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포커스] 이재용, 무죄 선고 후 '글로벌 기술경영' 광폭행보...AI·6G·바이오·배터리 등 '동분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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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포커스] 이재용, 무죄 선고 후 '글로벌 기술경영' 광폭행보...AI·6G·바이오·배터리 등 '동분서주'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4.02.2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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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28일 저커버그 CEO 만나 XR, AI 등 미래 먹거리 기술 협력
- 삼성전자, 'MWC 2024'에서 엔비디아, MS 등과 '6G AI 동맹' 구축
- 이재용, 올해 첫 행선지 삼성리서치 방문 이어 '기술경영' 행보 이어가
..."선제적 투자와 연구개발 확대로 기술 선점에 나서달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실상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AI(인공지능), 바이오, 차세대 6G 통신, 배터리 등 미래 먹거리 기술 강화를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오는 28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AI(인공지능) 동맹'을 모색한다. 또 삼성전자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IT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4'에서 공식 출범하는 AI 동맹 'AI-RAN 얼라이언스'의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 

앞서 법원은 지난 5일 이재용 회장 관련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모두 무죄 선고를 내렸다. 2020년 9월 기소 이후 3년 5개월 만의 결론이다. 검찰이 법원의 1심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대세는 이미 이재용 회장에게 기울었다는 관측이다. 

따라서 이재용 회장은 최근 글로벌 기술 경영 행보와 함께 '초격차 기술' 확보 전략, 미래성장동력 발굴 작업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28일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 조주완 LG전자 CEO 등을 만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저커버그 CEO가 한국, 일본, 인도에 들러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정부, 재계 지도자와 회동하는 등 아시아에서 꽉 찬 일주일을 보낼 것"이라며 "아시아 투어는 AI에서 웨딩 파티까지 늘어서 있다"고 했다.

저커버그 CEO는 IT 업계 리더들과 만나 확장현실(XR) 헤드셋 공동 개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메타와 삼성전자는 가상현실 헤드셋을 공동 개발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2016년 삼성전자의 언팩 행사에 특별 게스트로 참석, 가상현실 헤드셋에 대해 연설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저커버그 메타 CEO

최근 저커버그 CEO는 AI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자체 AI 구축을 위해 약 35만개의 AI 전용칩이 필요하다"며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과 저커버그 CEO의 만남은 'AI 동맹'의 일환으로 관측도 나온다.

저커버그 CEO의 한국 방문은 2014년 이후 약 10년 만으로, 그는 당시 방문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회장을 만난 바 있다.

또 이재용 회장이 6G 기술을 강조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6G 연구를 주도하기 위해 글로벌 주요 기업들과 동맹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MWC' 2024'에서 공식 출범하는 'AI-RAN 얼라이언스'의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 AI-RAN 얼라이언스는 AI와 무선통신 기술 융합을 통해 6G 기술 연구와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AI-RAN 얼라이언스'에는 ▲삼성전자를 비롯 ▲엔비디아(Nvidia) ▲암(Arm) ▲소프트뱅크(SoftBank) ▲에릭슨(Ericsson) ▲노키아(Nokia) ▲마이크로소프트(MS) ▲미국 노스이스턴대학 등 통신 및 소프트웨어 기업 10개사와 1개 대학이 창립 멤버로 참여한다.

삼성전자는 AI를 무선통신 기술에 적용해 서비스 혁신을 선도하고, 통신망 효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6G 연구 추진 및 생태계 확장을 주도할 계획이다.

6G는 AI를 내재화해 더 높은 에너지 효율과 더 넓은 네트워크 범위를 제공하고, AI·자율주행차·로봇·XR 등 첨단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꼽힌다. 

찰리 장(Charlie Zhang) 삼성리서치 6G연구팀장(상무)은 "AI와 6G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사람들이 기술과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지난 1월 10일 올해 첫 현장경영 행선지로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선제적 투자와 연구개발 확대로 기술 선점에 나서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리서치 연구원들과 만난 모습

삼성전자는 6G 준비를 위해 지난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 연구센터를 설립해 차세대 통신 선행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1심 판결 이후 미래 먹거리 기술 확보를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1심 무죄 판결 직후 올해 첫 해외 출장지로 말레이시아 스름반(Seremban)에 위치한 삼성SDI 해외 사업장을 택했다. 

이재용, 말레이시아 삼성SDI 방문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

이재용 회장은 2월 9일 현지 삼성SDI 배터리 공장에서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하자"고 주문했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 2월 9일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한 모습

삼성SDI는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현지에 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1조7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2공장은 내년 완공될 예정이다. 1991년 설립한 스름반 공장은 삼성SDI의 최초 해외 법인이다. 초기에는 브라운관을 제조하다가 2012년부터 배터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재용 회장은 10일에는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직접 살피기도 했다. 말레이시아는 삼성 스마트폰 출하량 1위 국가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헹(Senheng)'이 2022년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매장을 찾아 전략 IT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을 체크했다.

이재용 회장의 해외 사업장 방문은 매년 명절 때마다 이어져 왔다. 지난해 추석에는 이스라엘 삼성전자 R&D센터와 이집트에 자리한 삼성전자 TV·태블릿 공장을 찾았고, 사우디아라비아에 들러 삼성물산의 네옴시티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했다. 

이재용 회장은 최근 들어 '기술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첫 행선지로 삼성의 '글로벌 R&D 허브'로 불리는 삼성리서치를 방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리서치 연구원들과 만나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중요하다.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건설 현장 방문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 

아울러, 이재용 회장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방문해 미래 성장 동력인 바이오 사업을 점검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6일 삼성바이오로직 5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는 5공장 현장과 현재 본격 가동중인 4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한 뒤 기술 개발 로드맵,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보고받았다. 

이재용 회장은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는 ADC 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 차세대 항암 기술이다.

앞서 이재용 회장은 2022년 6월, 12일간의 유럽 출장 뒤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저희가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1월 1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2024 삼성 명장' 15명과 간담회를 갖고 기술 경영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용 회장은 "기술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삼성의 미래는 기술 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 있는 만큼, 기술 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 명장' 15인과 만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삼성 명장은 제조 기술·품질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사내 최고 기술 전문가를 뜻한다. 삼성은 높은 숙련도와 축적된 경험, 전문성이 중요한 ▲제조 기술 ▲금형 ▲품질 ▲설비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제품 경쟁력 향상과 경영 실적에 기여한 최고 수준의 기술 전문가를 명장으로 선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가 제도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중공업, 에스원 등 삼성 관계사는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기술 인재를 매년 100여 명씩 특별 채용하고 있다. 삼성 관계사들이 채용한 전국기능경기대회 출신 기술 인재만 1500여 명에 달한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10월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막식에 참석해 "젊은 인재들이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며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 인재 덕분"이라고 대한민국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재용 1심 무죄 선고 후 검찰 항소 제기...대세 얻은 이재용, 글로벌 기술경영 행보 이어갈 듯

한편, 이른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회장의 항소심 재판부가 정해졌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의 사건은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백강진)로 배당됐다. 첫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1심은 지난 5일 이재용 회장 등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8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기술 현장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해당 재판부는 '민주당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항소심 재판과 '백현동 로비스트'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사건도 함께 맡고 있다.

검찰이 항소했지만 1심 무죄 선고는 항소심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기술경영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그간 삼성전자를 포함한 삼성 주식 전반의 낮은 기업 가치는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에 따른 전략적 의사 결정 지연과 정책 및 규제 리스크 확대 등이 해외 대형 펀드의 투자 조건에 부합하지 못한 측면이 컸다"며 "주주 환원 정책 강화, 인수·합병(M&A), 신규 투자 확대 등의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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