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은행 리딩뱅크 달성…비은행은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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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은행 리딩뱅크 달성…비은행은 아쉬워
  • 강기훈 기자
  • 승인 2024.02.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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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이 리딩뱅크 수성한 것과 대비
비은행 계열사 부진, 충당금 적립 등 실적 후퇴에 영향
하나금융.
하나금융.

 

금융지주들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하나은행은 2년 연속 리딩뱅크 왕좌를 거머쥔 반면 하나금융은 8년 만에 순이익이 감소했다.

하나금융의 실적 감소는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과 충당금 적립 등 비경상적인 비용인식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목표인 4조 클럽에 가입하려면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개선하고 은행 의존도를 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작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3조4516억원을 기록해 전년 3조5706억원 대비 3.3%(1190억원) 감소했다. 2015년 이후 8년 만에 전년 대비 순이익이 줄어든 것이다. 

그룹의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모두 전년 대비 하락했다. 작년 말 기준 하나금융의 ROA와 ROE는 각각 0.59%, 9.03%로 전년과 견줘 0.07%포인트(p), 1.05%p 하락했다. 

자회사 하나은행이 2년 연속 리딩뱅크를 수성한 것과 대조된다. 작년 하나은행의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3조4766억원으로 전년 3조958억원 대비 12.3%(3807억원) 늘었다. 2위인 KB국민은행(3조2615억원)보다 2151억원 격차를 보이며 여유롭게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은행.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려 막대한 이자이익을 시현했다. 하나은행의 2023년 이자이익은 7조9174억원으로 집계돼 2022년 7조471억원과 비교해 4.1%(8703억원) 증가했다. 

비이자이익 또한 같은 기간 9846억원을 기록하며 5288억원 대비 무려 116.1%(4558억원) 늘었다. 이외에 연말 희망퇴직 비용을 4분기 실적에 반영하지 않은 것도 리딩뱅크 수성에 영향을 끼쳤다. 

이렇듯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의 희비가 교차한 이유는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의 경우 2022년 126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으나 작년에는 270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실적이 크게 후퇴했다. 하나증권이 은행 다음으로 그룹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뼈아픈 결과다. 

하나증권은 2019년부터 공격적으로 해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왔으나 작년 고금리 시기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이에 대비하고자 작년 4분기에만 1240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하나캐피탈 역시 2023년 21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2022년 2983억원과 견줘 27.4%(817억원) 감소했으며, 하나카드 또한 작년 171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해 1년 전 1920억원 대비 10.9%(210억원) 줄었다. 하나생명은 작년 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171억보다 62.3%(106억원)나 감소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부진한 상황에서 하나금융의 은행 의존도는 더 높아졌다. 2023년 하나금융의 비은행부문 기여도 5.5%로 전년 18.9%에 비해 13.4%p 감소했다. 

지주사 차원에서 대규모로 충당금을 쌓은 것 역시 실적 후퇴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하나금융은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위험을 대처하고자 작년에만 1조7148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전년 1조2150억원 대비 41.1%(4998억원) 불어난 수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꾸준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성장으로 작년 순이익 기준 1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다만, 하나금융의 경우 충당금 적립 등 비경상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끼쳐 순이익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금융의 연간 배당성향이 전년 대비 1% 증가한 28.4%를 기록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실적 면에서도 다시 반등하기 위해 기업금융과 글로벌 부문 등 다양한 곳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기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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