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후원 기아차 '방긋', 정현 후원 삼성증권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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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후원 기아차 '방긋', 정현 후원 삼성증권 '담담'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8.01.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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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도 호주오픈 관심 높아져...기아차 홍보효과 톡톡 vs '정유라 승마지원' 논란 삼성 '조용'
정현 선수가 노박 조코비치를 3대 0으로 이긴 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정현 선수 뒤로 호주오픈 공식후원사 기아차의 로고가 보인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최근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테니스 선수 정현(21)의 활약에 호주오픈 후원사인 기아자동차는 밝은 표정인 반면 정현 선수를 6년간 후원해 온 삼성증권은 '유구무언'이다. 호주오픈 공식후원사인 기아자동차는 대회 흥행과 함께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데 비해, 삼성증권은 그룹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승마 특혜 지원 의혹의 여파로 정현 효과를 내세우기 어려워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2002년부터 17년째 호주오픈 공식 후원사이고, 삼성증권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2년부터 정현 선수를 후원해 왔다. 삼성증권의 구체적인 후원 액수나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간 정현의 대회 성적, 랭킹 등에 따라 보너스도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기업들은 자사가 후원하는 대회 혹은 선수를 활용한 마케팅을 진행한다. 기아차의 경우 '2018 호주오픈 대회 공식차량 전달식'을 개최하고 카니발 60대, 쏘렌토 60대 등의 차량을 지원했다는 홍보를 펼쳤다. 

라파엘 나달 등 기아차가 후원하는 선수들이 기아차의 스포츠 세단 스팅어를 타고 등장하는 영상 콘텐츠도 제작했고, 경기장 A보드 및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기아차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사거 고있다. 나달이 남자단식 8강전에서 기권패를 했지만 기아차의 로고가 박힌 영상은 전세계에 실시간으로 송출되고 있다. 

호주오픈은 원래 인기있는 국제 스포츠 대회지만 국내에서는 인기가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2018 호주오픈에서 정현 선수가 나박 조코비치를 꺾으며 4강에 진출하는 등 활약을 이어가자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호주오픈은 기아차 브랜드 성장에 기여해 온 기아차 글로벌 마케팅의 핵심"이라며 "전서계 테니스인의 대축제인 호주오픈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기아차 브랜드의 이미지를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호주오픈을 통해 기아차는 약 5억 달러 이상의 홍보효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호주오픈을 활용한 글로벌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기아자동차. 사진은 기아차의  세단 '스팅어(Stinger)'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는 레이튼 휴이트(Lleyton Hewitt) 선수(왼쪽)와 라파엘 나달(Rafael Nadal) 선수(오른쪽) <기아자동차 제공>

반면 정현 선수를 6년간 후원한 삼성증권은 '유구무언'이다. 정현 선수의 가능성을 보고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일찌감치 후원을 시작했다, 2015년 테니스단 운영을 중단하면서도 정현 선수에 대한 후원은 지속해 왔다. 

여느때 같으면 삼성증권이 정현 선수를 응원하는 영상을 제작하거나, 후원 사실을 알릴만도 한데 '정유라 승마지원' 사건에 연루된 이후 삼성측은 '스포츠 마케팅'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상황에서 정현 선수 후원을 적극 알리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승마, 테니스 선수 뿐만 아니라 레슬링이나 태권도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해 왔다. LG그룹, SK그룹 등 국내 대기업들 대부분이 비인기 종목 몇 종에 대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LG가 여자야구, 당구 등을 후원하는 것도 한 예다. 롯데는 스키협회를 후원하고 SK그룹은 핸드볼을 후원하고 있다. 

기업들이 후원하고 있는 비인기 종목 스포츠를 마케팅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는 사실 그리 많지 않다. 하계, 동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 스포츠 경기가 열려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때가 적기다. 

삼성증권은 오랜 기간 정현 선수를 후원했음에도 국민적 관심이 쏠린 '호주오픈'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정현 선수는 26일 오후 5시 30분(한국시간) 테니스계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세계 랭킹 2위인 스위스의 로저 페더러와 남자단식 4강전을 갖는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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