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리더스]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 스톡옵션 '먹튀' 논란 딛고 ESG추진위원회 챙기며 ESG 경영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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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리더스]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 스톡옵션 '먹튀' 논란 딛고 ESG추진위원회 챙기며 ESG 경영 ‘속도’
  • 이준용 기자
  • 승인 202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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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 직속으로 ESG추진위 설립 … 카카오 그룹 ESG 경영 강화 차원
- 워킹그룹 아닌 이사회 내 소위원회 형식 … “형식보다 실무 우선”
- 스톡옵션 행사 ‘먹튀’ 논란 후 이미지 개선 시도라는 해석 … “신 대표도 당시 매각”
- 환경의 날 ‘종이 없는 사회’ 캠페인 열기도
- “내년 카카오 그룹 내 코스피 상장사들은 모두 ESG 위원회 갖게 될 것” 전망
- 카카오 그룹, RE100 참여 등 ESG 경영 ‘승부수’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신원근 대표 중심으로 ESG추진위원회 구성 … “대표가 직접 챙길 것”

카카오페이가 신원근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ESG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ESG 경영 전략 가속화에 나선다. 류영전 전 대표 등 전임 임원진의 스톡옵션 행사와 관련해 ‘먹튀’ 논란을 겪은 후 취임한 신 대표가 ESG 경영으로 기업 이미지 개선에 나섰다는 평이다.

카카오페이를 필두로 카카오 계열 그룹의 ESG 경영 참여가 본격화되면서 카카오가 ‘사회적 기업’으로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카카오페이 측은 대표이사 산하에 ESG추진위원회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ESG 추진위원회는 신 대표이사 산하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기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위원회는 강율리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와 배영 포항공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으며, 신 대표를 포함한 사내 임원 8인이 합류해 총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회 내에는 ESG 사무국과 실무협의체가 각각 신설됐으며, 카카오페이의 ESG 전략과 정책을 수립하고 ESG 관련 정책을 승인하는 것은 물론 ESG 전략이 어느 정도나 추진됐는지 등에 대한 모니터링 활동도 수행할 예정이다.

1분기 사업보고서상 카카오페이 임원은 신 대표를 비롯, 나호열 기술담당, 이지홍 서비스담당, 전현성 경영지원담당, 진형구 컴플라이언스 담당, 이성호 경영기획 담당 등 6명뿐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ESG추진위원회는 비등기임원 중 관계부서 리더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ESG추진위원회에 공개되지 않은 남은 두 명의 위원은 1분기 이후 새로 선임될 임원일 것으로 예상된다.

형식적인 특징도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올 한해 ESG추진위원회의 활동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주주총회를 통해 해당 위원회를 이사회 내 정식 기구로 설립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ESG위원회를 만든 후 산하에 실무를 담당하는 워킹그룹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카카오페이는 실무 경험을 선행하는 방향을 택한 점이 눈에 띈다.

신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대내외 임원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보유한 △다방면의 깊은 식견 △균형 잡힌 시각 △조직 내부 실행력 등을 토대로 ‘지속가능 경영’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페이는 이번 ESG 추진위원회 설립을 시작으로 ESG 경영을 강화하고, 주주와 투자자, 사용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카카오 공동체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배리어 프리 이니셔티브’, ‘넷 제로’ 등을 골자로 한 기후 위기 대응 원칙인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를 비롯한 ESG 실행 활동에도 적극 동참한다는 계획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이번 ESG 추진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체계적인 ESG 경영에 힘쓸 것”이라면서 “충분한 소통과 의견수렴 과정을 통해 여러 시각을 반영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부분을 적극 수용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옵션 ‘먹튀’ 논란 지우기 위해 ‘ESG 카드’ 꺼내 들어” 분석 … 신원근 대표도 당시 매각 ‘눈길’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을 실행해 논란 끝에 사임한 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지난해 말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을 실행해 논란 끝에 사임한 카카오페이 류영준 전 대표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업계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지난해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를 둘러싼 ‘먹튀’ 논란을 의심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전임 CEO인 류영준 전 대표와 임원 8명은 지난해 12월 초 주당 5000원에 받은 주식을 20만4017원에 매도를 실행, 878억 원의 차익을 거둬들여 책임 경영 정신에 어긋난다는 시장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당시 류영준 대표를 비롯해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신임 대표(5000주),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7만5193주), 나호열 기술총괄 부사장(3만5800주),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최고책임자(3만 주), 이지홍 브랜드총괄 부사장(3만 주),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3만 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5000주) 등도 주식을 매각했다.

신원근 현 대표 역시 당시 임원으로서 스톡옵션을 실행한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의 매도로 상장 이전 받은 스톡옵션을 상장 이후 행사해 취득한 주식의 경우 최소 6개월 매각을 금지하는 신규 의무보유확약 제도가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류 전 대표 등 임원진의 매각 자체는 결국 유효한 것으로 인정되면서 법의 공백을 악용한 전형적인 ‘먹튀’라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 공동대표로까지 선임됐던 류 전 대표는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 1월 사퇴했다. 장기주 경영기획 부사장, 이진 사업총괄 부사장 역시 함께 사퇴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이번 ESG 추진위원회 설립을 비롯한 일련의 움직임이 ‘먹튀’ 논란 이후 이미지 개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단 카카오페이 논란뿐 아니라 모빌리티(택시) 관련 문제나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 지난해 카카오 그룹 전체가 비판을 받지 않았나”고 회상하며 “특히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공정’이 강조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카카오에 대한 여론이 더 악화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ESG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묘수’라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리하면 스톡옵션 논란 등으로 여론이 악화되자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ESG 카드를 꺼내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환경을 중시하는 사회적 기업’ 카카오로서 다시 한번 고객들에게 친근하면서도 책임감 있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다.

‘환경의 날’ 맞이 ESG 캠페인 진행 … “‘종이 없는 사회’ 통해 탄소 배출 저감”

카카오페이의 환경의 날 캠페인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의 환경의 날 캠페인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한편 조직 구성뿐 아니라 실제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이벤트도 개최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ESG 소셜 릴레이를 진행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캠페인에서는 '나의 의미 있는 행동' SNS 캠페인을 통해 사용자들이 환경보호라는 주제로 지인과 소통하고 환경의 날을 알릴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첫 번째 주제는 '그린 디지털 캠페인'이다. 카카오페이는 탄소 저감의 중요성과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환경보호 중 하나인 '페이퍼리스(paperless)' 실천에 대해 알리고자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캠페인은 '카카오같이가치' 플랫폼 혹은 카카오페이 SNS에서 진행됐다.

한편 카카오페이는 전자문서, 청구서 등을 통해 종이 생산량 감소를 통한 산림보호, 탄소 배출 저감 등의 환경보호 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로 절감한 종이 우편물은 약 1억 2600만 건으로 이는 37만 8000㎏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카카오페이 측의 설명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환경의 날 캠페인과 관련해 "앞으로도 카카오페이는 다양한 생활 금융 서비스로 현금 없는 사회, 종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ESG는 카카오 그룹의 승부수” … RE100 참여 등 공개 행보 두드러져

카카오페이가 ESG추진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카카오 공동체 내 ESG 경영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2020년 이사회 내에 ESG위원회를 만들었고, 카카오뱅크 역시 올해 주총을 통해 ESG위원회 설립을 의결한 바 있다. 카카오페이도 이에 동참하면서 내년이면 카카오 공동체 내 코스피 상장사 모두 ESG관련 조직을 갖추게 된다.

카카오 그룹 ESG위원회 설치 현황 [사진 제공=카카오]
카카오 그룹 ESG위원회 설치 현황 [사진 제공=카카오]

다만 코스닥 상장사인 카카오게임즈와 넵튠 등 두 곳은 아직 ESG 관련 움직임이 없다. 이는 두 기업이 코스닥 상장사로서 상대적으로 ESG 관련 공시 의무가 적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현재 코스닥 상장사는 기업지배구조(G) 보고서 공시 의무가 없다. 환경(E)과 사회(S) 보고서 역시 2025년까지는 코스피 상장사인 경우에만 자율적으로 공시하면 된다.

대신 카카오 그룹은 카카오 공동체 내 코스피 상장사 중심으로 ESG 경영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본사를 비롯한 계열사가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제로(Carbon-zero)를 목표로 하는 넷 제로(Net-ZERO)를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이에 발맞춰 ESG추진위원회 설립을 시작으로 ESG 경영 전략을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지난 4월 ESG 경영 강화 차원에서 기후 위기 대응 원칙을 수립하고, 환경 문제 해결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액티브 그린 이니셔티브(Active Green initiative)’를 발표한 바 있다.

나아가 글로벌 환경 스탠다드로 통하는 RE100(Renewable Energy 100%)과 SBTi(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 가입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국내 인터넷 기업으로는 최초로 SBTi에 가입을 신청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보다 체계적으로 검증받겠다는 포부를 밝혔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카카오의 행보가 지난해 연이은 논란을 딛고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카드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카카오페이도 그렇지만 그룹 전체가 다양한 문제를 노출한 만큼 이미지 제고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카카오는 제조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RE100 가입 등과 관련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평했다. 인터넷·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에게 ESG는 ‘저비용 고효율’ 카드라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위선도 선’이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의도가 있다고 해서 친환경이나 사회적 책임 등을 강조하는 것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고 언급하며 “다만 세계적으로 ‘그린 워싱(green washing, 실질적인 기여 없이 친환경 이미지만을 내세우는 행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카카오 역시 ESG를 피상적으로 실천한다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였던 카카오가 카카오페이의 ESG추진위원회 설립 등 ESG 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판단은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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