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빅스텝’ 밟았다…불어난 가계부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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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빅스텝’ 밟았다…불어난 가계부채 괜찮을까
  • 김윤화 기자
  • 승인 2022.07.13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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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3일 기준금리 0.5%p 인상…첫 빅스텝
6월 물가상승률 전년대비 6% 올라…24년만 최고
가계부채 1800조원 부실우려…8월도 빅스텝 전망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출처=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0.5%p 인상했다. 사상 첫 빅스텝이다. 98년 IMF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물가 영향이 결정적이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2.25%다. 지난해 8월 이후 총 6차례(1.75%p) 올랐다.

가파른 금리인상에 가계부채 리스크도 커진다. 1분기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약 1800조원. 이 중 대부업을 포함해 3개 이상 금융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부채가 3분의 1을 차지한다. 부실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 첫 빅스텝 왜 밟았나…IMF 이후 최대 물가 영향


지난 6월 기준 최근 1년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추이. [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기준금리를 0.5%p 올린 이유는 단연 물가 때문이다. 지난 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6.0% 증가했다.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다. 향후 1년 물가전망치를 나타낸 기대인플레이션은 6월 전달대비 0.6%p 오른 3.9%다. 통계작성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문제는 아직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는 점이다. 유진투자증권 김지나 연구원은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과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활동, 여름휴가철 등이 맞물리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이 지난 달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며 국내 금리수준을 바짝 쫓아온 영향도 한몫했다. 오는 28일 미 연방준비제도는 자이언트스텝을 한 번 더 밟을 전망이다. 이 경우 미 금리는 중간값 2.4%로 한미금리가 역전된다.

13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75%p 이상 인상을 100%로 예측하고 있다. 페드워치는 연방기금금리(FFR) 선물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준금리 변동확률을 추산한다.

통상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수익성과 안정성이 더 높은 달러자산으로 몰린다. 이 영향으로 12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16.4원까지 올랐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다. 한화투자증권 김수연 연구원은 “(한미금리역전에 따라 최근 약세를 보이는) 원화가 단기간에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1800조까지 불어난 가계부채 어쩌나…다음 달에도 빅스텝 전망


[출처=기획재정부]

가파른 금리인상에 가계부채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가계부채 잔액은 약 1860조원이다. 국내 GDP 대비 104.3%(국제금융협회)다. 기준금리가 0.5%p 오르면 전체 가계 이자부담은 6조원 가량 늘어난다. 

금리인상 흐름에 다행히 가계부채 증가세는 감소하고 있으나 반대로 기업부채가 늘고 있다. 1분기 기업대출 잔액 1609조원이다. 전년 대비 14.8%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 증가율(5.4%)의 약 3배다. 

전년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총 304곳이다. 전체 상장사 중 14.9%다. 이 가운데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한국 3분기 경제성장률을 –2.2%로 내다봤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시 가계·기업부채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배경에 지난 4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통화·금융수장이 모여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 리스크를 점검했다. 이들은 “금융·외환시장, 가계부채 및 소상공인·청년층 등 취약차주 부채, 금융기관 건전성, 기업 자금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7월 이후 올해 남은 금통위는 8월, 10월, 11월 총 3차례다. 시장 관심은 8월 빅스텝 여부다. 만약 8월 빅스텝을 밟고 남은 두 차례 모두 0.25%p 금리를 인상할 시 연말 금리수준은 3.25%다. 미국 연말금리 수준은 3.4%(중간값)로 점쳐진다.

키움증권 안예하 연구원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빅스텝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라며 ”7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여전히 오름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국제유가 등의 원자재가격이 크게 약화되는 양상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한은의 매파 기조가 빠르게 약화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김윤화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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