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정상화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던 금융당국...역대 4번째 전면 금지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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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정상화는 '글로벌 스탠다드'라던 금융당국...역대 4번째 전면 금지 배경은?
  • 나희재 기자
  • 승인 2023.11.06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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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6일부터 8개월간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지...역사상 4번째
최근 글로벌IB 무차입 공매도 사례 적발 비롯 라덕연 영풍제지 사태 등 영향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 악영향 예상"...근본적 거래 방식 변경 쉽지 않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오는 6일부터 24년 상반기(24년 6월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최근 글로벌IB들의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적발되는 등 불법공매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금융당국이 오는 6일부터 8개월간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이번 공매도 금지 조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에 이은 역사상 4번째 조치다.  

다만 금융당국이 그간 공매도 무기한 차입은 ‘글로벌 스탠다드’라며 공매도 전면 재개에 대한 입장을 고수해와 정책 뒤집기 논란이 예상된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 안정과 공정한 가격 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6일 녹색경제신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금융당국이 주식시장 역사상 4번째로 공매도 전면금지를 단행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임시금융위원회를 열고 6일부터 내년 6월30일까지 국내 주식 시장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공매도 전면 금지 때와 마찬가지로 시장조성자와 유동성공급자 등의 차입 공매도는 허용한다.

다만 이번 공매도 한시적 금지 조치는 이전과 같은 대형 금융위기 사태가 아닌 데다 그간 고수해 왔던 공매도 완전 재개가 제도 정상화에 부합한다는 태도와 상반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 금지를 결정함에 있어 시장 안정과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하는지 여부를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외국인·기관투자자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반복되고, 최근 사례와 같이 글로벌 IB의 관행화된 불법 행위가 계속 적발돼 증권시장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증시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위해 공매도 전면금지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선 이번 공매도 금지가 금융당국이 그간 추진해 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를 비롯해 코리안 디스카운트 해소에 악영향을 끼칠것으로 전망했다. MSCI는 부분적으로 공매도를 허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선진국지수 편입 요건으로 공매도 전면 재개를 요구해 왔다.

블룸버그는 "공매도 금지는 한국이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선진국 지수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황상 코스피와 코스닥은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지수 외에 개별 종목 측면에선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의 반등은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커 중기 관점에서의 바이 앤 홀드를 염두에 둔다면 최소한 펀더멘털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공매도 금지 기간 중 기존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향후 공매도로 인한 불공정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공매도 제도 전반에 걸쳐 전향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나희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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