯 말하기만 하면 되는 수준으로 사용상 복잡성이 없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빅스비(Bixby)'와 '스마트싱스(SmartThings)' 중심으로 다양한 파트너사, 개발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2020년까지 3년간 인공지능과 5세대 이동통신 등 미래 성장사업에 약 25조원을 투자하고 인공지능 전문가 1000여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인텔리전트홈’ 공간에선 AI와 IoT, 스마트폰 GPS(위치 기반 기술)가 연동하며 가족 구성원의 개인 취향을 반영해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자동 그룹 컨트롤’ 기능을 소개했다. 집에 도착하기 전 스마트폰 GPS 정보를 전송하면 집에 들어서는 순간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이 켜지고, 에어컨은 사용자의 최적 온도에 맞춰 작동한다. 주인의 행동을 딥러닝해서 AI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독일 IT 매체 PC Welt는 “삼성의 AI기술를 보니 삼성전자가 구글 같은 강력한 AI 플레이어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IFA 2018 전시장의 39%를 차지하는 중국 업체들...약진 두드러져
리처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는 IFA 2018 개막 기조 연설에서 '모바일 AI의 궁극적인 힘'을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스마트폰의 중앙처리장치로 인공지능 기술을 강화한 새로운 모바일 AP '기린 980'과 아마존의 음성인식 비서인 알렉사 기반의 인공지능 스피커 '화웨이 AI 큐브'를 공개했다.
화웨이는 애플 '아이폰X'에 탑재된 AP 'A11'과 기린 980의 AI 사진 분석 기술을 비교하며 자사 기술이 애플보다 우월하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화웨이 전시관을 시작으로 하이센스와 스카이워스, 하이얼 등 중국 기업 전시관에서도 ’스마트홈‘이라는 가전제품군에 AI가 연결돼 음성명령이나 딥러닝기술로 스스로 사용자의 취향을 확인하는 등의 기능을 볼 수 있다.
하이센스는 전시관 한 켠에 AI를 기반으로 집안의 화재 발생 위험이나 창문 보안 등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를 시연하는 체험공간을 마련했다.
하이얼은 전시장을 스마트 주방, 스마트 거실, 스마트 욕실 등의 콘셉트로 구성했다. AI 스피커를 통해 공기 청정기와 에어컨을 조절하고 세탁기가 AI를 통해 빨랫감의 종류를 파악하고 올바른 세탁 방법을 소개한다. 하이얼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하이얼 U+ 스마트홈'은 이번 IFA에서 'AI+IoT 브랜드 골드 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화웨이 등 다수의 중국 업체들은 AI를 적용한 로봇을 전시하여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개척 의지를 보여줬다.
일본과 미국, 독일의 강자들은?
일본과 중국 등 경쟁업체들도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를 적용해 스마트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특히 일본 소니의 애완로봇인 '아이보'의 경우 머리와 등, 턱에 있는 센서를 만지면 꼬리를 흔들거나 짓기도 한다. 클라우드에 주인 행동 패턴 데이터를 수집하고 머신러닝을 해 '주인 맞춤형' 성격을 가진 강아지로 훈련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의 IT 기업인 구글과 아마존은 별도의 부스를 차리지 않았다. 대신 구글의 AI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의 AI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한 타사 제품을 전시했다.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IT제품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보여줌으로 더 많은 디바이스에 탑재되는 것이 목적이다. 구글에 따르면 LG·소니·뱅앤올룹슨과 같은 49개의 기업 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했다. 알렉사를 적용한 업체 수도 68개에 이른다.
독일 등 유럽 업체들의 경우 IoT는 거의 대부분 업체가 적용했지만, 음성인식 AI를 적용한 업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구글과 아마존 두 캠프가 연내에 독일어와 프랑스어 등을 지원한다고 한 만큼 유럽서도 음성인식 AI가 속속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보미 기자 lycaon@greened.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