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지주, 사업 다각화 속도…非증권 자회사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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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지주, 사업 다각화 속도…非증권 자회사 지원↑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3.03.3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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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캐피탈 8600억원 자본확충
작년 수익 비중 6%p, 23%p 증가
리스크 대응역량 및 사업지위 제고
[출처=한국투자금융지주, Unsplash]
[출처=한국투자금융지주, Unsplash]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지난 30일 회사는 한국투자저축은행, 캐피탈 두 비증권 자회사에 8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두 계열사는 늘어난 자본을 기반으로 퇴직연금, 소매사업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자본확충을 두고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긴급자금’ 수혈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두 회사가 부동산 금융에 대한 수익 의존도가 큰 배경이다.

이를 두고 지주 관계자는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통상적인 자본확충 과정에 대한 오해가 생기기 쉬운 것 같다”며 “(이사회 논의 등을 거쳐) 사업여력이나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자금을 배분하는 지주사의 역할을 다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두 비증권 자회사는 금리인상으로 증권 자회사가 흔들리던 때 지주사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증시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심이 위축됐으나 반대로 여신(대출) 수요가 늘어난 배경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지주사 영업이익 중 한국투자증권 비중(64.42%)이 전년 대비 약 15%p 하락한 반면 저축은행(12.14%), 캐피탈(32.13%)은 각각 6%p, 23%p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의 작년 영업이익은 각각 1457억원(YoY -16.7%), 1753억원(YoY 5.3%)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은 여수신 불균형으로 영업익이 감소했으나 전체 이자수익이 지난해 대비 36.8%(1337억원) 늘어나는 등 전체적인 외형은 커졌다. 작년 회사의 여·수신 규모는 각각 7.89조원, 7.11조원으로 같은 기간 38.9%, 27.8% 증가했다.

캐피탈도 지난해 영업자산 잔고가 5조원을 돌파하는 등 덩치를 키웠다. 전년 대비 15.1%(6800억원) 증가한 5.18조원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회장. [출처=한국투자금융지주]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회장. [출처=한국투자금융지주]

두 회사가 몸집을 키우면서 한국금융지주는 이달 추가적인 자본확충에 나섰다.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저축은행 4200억원, 캐피탈 4400억원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지난해 지주사 연결 자기자본 11.6%에 달하는 규모다.

앞서 지난달 지주사는 캐피탈 자회사에 대한 지급보증 한도를 기존 2.4조원에서 2.6조원으로 증액하기도 했다. 사업 규모를 키우면서 지급보증 사용액(2조3700억원)이 한도를 가득 채웠기 때문이다.

저축은행과 달리 한국투자캐피탈은 수혈받은 자본 중 660억원을 토스뱅크 신주 1013만주, 총 지분 4%를 확보하는 데 사용했다. 토스뱅크와 협업을 통해 소매금융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작년 말 기준 회사의 대출 포트폴리오는 개인 11%, 기업 89%로 기업 부문에 치우친 편이다.

이번 자본확충이 캐피탈에게 사업지위 개선 역할을 한다면 저축은행에겐 자본적정성을 제고하는 기능을 한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10.9%로 전년 대비 1.06%p 하락했다. 자산 3조원 이상 저축은행 중 10%를 넘긴 곳은 회사가 유일하다.

지난해 부동산PF 대출 규모가 38.69% 상승하는 등 부동산 대출을 중심으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난 탓이다. 다만 이번 유상증자로 회사의 BIS 자기자본 비율은 16.3%(NICE신용평가 추정)로 큰 폭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당국 규제치 8%를 두 배 웃도는 규모다.

회사는 건전성 관리를 기반으로 퇴직연금, 지난 2019년 진출한 육류담보대출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향후 두 자회사의 사업 확대에 따른 지주사 재무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유상증자를 반영한 지주사의 종속, 관계회사 지원규모는 총 4.1조원(자기자본 대비 50%)으로 추정된다. 2021년 2.3조원 대비 약 두 배 늘어난 규모다.

이를 따라 당분간 자회사에 대한 대규모 증자가 일단락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NICE신용평가 이강웅 금융평가1실장은 “금번 대규모 유상증자 이후 비금융투자 자회사에 대한 대규모 증자는 일단락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장기적으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사업다각화 노력이 지속될 경우 사업확대에 따른 운영자금 확보로 인한 추가적인 자금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는 “향후에 전반적인 상황을 검토해서 판단할 부분”으로 “지금 증자가 일단락됐다고 단정 짓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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