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부회장, IFA '전화위복'...세탁기 '악연' 딛고 삼성에 '명예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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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LG전자 부회장, IFA '전화위복'...세탁기 '악연' 딛고 삼성에 '명예회복'
  • 박근우 기자
  • 승인 2018.09.05 2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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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IFA에서 삼성에 소송당한 후 무죄 판결...'고졸 신화' LG전자 CEO 등극, 승승장구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독일 베를린 IFA에서 4년전 삼성전자 세탁기 소송 '악연'에서 벗어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명예회복'을 했다.

유럽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IFA 2018'이 5일 폐막한 가운데 조 부회장은 글로벌 전자회사를 대표하는 주역으로 재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부회장은 개막 첫 날,  ‘인공지능으로 당신은 더 현명해지고, 삶은 더 자유로워집니다(Think Wise. Be Free: Living Freer with AI)’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과 빅데이터의 결합, 5G를 통한 연결성 향상 등을 통해 인공지능은 우리의 모든 생활공간과 시간을 하나로 통합시킬 것”이라고 전제하고 " “인공지능은 사람들이 더 자유롭고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미래를 전망했다.

조 부회장은 IFA 2018 주최측으로부터 LG전자 CEO(최고경영자)로는 처음 기조연설자로 공식 초청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전자업계 무대에서 LG전자의 위상 뿐아니라 국내 전자업계 CEO로서도 상징성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조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당시 사장 시절에 IFA 기간 중 삼성전자 매장을 방문했다가 세탁기 파손 문제로 소송을 당한 데 이어 출국 금지까지 당하게 된 굴욕의 자리라는 점에서 올해 IFA 2018은 '명예회복'의 자리였다. 그간 '절치부심'해 LG전자 대표이사 CEO 부회장에 오른 후 글로벌 전자 업계를 호령하는 위치에 섰다는 것이 감개무량할 수 있다.

조 부회장은 2014년 9월, IFA 기간 중 독일 베를린의 가전 매장 2곳에서 삼성전자 크리스털블로 세탁기 2대와 건조기 1대의 문을 만지다 문을 파손해 소송을 당했으나 2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올해 IFA에서 LG전자는 조 부회장과 함께 박일평 CTO(최고기술책임자)가 함께 기조연설에 올라 화제가 됐다. 조 부회장은 붉은 빛의 상의에 청바지를 입고 단상에 올라 LG전자 신입사원 시절부터 현재의 CEO에 오르기까지 42년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화면에 띄워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조 부회장의 스토리가 감동을 주는 것은 고졸신화의 대표적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조 부회장은 고졸 출신으로 보면 한국인 최초로 IFA 기조연설자이며 글로벌 업체 중에도 IFA에서는 처음이다. 조 부회장 개인으로 보면 세계 무대에서 기조연설은 지난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MWC 2017' 이후 두 번째다.

이번 IFA 2018에서 LG전자 조 부회장은 중국의 화웨이,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렉사 CEO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4년 전 IFA에서 악몽을 딛고 와신상담해 '전화위복'으로 만든 셈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IFA 2018에 기조연설자로 나와 AI 및 로봇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 부회장의 기조연설에 대해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인 앤드류 응(Andrew Ng) 박사 등이 참석해 LG전자의 AI 비전에 대해 공감하고 협력 의지를 밝혔다. 옌스 하이데커 IFA 부사장은 “LG전자가 가전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제인 인공지능을 주제로 IFA 2018을 열어준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세계 전자업계가 LG전자가 강조한 고객 중심의 철학에 대해 공감할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조 부회장은 IFA 2018에서 유럽 가전 명가 밀레의 전시장을 방문하는 한편 세계 주요 업체 리더들을 만나는 등 종횡무진 활동을 했다. LG전자가 향후 AI, 로봇, 프리미엄 스마트 가전, 올레드TV 등에서 세계시장을 리드할 것임을 강조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IFA에서 (조 부회장의 활약으로) LG전자가 AI 및 로봇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며 "8K 올레드(OLED) TV의 경우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만큼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조 부회장은 서울 용산공고를 졸업하고 지난 1976년 금성사(LG전자의 옛 이름)에 입사해 고졸 출신으로 LG전자 대표이사 CEO에 오른 입지전적 기업인이다. 지난 42년간 전자산업 외길을 걸으며 끊임없이 신기술을 개발한 명실공히 최고 기술 장인(匠人)으로 꼽히고 있다.

조 부회장은 우리 가족과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연구개발로 향하고 있다. IFA에서 조 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LG전자에 몸담은 42년간 세계 최고의 기계를 만드는 것이 사명이었습니다. 그것은 어머니와 아내, 가족들의 ‘더 나은 삶’을 의미했기 때문입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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