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른 OLED 논쟁...대·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품질 이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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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떠오른 OLED 논쟁...대·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품질 이슈 잇따라
  • 백성요 기자
  • 승인 2017.10.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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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보급 확대되며 재점화...삼성전자, 비교영상으로 불 지펴

중대형 OLED 시장 선도 기업인 LG전자가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 V30을 통해 소형 OLED 시장에도 본격 진출하며, 잠잠했던 OLED 기술 완성도 논쟁이 재점화 되고 있다. 

프리미엄 TV와 스마트폰 등 고급형 전자제품 디스플레이에 OLED가 대세로 자리잡고 대중화 되는 과정에서, 아직 해결되지 않은 OLED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TV용 중대형 OLED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잇따른 자사 OLED 패널 이슈를 겪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사용한 소니TV에서 무더기 번인 현상이 발생하고, 전략 스마트폰 V30에서도 회색 빛이 도는 '한지액정'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사용자, 외신 등에서도 V30의 OLED 디스플레이를 높게 평가하지 않는 사례가 나타난다. 

미국 베스트바이 매장에 진열된 소니TV에서 번인 현상이 발생했다.

권위있는 美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V30 리뷰를 게재하며 "LG전자의 폰 중 가장 훌륭한 디자인을 보여준다"면서도 "같은 영역에서 색상이 얼룩져 보이고 흰색 캔버스가 보이는 구글 킵에서는 회색 줄무늬가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플래그십 제품에 불완전한 OLED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소니가 올해 출시한 OLED TV인 'A1E' 모델이 미국과 러시아에서 번인 현상이 발생해 이로 인한 반품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해당 제품에는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사용됐다. 업계에서는 소니가 올해 처음 OLED TV 개발에 나서며 번인 현상을 지연시키는 기술 적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전자는 OLED TV에 자체적으로 번인을 최소화하는 알고리즘을 탑재했다.

LG전자의 관계자는 "번인을 막기 위해 방송사 로고 등 고정적으로 노출되는 부분의 미세한 픽셀 조절 등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시 전부터 이슈가 된 V30 '한지액정'

V30 출시 전부터 화면 빛이 균등하지 않다는 '한지액정' 문제가 제기됐다. 제품 정식 출시 이후에도 일부 사용자들 사이에서 한지 액정에 대한 불만이 나타나고 있다. 디스플레이 위에 한지를 씌워놓은 것처럼 화면 밝기가 균등하지 않고 그라데이션이 생긴다는 것이다.

뽐뿌, 클리앙 등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는 V30의 한지 액정에 대한 불만과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V30 한지 액정 사례(왼쪽). 오른쪽과 같은 회색 바탕 화면이지만 좌측 아래로 갈수록 점점 밝아지는 그라데이션 현상이 나타난다. <사진제공=온라인 캡처> 

美 IT 전문매체 아르스테크니카는 V30 출시 전부터 "어두운 곳에서 낮은 밝기로 보면 화면이 거칠고 얼룩이 묻은 것 같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출시 이후 더버지의 리뷰를 통해서도 한지액정은 다시 한 번 지적됐다. 

LG전자는 "OLED 특성상 그렇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제품결함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미완의 기술 OLED

OLED 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발광 소자의 수명이 다해 화면에 잔상이 남는 '번인' 현상을 기술적으로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번인현상이란 OLED 패널의 RGB 소자 중 B(청색)소자의 수명이 짧아 이미지가 잔상처럼 화면에 남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우회적인 방법으로 '번인' 현상에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OLED TV의 번인 방지를 위해 방송사 로고 등이 노출되는 부분의 화면위치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등의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스마트폰에 아몰레드(AMOLED) 패널을 사용해 온 삼성전자 역시 스마트폰 정보 표시줄에 고정적으로 노출되는 이미지 위치를 미세하게 바꾸는 방법으로 번인에 대처하고 있다.

그럼에도 OLED의 번인 현상은 완전히 해결할 수 없다. 유기물의 특성상 수명에 따라 밝기가 서서히 약해지다가 결국 수명이 다하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경우에는 OLED 패널의 수율문제 등으로 TV에 사용되는 대형 OLED 부문에서 철수했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가 힘을 받고 있지만 다시 OLED TV 개발에 나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OLED 논란에 불 지핀 삼성전자, 스마트폰 '번인' 논란 잘 알면서...

최근 OLED 번인과 관련된 논란은 OLED 디스플레이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과정에서, 보급률이 높아지며 나타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자사의 QLED TV와 LG전자의 OLED TV 번인을 비교하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게재하며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QLED TV와 LG전자의 OLED TV 2대를 동시에 켜 놓고 '블레이드 앤 소울' 게임을 12시간 플레이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에 사용된 TV는 삼성전자의 QLED TV인 '삼성 QN55Q7F'가 사용됐고,  LG전자의 OLED TV로는 'LG OLED55B7K'가 사용됐다. 

테스트 결과 LG전자의 OLED TV에서는 아이템 슬롯 등이 고정적으로 위치하는 아랫부분에 번인 현상이 관찰됐으나, 삼성전자의 QLED TV 에서는 번인 등 화질 변화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기술기반이 다른 TV에 대한 직접 비교에 LG전자는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했지만 "기술적 차이를 잘 알면서 상도덕을 어긴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삼성전자의 QLED TV는 LCD 패널 기반으로 OLED에 비해 쉽게 번인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사실 OLED 번인으로 먼저 곤혹을 치른 쪽은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09년 펫네임 '햅틱 아몰레드' 폰을 출시하며 AMOLED 패널을 강조했다. 이후 갤럭시S2 부터 지난 9월 출시한 갤럭시노트8까지 삼성전자는 자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꾸준히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거의 유일한 주요 제조사다.

갤S2 출시 이후 삼성전자는 화면에 잔상처럼 남는 '번인' 현상으로 구설에 올랐다. 많은 소비자들이 번인 현상으로 액정을 교환받았으나 삼성전자는 "번인 현상은 디스플레이 특성으로 결함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럼에도 1년 무상보증 기간에는 무료 교체를 약속했다. 

갤럭시S4에서 발생한 번인 현상 사례 <사진=온라인 캡처>

이후 갤S3를 비롯해 삼성전자가 출시한 스마트폰의 번인 문제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늘 논란의 대상이 됐다. 또 삼성전자가 번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적용한 OLED를 매우 빠른 속도로 껐다 켰다 하는 조치는 플리커링이라는 새로운 논란을 낳았다. 

OLED 품질 논란 및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

OLED의 기술적 한계로 인한 디스플레이 품질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번인 이슈에도 불구하고 OLED 디스플레이는 완전한 블랙 컬러 구현이 가능하고, 보다 뛰어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 또 LCD 패널에 비해 가볍고 전력 소모도 적으며, 플렉서블,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작도 용이하다. 

글로벌 가전 제조사들도 자사의 프리미엄 TV 및 스마트폰 제품군에 OLED 패널을 탑재하는 추세다. TV 부문에서는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등이 OLED 시장에 뛰어들었고,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삼성전자 외에 LG전자, 애플이 프리미엄 폰에 OLED를 채택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OLED 디스플레이에 대한 품질 논란 및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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